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0. 9. 29. 선고 2019나67527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폴리우레탄, 의류, 침장제품 등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는 피고가 생산한 침장제품 등을 판매하기 위하여 C백화점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E와 사이에 특약매입거래계약과 같은 형태로 백화점 입점계약을 체결하고, 백화점 내 피고의 매장에서 매장을 운영하며 피고의 상품을 판매할 위탁판매대행인과 위탁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여 위탁판매대행인으로 하여금 위 매장의 관리 및 상품판매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다.

원고는 2016. 2. 1. 피고와 사이에 C백화점 인천점(이하 '이 사건 백화점'이라 한다) 내 피고의 매장에서 원고가 위 매장을 운영하며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로부터 판매실적에 대한 일정 비율의 판매대행 수수료(이하 '수수료'라고만 한다)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위탁 판매대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 매장 내에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위탁판매대행인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8. 3. 31.경 위 판매업무를 종료하였다.

라.

원고가 피고와 위와 같이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며 작성한 판매 대행계약서 및 협의서(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의 중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5, 4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피고가 입점한 이 사건 백화점에서 2010. 4. 1.부터 2015. 3. 31.까지 근로를 제공하고 퇴사하였고, 2015. 11. 1. 피고 회사에 재입사하여 2018. 3. 31.까지 근로를 제공하고 퇴사하였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2015. 11. 1.부터 2018. 3. 31.까지 재직기간의 퇴직금 23,992,57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 즉,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위 2015. 11. 1.부터 2018. 3. 31.까지의 기간 동안 피고와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여 피고의 물품에 대하여 판매대행을 하고 피고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았을 뿐이다.

3.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 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2, 9 내지 11, 13, 15, 17, 18, 20, 21, 23, 26, 41, 51호증, 을 제5,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는 이 사건 백화점에 입점한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며 상품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매장관리자로서 위탁판매대행인인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1년 단위로 위탁판매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하였다.

②

피고는 원고에게 판매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이 존재하지 않아 원고의 월별 수수료 액수에 상당한 편차가 있었다. 수수료에 기본급이나 고정급은 존재하지 않았다.

③

피고는 정기적으로 원고에게 주간 및 월간 매출목표, 판매실적 등이 포함된 주간목표 관리일지의 작성 등을 통하여 매장의 주별, 월별 매출현황 등을 보고하도록 하였고, 원고의 매출목표 달성을 독려하였으며, 동종 업계 내 경쟁업체들의 월별 매출현황, 행사현황 등도 보고하도록 하였다.

④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가 행사기간, 행사장의 위치 등을 정하여 할인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에 따라야 하였으며, 상품의 가격조정이 필요할 경우에는 피고의 결정이 우선하였다.

⑤

원고는 통상적으로 이 사건 백화점의 영업시간 동안 매장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의 근무시간은 위 백화점의 운영시간에 따라 정하여 졌고, 휴가가 필요할 경우 휴무계획서를 작성하여 피고의 본사 직원에게 보고하기는 하였으나, 피고가 별도로 원고의 휴가를 통제하지는 아니하였으며,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징계권을 행사하지도 않았다.

⑥

피고는 원고에게 매장에서 사용하는 포장재 등의 비품을 무상으로 제공하였고,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경우 그 택배비를 지원하기도 하였으나, 이를 제외한 매장운영에 필요한 나머지 비용 등은 원고가 부담하였다.

⑦

피고는 내부전산망 등을 이용하여 원고에게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원고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피고의 본사 직원은 원고에게 피고 대표이사가 출간한 도서를 읽고 그 서평을 작성하여 보낼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⑧

원고는 직접 자신의 명의로 판매사원을 채용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사원에 대한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위와 같은 판매사원의 채용 여부, 채용조건, 휴가사용, 출퇴근 등은 피고의 관여 없이 원고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거나 관리하였다.

⑨

원고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과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였다.

⑩

피고는 원고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원고는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하였다.

2)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는 판매실적에 따라 상한 또는 하한이 없는 수수료를 지급받아 판매사원의 급여, 일부 매장 운영비용을 지출하여야 했으므로, 일정 정도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위 수수료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기 어렵다.

②

피고는 원고의 판매실적이 3개월 이상 부진하거나 담당 평가점수가 2회 이상 불량하다고 피고가 평가할 때 이 사건 계약상 1개월 전의 예고를 통해 위 계약을 해지할 수 있기는 하나, 원고의 판매실적이 부진하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수수료를 삭감하는 등 직접적으로 불이익한 조치를 하였다거나 계약기간 중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고, 원고의 판매실적이 피고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의 매출목표 달성을 독려하였다는 것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피고는 원고가 판매할 상품의 가격을 정하고 원고가 임의로 할인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원고에게 행사기간, 행사장의 위치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하였으나, 백화점 위탁판매는 전국 백화점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이루어짐으로써 피고가 가진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함은 물론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고, 원고가 판매하는 침장제품은 계절 변경 등에 따라 자주 상품이 교체되므로, 판매 자체는 원고가 담당하더라도 상품 가격, 행사기간, 매장 배치 등에 대한 피고의 관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④

원고의 근무시간은 이 사건 백화점과의 관계에서 준수되어야 하는 시간일 뿐, 피고가 원고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각을 통제하거나 휴게시간을 정하지는 아니하였고, 원고로서는 항상 직접 매장에 상주할 필요 없이 원고 스스로 고용한 판매사원에게 매장업무를 맡기고 매장을 이탈하여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 것도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는 원고가 고용한 판매사원의 채용 여부에 관하여 직접 관여한 바는 없었고, 판매사원에 의해 원고의 업무가 일정 정도 대체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종속성 및 전속성의 정도는 약하다고 판단된다.

⑥

원고가 고용한 판매사원의 급여가 원고의 수수료율 산정에 반영되었다거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판매사원의 인원수나 근무시간에 따라 원고가 판매사원에게 실제로 지급한 급여를 사후적으로 집계하여 수수료를 조정하거나 정산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⑦

수수료는 매출액에 연동하여 지급되고, 매장 운영비용, 판매사원의 급여 등 원고의 예상 경비를 특정하여 이를 수수료율에 반영하지 않은 이상 원고가 근로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의 위험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3)

한편 원고는,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대규모유통업법'이라고 한다) 제12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 각 호 규정 및 위 법령에 근거하여 백화점과 피고 간에 작성된 특약매입거래계약의 내용은 모두 원고와 피고가 고용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2조 제1항 제4호는 '대규모유통업자는 납품업자 등으로부터 종업원이나 그 밖에 납품업자 등에 고용된 인력(이하 이 조에서 '종업원 등'이라 한다)을 파견받아 자기의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특약매입거래를 하는 납품업자 등이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매장에서 상품의 특성상 전문지식이 중요하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상품류를 판매·관리하기 위하여 종업원 등을 파견받는 경우로서 납품업자 등과 사전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파견조건을 서면으로 약정하고 파견된 종업원 등을 해당 종업원 등을 고용한 납품업자 등이 납품하는 상품의 판매 및 관리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은 '법 제12조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단서에 따라 대규모유통업자가 종업원 등을 파견받을 경우 종업원 등의 수, 종업원 등의 근무기간 및 근무시간, 종업원 등이 종사할 업무내용, 종업원 등의 인건비 분담 여부 및 조건을 약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백화점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E와 피고 사이에 2018. 1. 24. 작성된 백화점 특약매입거래 계약서(갑 제47호증)에 의하면, 제9조 제1 내지 5항에 위 각 규정과 동일하거나 이를 구체적으로 정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각 규정에 의하면, 대규모유통업법령은 납품업자로부터 판매위탁을 받은 자를 '납품업자로부터 고용된 인력', 즉 '종업원 등'으로 지칭하면서,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로부터 종업원 등을 '파견받는 것'으로,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간의 약정으로 종업원 등의 각종 근무조건(근무기간, 근무시간, 업무내용 등)을 정하도록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유통업법은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규율 목적으로 하므로(제1조 참조),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사이의 거래관계를 주된 규율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납품업자와 그의 운영 매장에서 상품의 판매 및 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어서, 대규모유통업법에서 사용하는 용어 및 명칭 등만을 근거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닌 점, 특히 대규모유통업법 제12조 제1항은 대규모유통업자가 그의 일방적 요구에 따라 납품업자로부터 종업원 등을 파견받고 그에 따른 비용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하여 일정한 조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파견받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므로, 그 입법취지상 위 규정에서 정한 '고용'의 의미는 납품업자가 자신의 비용을 지급하여 그의 운영매장에서 상품의 판매 및 관리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는 모든 계약 형태(위탁계약, 근로계약 등)를 통칭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합리적이고, 이를 '근로계약'에 한정하여 납품업자로 하여금 상품 판매원을 반드시 고용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규정으로 해석할 수는 없는 점, 또한 같은 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에서 '종업원 등'의 근무조건을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간의 약정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이에 따라 대규모유통업자(백화점)측에서 그와 같은 약정의 준수 여부를 감독하기 위하여 '종업원 등'에게 지휘·명령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규모유통업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유통업체에 입점되어 있는 매장들을 관리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납품업자와 그 판매원 사이의 법률관계가 근로관계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국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소영(재판장) 임진수 신정수

각주1) 대규모유통업자가 매입한 상품 중 판매되지 아니한 상품을 반품할 수 있는 조건으로 납품업자로부터 상품을 외상 매입하고 상품판매 후 일정률이나 일정액의 판매수익을 공제한 상품판매대금을 납품업자에게 지급하는 형태의 거래를 말한다(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

각주2) 원고는 이러한 사원을 '둘째 직원'이라고 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