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11. 30. 선고 2020가단20299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마을버스 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 소속의 정비사들이다.

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한편, 피고와 F단체 인천지역노동조합 피고 지부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는 근로시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정비직에 종사하는 원고들은 3일 근무, 2일 휴무의 5일 단위 주기로 근무하였으며, 3일 근무 중 1, 2일째는 08:30부터 17:30까지, 3일째는 당직으로 24시간을 근무하였고 따로 정해진 식사시간이나 휴식시간이 없었으므로, 그 실제 근로시간은 피고와 약정한 근로시간을 훨씬 초과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산정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의미지급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고, 고정된 금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형태의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할 것이고,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러한 형태의 임금지급계약의 유효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원고들의 근로형태 : 감시 · 단속적 근로에 해당함

원고들의 업무는 정비사로서, 그 예정된 업무 내용은, 주로 주간 근무의 경우 차량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 · 정비 업무와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차량의 기술적 문제 등에 대응하는 수시 점검 · 정비 업무이고, 야간 근무의 경우 차고지에 복귀하는 차량의 긴급한 정비 수요가 있는 경우, 가령 전조등 교체 등의 정비 업무를 수행하거나 버스운전기사의 요청에 따라 긴급하게 필요한 정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원고들의 실제 정비내역을 기록한 정비작업일지(갑 제5, 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주간 근무의 경우 평균적으로 하루 10건 내외의 작업 내역이 확인되고, 가장 많은 작업을 한 날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15건을 상회하지 아니한다. 그 주요 내역은 타이어 교환, 브레이크 패드 교환 및 냉각수, 벨트, 필터 등 구동계의 소모품 보충 내지 교환, 브레이크 등 제동계의 점검 및 보수, 에어컨 점검 등이 있다. 야간 근무의 경우에는 주간 근무보다 적은, 평균적으로 하루 5건 내외의 작업 내역이 확인되고, 가장 많은 작업을 한 날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10건을 상회하지 아니한다. 그 주요 내역은 전조등 전구 교체가 대부분이고, 냉각수 등 보충, 와이퍼 브러쉬 교환, 퓨즈 교환, 하차벨 교환 등이 있다.

이러한 원고들의 근로제공 형태에 관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근로는 감시 · 단속적 근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즉,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이 출근한 시각부터 퇴근한 시각까지에 이르는 전부의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고, 정확한 근로시간에 관한 합리적인 산정방식을 고안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 임금 지급의 방식을 고정액으로 정한 위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은 일응 타당성이 인정된다.

나)

포괄임금 형태의 임금 지급약정이 원고들에게 불리한지 여부

나아가 이러한 포괄임금 형태의 임금 지급약정이 원고들에게 불리한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본 원고들의 실제 정비내역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대부분 그 소요시간이 10~30분 정도에 그치는 단순한 부품 교환작업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의 실제 정비업무에 소요된 시간은, 앞서 본 가장 많은 작업을 한 날을 기준으로 원고들에게 유리한 수치로 계산하여 보더라도, 주간 근무 6시간, 야간 근무 5시간 남짓을 넘어서지 않는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과 피고의 약정에 따른 위 소정근로시간 및 초과근로시간(앞서 본 근로계약에서는 이를 '법정제 시간'이라고 표현하였다)이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산정되었다고 보기 곤란하고, 원고들이 위 약정된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한편, 원고들의 작업 중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복잡한 정비업무가 있었다고가정하여 보더라도(위 갑 제5, 6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확인되는 바 없고, 달리 이에 관한 증거가 제출된 바도 없다), 정비대상인 차량의 특성(차량의 일반적 특성상 복잡한정비업무의 필요성이 자주 생긴다고 볼 수 없고, 2017년경부터 신차로 교체된 것이 많아 그 후에는 고장이나 수리건수가 줄었다는 취지의 증인 G의 증언 등도 아울러 참고함), 피고가 운영하고 있는 버스의 총 대수(77대), 위 평균적인 일일 정비내역의 건수추이 등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에 관한 약정이 원고들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위 결론을 뒤바꿀 정도에 이른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원고들은 실제로 정비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는 동안에는 피고의 관리나 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로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근로계약의 내용에서 보더라도, 이러한 점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는데, 가령, 근로시간 재량근로에 관한 '근로시간 시작 및 종료는 계절별, 업무돌발에 따라 근로자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조절하여 업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이나, '업무의 특성상 작업시간을 근로자가 통제하고, 오후시간에는 휴게시간이 많은바, 위 기준근로시간외에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근무에 대하여는 상호 대체된 것으로 한다'는 내용 등이 그것이다. 또한, 을 제8호증의 영상 및 증인 G의 증언에 의하면, 정비사들의 휴식을 위한 정비사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원고들이 지급받은 급여액이 최저임금에 근접한다는 등의 사정도 인정되지 않는 이 사건에서 피고가 근로기준법령에서 정한 기준을 회피 · 잠탈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위 각 근로조건들을 가상적으로 설정하였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

3.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