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 A는 1995. 4. 29.경 노인양로 및 요양시설 운영사업 등을 목적으로, 시가 2,248,000,000원 상당의 토지를 출연하여 사회복지법인 G을 설립하였다. 사회복지법인 G은 2012. 5. 4. 사회복지법인 H로, 2013. 2. 22. 사회복지법인 I으로 각 변경되었다(이하에서는 상호 변경 전후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I’이라 한다). 원고 A는 2009. 6. 12. I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I은 인천 서구 J실버타운(이하 ‘실버타운’이라 한다)과 K병원을 운영하였다.
원고 A는 2012. 3. 31. F 주식회사(현재 주식회사 L, 이하 ‘F’이라 한다)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는데, 원고 A와 피고 D이 아래 나항 기재 합의를 할 당시, F의 총 발행주식 90,000주 중 원고 B이 42,750주, 원고 C이 38,25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한편, 원고들은 원고 A가 원고 B, C에게 위 각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는 피고 E이 F의 주식 90,000주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원고 A와 피고 D의 합의 체결
2011. 7.경부터 I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I은 직원들의 임금 및 I이 운영하는 실버타운 퇴소자들에 대한 보증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원고 A는 근로기준법위반 및 사기 등으로 고소를 당하였다. 이에 원고 A는 I에 대한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였던바, 그 결과 2012. 4. 26. 피고 D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를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피고 D은 2012. 5. 3. 15억 원을 I 보통자산으로 출연하여, 미지급인건비를 해결하고, 미지급 퇴소보증금 등 가압류채무를 정리함으로써 I 운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내용이 담긴 사업계획서를 인천광역시청에 제출하였다.
I 대표이사의 변경
원고 A는 2012. 5. 10. I과 F의 대표이사직 및 사내이사직에서 모두 사임하고, 피고 D이 같은 날 I 대표이사직 및 I 이사직, F 대표이사직에 각 취임하였다는 취지의 변경등기가 마쳐졌다.
피고 D은 2013. 1. 18. O과 사이에 업무인수·인도합의서를 작성하여, 피고 D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고, O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I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고, O이 I 직원들의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한편, 피고 D은 2013. 2. 4. 피고 E과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고, F 주식 90,000주를 10만 원에 양도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D은 2013. 1. 10.경 I에서 사임하고, O의 동생인 P이 같은 날 I의 대표이사, 피고 E이 이사로 각 취임하였다가, 이후 P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O이 2013. 9. 23.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I은 2019. 5. 2.경 파산선고를 받고,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회생계획이 인가되었다.
원고 A에 대한 유죄판결 및 형 집행
한편 원고 A는 ‘I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피해자 Q, R로부터 I이 운영하는 실버타운 입주보증금 등을 편취하고, I 직원들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2013. 1. 30. 사기죄 및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고 [인천지방법원 2011고단7469, 2012고단6033(병합), 2012고단6080(병합)], 위 판결은 이후 항소심(인천지방법원 2013노463) 및 상고심(대법원 2013도8760)을 거쳐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 A는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3. 1. 30. 구속되었다가, 위 판결 확정 후인 2014. 7. 29. 형기종료로 출소하였다.
원고 A는 피해자 S, T, U, V, W 등으로부터 실버타운 입주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한 혐의로 또다시 기소되어 2015. 8. 19. 사기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가[인천지방법원 2015고단134, 2015고단2864(병합)], 항소심에서 2016. 2. 5. 징역 6월로 감형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15노3121). 원고 A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16. 4. 4. 상고기각 결정을 받아 같은 날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6도3221). 원고 A는 위 항소심 판결 선고일인 2016. 2. 5. 구속된 뒤 위 상고기각 결정 후인 2016. 8. 5. 형기종료로 출소하였다.
그리고 원고 A는, X, Y, Z, AA, AB 등으로부터 입주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되어, 2016. 7. 29. 사기죄로 징역 1년 2월을 선고받았다(인천지방법원 2016고단1691). 위 판결은 항소심(인천지방법원 2016노3091)을 거쳐 2016. 10. 6.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 A는 2016. 8. 6.(위 형기종료일 다음날이다) 구속되었다가, 2017. 10. 5. 형기종료로 출소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2, 3, 7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선택적 청구)
이 사건 합의의 취소, 해제 및 조건 미성취를 이유로 한 주식반환청구(청구취지 제1, 2항 관련)
이 사건 합의는 아래와 같이 취소, 해제사유가 있거나 조건이 미성취되어 효력이 없다. 현재 F의 주식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 피고 E은 이 사건 합의의 취소, 해제 또는 조건 미성취 사유를 잘 알고 있었던 자이므로 원고 A에게 대항할 수 없고,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민법 제741조에 따라 F의 주식을 모두 반환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 A가 F 주식 9만 주의 실제 소유자였으므로 피고 E은 원고 A에게 이를 반환하여야 하고(청구취지 제1항),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 A로부터 당시 F 주식을 명의수탁받았던 주주명부상 주주 원고 B에게 42,750주, 원고 C에게 38,250주를 각 반환할 의무가 있다(청구취지 제2항).
기망에 의한 합의 취소 및 부당이득반환청구
피고 D은 원고 A가 운영한 I의 직원들의 미지급입금과 실버타운 입주보증금 및 세금 체납 등에 관한 원고 A의 민·형사상 책임을 해결해 주기로 하고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고, 원고 A는 이를 믿고 F의 주식을 무상이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양도하였다. 그러나 피고 D은 위와 같은 이 사건 합의상 의무를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원고 A를 기망하여 I과 F의 자산과 운영권 및 F 주식 90,000주를 양수하였다. 원고 A는 피고 D의 이 사건 합의상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징역형을 받기까지 하였다.
따라서 원고 A는 피고 D의 기망을 이유로 이 사건 합의를 취소한다.
착오에 의한 합의 취소 및 부당이득반환청구
피고 D은 원고 A의 민사상 채무, 세금 문제, 형사 책임 문제 등을 해결해 준다고 접근하여 원고 A로 하여금 F 주식 9만 주를 단돈 10만 원에 양도하도록 유도하였다. 원고 A는 이에 속아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게 된 것이므로, 설령 피고 D의 사기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D에 의해 유발된 계약상 중요한 부분에 대한 동기의 착오이다.
따라서 원고 A는 이를 이유로 이 사건 합의를 취소한다.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청구
피고 D은 원고 A에게 실버타운 입주보증금 미반환과 I 직원 임금 미지급 및 세금 체납 등과 관련된 원고 A의 민·형사상 책임을 전부 해결해 주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상 채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 A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합의를 해제한다.
조건 미성취로 인한 주식 반환청구
피고 D은 원고 A 또는 I이 부담하고 있는 입소보증금반환채무, 미지급 임금 채무 및 세금 체납 등을 해결해 주는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는데, 그러한 조건이 불성취로 확정된 이상 이 사건 합의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청구취지 제3항 관련)
피고 D은 앞서 주장한 바와 같이 원고 A를 기망하여 자본금 9억 원(액면가 1만 원 주식 9만 주)의 F 주식 전부를 10만 원만 지급받고 원고 A에게 양도하게 하여 원고 A로 하여금 그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 D은 원고 A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있고, 이 사건에서는 손해배상액 중 일부로서 9억 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기망에 의한 합의 취소 및 착오로 인한 합의 취소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D이 이 사건 합의상 채무를 이행할 의사나 능력 없이 원고 A를 기망하였거나, 원고 A로 하여금 이 사건 합의 체결에 대한 동기의 착오를 유발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과 을가 제3호증의 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인천광역시 M과 과장 AC이 원고 A에게, ‘당신이 법인 대표에서 물러나고 친인척을 배제한 후 20억 원 정도를 출연하여 법인이 정상화되면 그때 보건복지부와 매각승인 여부에 대해 상의해보겠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 ② 이 사건 합의 체결 당시 I의 채무가 152억 원에 달하고, I의 의료수가 등 수익금이 I 채권자들로부터 압류 당하여 그 중 35%가 이들에게 배당되고 있어 I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던 사실, ③ 이 사건 합의서에는 피고 D이 3개월 내에 15억 원을 출연하기로 하거나, 원고 A의 민·형사상 채무를 막아주기로 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원고 A가 인천광역시 M과장 및 인천광역시 서구청 가정복지과로부터, I의 기본재산 중 토지 3,000평의 분할 매각을 허락받았음을 전제로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된 점(이 사건 합의서 1항), ④ 원고 A가 2012. 9.경 피고 D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수사기관은 위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근거로 피고 D의 사기 혐의에 대해 2012. 12. 28.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처분을 한 사실, ⑤ 피고 D은 2012. 5. 3. 15억 원을 I 보통자산으로 출연하여, 미지급인건비를 해결하고, 미지급퇴소보증금 등 가압류채무를 정리함으로써 I 운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내용이 담긴 사업계획서를 인천광역시청에 제출하였는데, 그 사업계획서에서도 인천광역시로부터 I의 기본재산 중 토지 3,000평에 대한 분할 매각을 허가받아 그 매각대금으로 법인의 채무를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갑 제4호증 6면) 등을 종합하면, 원고 A가 피고 D에게 I의 기본재산 중 토지 3,000평의 분할 매각이 가능하다고 고지하였고, 피고 D은 이에 따라 위 토지 매각대금으로 이 사건 합의상 채무를 이행하려고 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 D이 원고들 주장과 같이 원고 A를 기망하였다거나 착오를 유발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계약해제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합의에 따르면 피고 D이 I의 직원들의 미지급입금과 실버타운 입주보증금 반환 및 세금 체납 등을 책임지기로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가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 A와 피고 D은 주무관청으로부터 I의 기본재산 중 토지 3,000평에 대한 분할 매각을 허락받았음을 전제로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고, 피고 D도 위 토지의 매각대금으로 이 사건 합의상 의무를 이행하기로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한 점, ② 그러나 피고 D은 위 기본재산의 매각에 대하여 주무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하여 이 사건 합의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합의서에 피고 D의 의무(I 직원들 미지급 입금 지급, 실버타운 입주보증금 반환 및 세금 체납 문제 해결) 이행 기한이나 피고 D이 원고 A의 실버타운 입주 보증금 미반환과 임금 미지급 및 세금 체납 등과 관련된 민·형사상 책임까지 지지 않도록 해 준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④ 피고 D은 2013. 1. 18. O과 사이에 업무인수·인도합의서를 작성하여, O이 I의 대표이사직에 취임하여 I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고, I 직원들의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D이 원고 A의 이 사건 합의 관련 민·형사상 책임을 전부 해결해 주는 내용의 채무를 지고 있다거나, 그러한 채무불이행에 있어 피고 D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조건 미성취로 인한 주식 반환청구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D이 원고 A 또는 I이 부담하고 있는 입소보증금반환채무, 미지급 임금 채무 및 세금 체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합의의 ‘조건’이라고 할 수 없고 이는 피고 D의 채무 내용을 이룬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 D이 이 사건 합의 체결 과정에서 원고 A를 기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피고 D이 원고 A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도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지후(재판장) 심웅비 김준영
각주1) 액면가 1만 원, 총 90,000주이다.
각주2) 원고들이 제출한 2021. 1. 15자 준비서면 제2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