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B 소재 ㈜C의 대표이사로, 상시근로자 67명을 사용하여 조경업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6.경부터 2019. 3.경까지 인천 중구 D 소재 E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근로자 F의 임금 합계 101,52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29명의 임금 합계 31,203,12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가입자의 퇴직 등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가입자에 대한 부담금을 미납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부담금 및 그 지연이자를 해당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금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6.경부터 2019. 3.경까지 위 E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근로자 F의 퇴직연금 부담금 및 지연이자 합계 149,700원을 당사자 간의 납입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29명의 퇴직연금 부담금 및 지연이자 합계 22,387,320원을 당사자 간 납입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설령 피고인이 퇴직한 근로자들에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 또는 퇴직연금 부담금 및 지연이자가 일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법원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C은 E와 조경유지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2014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E 현장(이하 ‘E 현장’이라 한다)에서 조경유지관리 용역을 수행하였는데, E 현장의 근로자들(임금 담당 사무직 포함)은 그 전부터 용역업체만 바꿔가면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온 점, ② E 현장의 근로자들은 관행적으로 독자적인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었고, 임금체계상 현장수당, 유보금, ES배분금, SLA성과공유금 등 독자적인 항목이 많고 복잡하게 구성되었던 점, ③ E 현장 근로자들과 ㈜C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기존의 임금체계가 그대로 유지되어 사실상 급여 산정이 E 현장에 일임되었던 점, ④ ㈜C이 E로부터 지급받은 인건비를 E 현장 각 근로자들에게 어떻게 분배할지는 E 현장에서 정하였고, ㈜C 본사에서는 총액만 확인하고 결재하였던 점, ⑤ ㈜C은 E로부터 지급받은 인건비 및 성과공유금 등을 전액 E 현장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점, ⑥ 이와 같이 ㈜C이 E로부터 지급받은 인건비를 전부 E 현장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구조에서, ㈜C이 위 근로자들에게 초과근로수당 또는 퇴직연금 부담금을 적게 산정할 경제적 유인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⑦ SLA성과공유금의 경우 확정된 지급기준이나 지급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아 퇴직연금 부담금 산정에 기준이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판사 윤성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