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4. 22. 21:00경 인천 연수구 B에 있는 ‘C’ 음식점 내에서 직장 동료들과 회식 중 옆에 앉아 있던 피해자 D(가명, 여, 35세)의 허벅지를 손으로 수회 쓰다듬고,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며 손을 쳐내자 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어깨를 감싸 안고 피해자의 허리를 만져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도1385 판결, 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도1278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포함한 회사 직원들과 회식자리를 가진 사실이 인정되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회식자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 소속 직원으로서, 피해자는 피고인보다 먼저 회사에 입사하여 본사에서 자재 및 현장지원을 담당하던 자재과장이고, 피고인은 2019. 4. 11.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수원 F 공사현장’에서 현장관리를 담당하는 공무과장이었다.
피고인은 입사 2주차인 2019. 4. 22.경 본사에서 이 사건 회사의 사무실 이전을 위해 남자직원들 호출이 있어 사무실 이사를 돕기 위해 본사를 찾았다가 사무실 이전 후 당일 저녁 피해자를 포함한 본사직원들과 회식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포함한 본사직원들과 함께 회사 근처에서 1차로 회식을 한 다음 2차 회식을 위해 이 사건 장소인 ‘C’으로 이동하였는데, 당시 회식자리에는 피고인과 피해자 외에 사건 당시 회사 대표인 G과 현재 회사 대표 H, 현장관리를 담당하던 본사 직원인 I 부장과 시흥 J 공사현장을 담당하던 K 과장이 있었다.
회사 임원이자 남매 사이인 G과 H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주변에서 계속 말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계속하여 추행하였다’는 취지로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증언을 하였으나, 본사 부장이었던 I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일관하여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피고인의 추행행위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이를 제지하는 등의 행위를 한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K 과장도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일관하여 ‘1차 회식장소에서 피해자와 회사 대표인 H 사이에 언쟁이 있었고, 2차 회식장소에서도 피해자와 H 사이에 언쟁이 있어 피해자가 바닥에 드러누워 울면서 발버둥을 치는 둥 술주정을 부렸을 뿐, 피고인이 당시 회식장소에서 피해자를 추행하는 것을 목격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피해자는 회식 다음날인 2019. 4. 23. 오전 7:53경 피고인에게 먼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면서 피고인과 업무에 관한 내용으로 대화하였고, 대화과정에서 “현장을 빨리 벗어나고 싶으시면 빨리 오시고ㅋㅋ‘, ’혹시 뭐 챙겨드릴꺼 있나요?‘, ’세팅해놓을께욬ㅋㅋㅋ‘라고 메신저를 보내는 등 그 무렵부터 2019. 5. 27.경까지 업무나 다른 직원들에 관한 얘기 등 일상적인 대화를 서로 주고받았다.
그 후 피고인은 2019. 10. 11.경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현장관리 업무를 수행하던 중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안전장비 착용지시를 따르지 않는 등 마찰이 있어 본사 대표에게 보고하였으나, 본사 대표는 오히려 자신에게 ”왜 일을 그런 식으로 하느냐“고 말하였고, 그러던 중 회사 사정이 좋지 않으니 나가라는 통보를 받아 부당하게 해고되었다. 당시 지출경비를 받지도 못했고,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였던 G을 진정하였다.
피고인의 진정에 따라,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인 피해자와 H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직접 출석하여 조사를 받았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2020. 7. 7. 피고인의 진정사건 중 일부 내용에 대해 근로기준법위반 기소의견으로 인천지방검찰청에 사건을 송치하였다.
피고인의 진정이 있은 이후, 피해자는 2020. 3. 18. 인천 연수경찰서에 ’피고인이 2019. 4. 22.경 회식장소에서 자신을 강제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위 강제추행사건으로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고소내용을 부인하였는데, 2020. 4. 1. 진행한 거짓말탐지기(폴리그래프) 조사 과정에서, ”상대방의 허벅지를 손으로 만졌습니까?“, ”상대방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허리를 만졌습니까?“, ”상대방의 허벅 지나 허리를 만진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모두 ”아니오“라고 답변하였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결과 모두 ’진실반응‘으로 판정되었다.
한편, 피해자는 2019. 11. 15. 거주 목적으로 전세로 얻은 ’인천 미추홀구 L아파트 000동 0000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에 전입신고하였고, 회사 대표인 H도 2019. 11. 27. 피해자를 세대주로 하여 같은 이 사건 아파트에 전입신고한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확인되었다. 회사 직원인 피해자와 회사 대표인 H이 2019. 11. 무렵부터 2021. 3. 18.경까지 같은 주소지로 전입신고된 경위에 관하여, 피해자와 H은 ’피해자가 거주 목적으로 아파트 전세를 구했으나 실제 거주하지 않아 H에게 월세를 주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는데, 피해자와 H 사이에 월세 계약서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월세도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을 뿐이다.
앞서 본 사정들에 의하면, 입사 2주차 직원인 피고인이 회사 대표와 본사 직원들이 참석한 공개적인 회식장소에서 별다른 일면식도 없는 선배 직원인 피해자를 회사 대표와 다른 직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으로 추행하였다고 점에 관하여 납득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고, 회사 임원인 G과 H은 피고인이 선배 직원을 추행하는 것을 목격하였다고 하면서도 사건 이후 피고인에 대하여 아무런 제재를 가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피해자나 회사 측에서는 피고인에 대한 아무런 고소나 제재가 없다가 피고인이 고용노동부에 회사의 부당한 점을 진정하게 되자 회식일로부터 11개월이 지난 시점에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회식 직후부터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퇴사할 때까지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나눈 대화내용을 살펴보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하거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는 등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어떠한 문제가 있었음을 추단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피고인의 강제추행 여부에 관하여 목격자인 회사 대표와 직원들 사이에 진술이 서로 상반되거나 어긋나고, 피해자와 회사 대표인 H이 상당한 기간 동일한 주소지로 전입신고한 사정과 그 경위에 관한 해명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신빙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다는 점을 입증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성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