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1. 11. 4. 선고 2020나2717 판결

2020

주문

1.

피고(반소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제기한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 및 반소로 인한 소송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5. 11. 17.부터 일반화물자동차 운송업을 하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다가 2019. 5. 10. 퇴직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 7,657,647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고,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 등의 주요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2021. 1. 4. 벌금 1,5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0고약

4241). 위 약식명령은 2021. 1. 19.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과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본소로 퇴직금 7,657,647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는 원고를 채용할 당시 복잡한 퇴직금 정산과정을 피하기 위해 매월 지급하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는 것으로 하여 급여를 책정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본소 청구를 다투는 한편, 만약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별지 ‘부당이득금 내역’ 기재 합계 15,244,502원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원고가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반소로 위 15,244,502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원고의 급여 내역 중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체결 당시 임금의 구성 항목․계산방법 등을 명시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피고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제출한 근로계약서(을 제4호증)는 원고가 퇴직할 무렵 작성된 것이다. 게다가 위 근로계약서에는 ‘월급 2,200,000원(퇴직금 포함)’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어서 그 중 퇴직금으로 지급되는 부분이 명확히 구별되지 않는다. 급상여대장(을 제7호증)에도 원고에게 지급된 급여가 모두 ‘기본급’으로 분류되어 있다. 피고는 단지 원고에게 지급한 급여 중 월 1,800,000원을 초과하는 부분이 퇴직금으로 지급한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 외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7,657,64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후 14일이 지난 2019. 5. 25.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의 본소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이 법원에서 제기한 피고의 반소청구는 기각한다.

판사 원용일(재판장) 오기두 소병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