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노3543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D은 피고인이 운영하던 미용실에서 독립된 사업자의 지위에서 업무를 한 것일 뿐,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미추홀구 B, 1층에 소재한 C의 실경영주로서 상시근로자 8명을 사용하여 미용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4. 11. 5.부터 2019. 10. 31.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19,095,073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나.

원심의 판단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D은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피고인이 업무 내용,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으며, D이 이에 구속을 받았다.

(1)

소속 헤어 디자이너들의 근무시간은 주간, 야간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근무시간대별로 정해진 출․퇴근 시간을 지켜야 하며 임의로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없었다. D은 당초 주간 근무를 하다가 2018년 가을부터 야간 근무로 바뀌었고, 근무시간은 밤 10시부터 아침 9시까지였으나 도중에 아침 7시까지로 변경되었다. 이는 모두 피고인과의 협의에 따라 결정되었다. 근무 시간에는 손님이 없더라도 자리를 비우지 않도록 지시받았고, 조퇴, 지각, 결근 등도 피고인이나 미용실 직원인 E 매니저에게 사전에 연락하여 협의하도록 하였다. 출퇴근 카드와 고객 관리 프로그램을 작성하였고, 주 1회 휴무도 고정적이었으며, 휴무일과 근무시간은 피고인이 만들어준 명함에 기재되었다.

(2)

D은 헤어 디자이너를 지명하는 손님 외에는 정해진 순번에 따라 고객을 배정받았고, 매니저가 순번을 관리하였다. 지각, 결근 시 신규 고객 배정 순번에서 제외되는 등 불이익이 있었다. 시술 없이 상담만 받고 돌아가는 고객도 마찬가지로 순번 배정을 받은 것으로 처리하였으며, 이는 피고인의 처 F 원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본인들 매출 생각에 돈 안 되는 고객이라고 핑계대고 보내거나 하지 마세요. 무조건 순번 삭제합니다.’라고 통보한 것이다. 즉 D이 매출액을 고려하여 임의로 고객을 가려받을 수 없었고 일정한 순번에 따라 배정된 고객의 시술, 상담 등 미용실에서 지정하는 업무를 수행하여야 했다.

(3)

피고인이 헤어 디자이너들을 상대로 시간을 정하여 월 1회 회의를 개최하였고(회의는 낮에 이루어졌고 야간 근무조인 D은 참석하지 않았다), 정기적으로 염색, 클리닉 시술 등 교육도 있었다(불참 시 1-2만 원의 벌금을 냈다).

(4)

F 원장이 헤어 디자이너들이 모두 참여한 메신저 대화창에서 수시로 ‘약을 자투리 없게 쓰라. 부족한 약이 있으면 확인해서 올리라. 청소, 분리수거를 잘하라.’는 등 지시를 하였고, 고객에게 차를 줄 때 응대 태도 등에 관하여 지적하기도 하였다. 피고인과 매니저도 헤어 디자이너들에게 출근 전 화장을 하고 머리를 단장할 것, 복장을 단정히 할 것, 명찰을 착용할 것 등을 지시하였다.

(5)

시술 요금은 피고인이 제공한 시술 요금표를 기초로 하여 결정되었고, 할인 행사 개최 여부도 피고인이 결정하였다.

나)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

(1)

시술 과정의 선호도 등 업무 특성상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왁스, 스프레이, 에센스 등 스타일링 제품, 클리닉 제품 외에 염색약, 파마약 등 약품과 매장에 설치된 기구, 기계는 모두 피고인이 제공하였다.

(2)

D이 인턴 직원 고용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의 요구로 인턴 월급의 일부를 지급하기도 하였으나, 이 또한 피고인과의 협의와 승인을 거쳤다. 달리 D이 독자적인 사업을 영위하였다거나 사업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였다는 자료는 없다.

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1)

D이 매출액의 일정 비율 금액 중 사업소득세를 제외한 금액을 월급으로 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정액의 고정급이 아니라 매출이나 성과에 연동되는 일종의 성과급을 받기로 약정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월급에서 근로소득세를 공제하지 않았고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도 않았으나 이 또한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2)

D은 피고인 운영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위 미용실에서만 일하였고, D이 다른 사업자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따라서 D의 소득활동은 전적으로 피고인의 사업장에 의존하였고, D이 수행하는 업무가 피고인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이었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에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든 사정들과 이에 따른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서 충분히 수긍이 가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D을 채용하는 과정에 관하여, D은 원장인 피고인의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면접을 보고 피고인의 사업장에 입사하였다고 진술하는데(증거기록 10쪽), 그 과정에서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을 정하는 일반적인 근로자로서의 채용절차 외에 달리 D의 독립적인 사업자의 지위를 인정할 만한 계약의 내용이나 D의 프리랜서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만한 검증절차 및 특이사항이 엿보이지 않는다.

2)

피고인의 사업장 조직체계는 원장, 부원장, 매니저, 점장, 실장, 디자이너, 인턴 등으로 이루어져 일정한 위계질서를 이루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출퇴근카드와 고객관리 프로그램, 단체대화방, 정기적인 회의와 교육, 가격표 등을 통해 점장 이하로 이루어진 미용사들과 인턴은 업무수행에 관하여 원장, 부원장 및 매니저의 지휘 또는 관리‧감독을 받았던 것이 확인된다.

3)

이 사건 사업장 영업 수입에 관한 관리 및 배분이 피고인에 의해 결정되었고, 사업장소, 기구 및 기계의 제공, 염색약, 파마약 등 주요 비품의 제공 및 관리, 할인행사 등 자본적 지출과 경영상 의사결정도 피고인이나 피고인의 관리 아래 이루어졌으며, 직원들의 보수 전액과 인턴의 보수 대부분[160만 원 중 120만 원을 피고인이 지급(증거기록 89쪽), 나머지 40만 원은 D 등 헤어디자이너가 지급하였으나 그 지급 경위에 비춰 이는 자발적이라기보다 피고인의 결정을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충분히 볼 수 있다]도 피고인이 지급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사업경영 외에 D이 위 사업장에서 독립적인 사업을 영위하거나 그 손실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볼 충분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4)

D의 보수는 D을 통해 이루어지는 매출의 35% 내지 40%가 급여명세서라는 양식을 통해 결정되어 지급되었는데(증거기록 11쪽), D은 근로제공 외에 자본적 지출이 거의 없었던 점, D이 이 사건 사업장의 경영에 참여하였다고 볼 정황이 없는 점, 위와 같이 급여명세서라는 양식이 이용된 점 등에서 이는 영업이익의 분배라기보다 임금으로서 성과급의 지급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비록 기본급의 지급이 없었으나 이는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피고인이 헤어용품을 판매하는 경우 그 판매이익의 일부를 지급받기도 하였으나, 헤어용품의 조달이나 판매 및 이익 분배 등의 경과가 피고인에 의해 결정된 점 등에 비추어 D이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판매이익을 분배받았다기보다 근로자로서 피고인 사업장 매출에 대한 기여분을 지급받았다고 보인다).

5)

피고인은 직원 중 한명이 퇴직금 문제로 노동청에 신고하자 2018. 6.경 퇴직금 발생을 막기 위해 위촉계약서 양식을 만들어 D에게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고, 종전 일한 것에 대한 수고비 명목으로 5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하였으나, D은 당시 퇴직금액수가 정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거부하였다(증거기록 9쪽 이하).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정상을 종합하여 그 형을 정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 외에 당심에서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경위 및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고승일(재판장) 김형철 해덕진

각주1) 근로조건에 관하여, D은 ‘임금은 3개월 월급제 그 이후 인센티브로 매출의 40%, 근로시간은 한 달 정도 주간 09:00부터 22:00까지, 그 이후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약간 22:00부터 09:00까지’였다고 진술하고, 피고인은 ‘처음부터 매출의 40%, D의 의사를 존중하여 중간에 야간을 일하는 시간대를 옮겼다’는 취지로 진술한다(증거기록 11쪽 이하).

각주2) 프리랜서란 일반적으로 특정 기업, 단체, 조직 등에 전속되지 않고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이용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적으로 독립적인 개인사업자를 일컫는 말로 저널리스트, 음악가, 작가 등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위키백과, 두산백과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