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1. 4. 16. 선고 2020노70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운영하던 회사를 이전하고 시설확충을 하기 위해 피해자로부터 합계 6,000만 원을 차용하여 그중 3,000만 원을 변제하였으며 나머지 3,000만 원을 나누어 변제하던 중 회사가 파산하여 전부 변제하지 못하였을 뿐 처음부터 변제할 능력 없이 위 6,00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중구 B에 있는 의류업체인 'C'라는 회사를 운영하였던 사람이고, 피해자 D은 위 'C'에서 2006.경부터 2014.경까지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3. 5.경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상호불상의 족발집에서 피해자에게 "내가 지금 돈이 급하게 필요하니 돈을 빌려 달라. 돈을 융통해 주면 이자를 지급하고 빠른 시일 내에 변제를 하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피고인은 회사 이전 비용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수의 채권자들에게 1억 2,000만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회사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등 재정상태가 악화된 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는 대부분 체불 임금이나 기존 차용금의 변제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을 뿐 이를 정상적으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의 동생 E 명의 기업은행 계좌로 2013. 5. 20.경 1,000만 원을, 2013. 5. 29.경 5,000만 원을 각 송금받아 합계 6,000만 원을 송금 받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범죄의 고의에는 이른바 미필적 고의도 포함되는 것이고,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회사 이전 비용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수의 채권자들에게 1억 2,000만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회사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등 재정상태가 악화된 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정상적으로 변제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사기범행에 나아간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어떠한 행위가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그러한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이러한 기망행위에 대한 고의로서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요건들을 갖추어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차용금 상당을 편취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는 2006.경부터 이 사건 차용 이후인 2014.경까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의류업체에 근무하면서 피고인과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②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013. 5. 20.경 1,000만 원을, 2013. 5. 29.경 5,000만 원을 차용하여 합계 6,000만 원을 차용하였는데, 2013. 6. 17.경 이 사건 차용금 중 3,000만 원을 변제하였으며, 2013. 7.경부터 2013. 10.경까지 5회에 걸쳐 합계 420만 원을 피해자에게 지급하고, 2014. 10.경 추가로 50만 원을 지급하여 차용금의 절반 이상을 변제하였다.

③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사용하였던 피고인의 처 E 명의 계좌의 거래내역에 의하면, 2013. 1. 1. M으로부터 1,000만 원, 2013. 1. 7. N으로부터 300만 원, 2013. 2. 5. O으로부터 4,900만 원이 입금되는 등 2013. 1.경부터 2013. 4.경까지 M, N, O, P 등으로부터 합계 193,154,400원이 입금되고 같은 기간 동안 위 입금자들 중 일부에게 합계 7,100만 원 가량이 송금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O은 피고인의 모친이고 위 입금자들 중 상당수는 피고인의 친지인 것으로 보이는 점, 위 입금자들이 어떠한 명목으로 금원을 입금하였는지 여부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점, 위 계좌거래내역 외에 피고인의 채무 내역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차용 당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다수의 채무자들에게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체불임금 관련 판결문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고인의 의류업체에서 근무하다가 2013. 4.경 퇴직한 근로자의 퇴직금 550만 원 가량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당시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2017. 1. 18.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의 범죄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다가 피해 근로자들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었다는 이유로 2017. 1. 23.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2017. 1. 18.자 약식명령 및 2017. 1. 23.자 공소기각 판결의 범죄사실은 모두 2015. 10.경부터의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이 사건 차용으로부터 1년 이상 경과한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고, 위 2013. 4.경 퇴직금 미지급 사건 외에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무렵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등으로 수사나 재판을 받은 사정은 확인되지 아니하는 점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당시 임금 및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⑤

피고인은 2013. 6.경 회사를 이전한 후 경영상 문제로 파산하게 되어 이 사건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데, 표준재무제표증명서상 피고인의 의류업체가 이 사건 차용 이전인 2011년에는 당기순이익 1억 원 상당, 2012년에는 당기순이익 1억 2,000만 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의하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당시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있어 이 사건 차용금을 변제할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위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한대균(재판장) 송한도 구세희

각주1)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 다시 쓰는 판결]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위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재판장 판사 한대균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송한도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구세희 _________________________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