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의료법인 B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은 인천 남동구 C 소재의 상시근로자 약 2,500여 명을 고용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이고, 피고는 피고 병원을 설립·운영하는 의료법인이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에서 간호부 간호사 내지 시설팀 기술기능직으로 근무하거나 근무했던 근로자들이다.
피고 병원은, D 노동조합(이하 ‘D노조’라 한다)이 1996.경 설립되고, E노동조합 F지부(이하 ‘E노조’라 한다)가 2018. 7. 20. 설립되어 복수노조 사업장이 되었다.
피고는 2018. 12. 11. D노조와 E노조에게 D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의 임기 만료 등에 따른 근로자위원 선출에 관한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통지하였다.
E노조는 2018. 12. 13. 피고에게, E노조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하 ‘과반수 노동조합’이라 한다)이므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출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피고는 2019. 1. 1. E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2019년도 단체협약’이라 한다), 위 단체협약 제48조 제4항으로 “간호직 교대근무자가 설, 추석 당일 및 노동절(근로자의 날)에 정규 근무한 경우 휴일근로수당 또는 대체휴일 외에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한다.”라는 내용을 신설하였다. 또한 피고는 2021. 2. 24. E노조와 2019년도 단체협약 제48조 제4항과 동일한 내용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 중 G 등 7명은 2021. 1. 28.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가 원고들에게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하였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2021. 6. 17. 당사자의 진술, 제출된 자료 및 담당검사의 사건지휘에 따라 위 진정을 ‘행정종결(위반없음)’으로 종결하였다고 통지하였다.
피고 병원은 2021. 7.경 과반수 노동조합이 없는 상태였고, 이에 근로자대표 선거준비위원회는 2021. 7. 7.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의 근로시간 특례(제59조), 휴일대체(제55조 제2항), 보상휴가제(제57조), 취업규칙 변경(제94조)에 관한 사항의 협의를 위한 근로자대표 선거를 공고하여 근로자대표로 H, I, J을 선출하였고, 피고는 2022. 1. 24. 위 근로자대표 3인과 관공서 공휴일(이하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제2항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을 ‘관공서 공휴일’이라 한다)의 휴일대체에 관한 서면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 H, I은 근로자대표 란에 서명을 하였으나, J은 서명을 거부하였다. 그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3 내지 5, 7호증, 을 제1, 2, 9, 1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피고와 E노조 사이에 체결된 2019년도 단체협약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에서 규정한 ‘관공서 공휴일 대체에 관한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라고 할 수 없다.
E노조가 과반수 노동조합임이 확정된 것은 조합비 원천공제가 이루어진 2019. 1. 28. 이후라고 할 것이어서, 2019. 1. 1. 체결된 2019년도 단체협약은 근로자대표인 과반수 노동조합의 지위에서 체결된 것이라 보기 어렵다.
2019년도 단체협약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이 2020. 1. 1. 시행되기 이전에 이루어진 합의이고, E노조가 근로자대표의 자격으로 서명·날인되어 있지 않으며, 근로자대표로서 휴일대체 합의를 한다는 내용도 기재되어 있지 않아 서면합의로서의 효력이 없다.
따라서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을 운영하는 피고와 근로자대표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에 따른 관공서 공휴일 대체에 관한 서면 합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본문, 제56조 제2항에 따라 그 시행일인 2020. 1. 1.부터 2022. 12. 31.까지 원고들이 관공서 공휴일에 근로를 제공한 것에 대한 각 휴일근로수당【= (1일 8시간 근로한 관공서 공휴일 근로일수 × 8시간 × 통상임금 시간급 × 150%) + [1일 8시간 초과근로한 관공서 공휴일 근로일수 × {(8시간 × 통상임금 시간급 × 150%) + (초과 근로시간 × 통상임금 시간급 × 200%)}]】에 해당하는 별지2 원고별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 합계’란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한 2023. 1. 1.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은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가 있는 경우 관공서 공휴일을 특정한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관공서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하여 왔고, 2019. 1. 1. 근로자대표로 과반수 노동조합인 E노조와 2019년도 단체협약으로 휴일대체에 관한 서면합의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이 청구하는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는 2022. 1. 24. 근로자대표와 이 사건 합의서로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에 따른 휴일대체에 관한 서면합의를 하였으므로, 위 시점 이후의 휴일근로수당은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관련 법령과 법리
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항 단서는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 휴일을 특정한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위 규정은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는 2020. 1. 1.부터 시행되었다(부칙 제1조 제4항). 또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제2항은 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이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 각 호(제1호는 제외한다)에 따른 공휴일 및 같은 영 제3조에 따른 대체공휴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단체협약 등에서 특정된 휴일을 근로일로 하고 대신 통상의 근로일을 휴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근로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 미리 근로자에게 교체할 휴일을 특정하여 고지하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적법한 휴일대체가 되어, 원래의 휴일은 통상의 근로일이 되고 그 날의 근로는 휴일근로가 아닌 통상근로가 되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7다590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6141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근로자대표의 지위에서 2019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지에 대하여
앞서 본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 제4,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와 E노조 사이에 체결된 2019년도 단체협약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대표인 과반수 노동조합에 의하여 체결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가 2018. 12. 11. D노조와 E노조에게 근로자위원 선출을 요청하자 E노조는 2018. 12. 13. E노조가 과반수 노동조합임을 스스로 밝히면서 근로자위원의 선출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그 후 피고는 근로자위원 선출 절차를 중단하였는바, 피고와 E노조는 E노조가 과반수 노동조합이라는 점을 주지하여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근로자참여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에 따라 과반수 노동조합에 의한 근로자위원을 정하기 위하여 근로자위원 선출 절차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E노조는 2018. 12.경 소식지와 보도자료, 2018. 12. 13.자 공문을 통하여 과반수 노동조합임을 밝혔고, 실제로도 위 단체협약 체결 직후 2019. 1. 18. 조합비 공제요청이나 2019. 1. 28. 조합비 원천공제가 이루어지게 되어 과반수 노동조합임이 확인되었다.
D노조의 위원장 H는 2021. 6. 1. 노동청에 출석하여 2019년도 단체협약 체결과정에서 E노조가 과반수 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어 이에 맞추어 단체협상이 진행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는데(을 제11호증의 8), 이에 의하면 2019년도 단체협약 체결 당시 그 당사자들은 E노조가 과반수 노동조합이라는 전제 하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인다.
2019년도 단체협약의 서면합의 효력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와 을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근로자대표인 E노조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2019년도 단체협약은 원고들에게 효력이 미치는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에 따른 관공서 공휴일 대체에 관한 유효한 서면합의라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기준법 등 법령은 과반수 노동조합의 근로자대표로서의 권한 행사방법, 서면합의의 방법 등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또한 E노조 조직3부장 G의 2021. 5. 21.자 진정인 진술조서(을 제11호증의 7)에 따르면, E노조는 2019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개정된 근로기준법의 내용 반영을 사측에 요구하였으나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못하였고 일부에 대하여 단체협약에 반영하는 것으로 합의하였으며, 이에 따라 휴일대체에 관한 내용인 2019년도 단체협약 제48조 제4항이 신설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위 단체협약은 근로기준법의 개정과 2020. 1. 1.자 시행에 따른 적용을 염두에 두고 휴일대체와 근로조건에 관한 내용을 논의하고 반영하여 체결된 것이어서, 2020. 1. 1. 이전에 체결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의 서면합의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2019년도 단체협약은 그 당사자들인 E노조와 피고가 휴일대체에 관한 내용에 대하여 합의하고, 단체협약서에 피고의 날인과 근로자대표 지위에 있던 과반수 노동조합인 E노조의 날인까지 이루어져 서면합의로서 유효하게 성립되기 위한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으므로, 위 단체협약이 E노조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의 자격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만으로는 서면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
한편, 2019년도 단체협약은 제48조 제4항으로 휴일근로수당과 대체휴일에 관하여 ‘간호직 교대근무자’에 대하여 정하고 있고, 그 외에 ‘기술기능직 교대근무자’에 대하여는 별도로 명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당시 유일한 교섭단체인 D노조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24조의 2는 ‘교대근무자’에 한하여 업무상 사정에 따라 휴일을 다른 날로 대체할 수 있다고 정하여 왔고, 피고는 위 ‘교대근무자’에 기술기능직 근로자가 포함됨을 전제로 근로자들에게 대체휴일을 부여하여 온 점, ② 2019년도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당시 E노조의 단체협약요구안에는 ‘교대근무자가 설 추석 당일 및 노동절(근로자의 날)에 정규근무한 경우 휴일근로수당 또는 대체휴일 외에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한다’(제53조 제4항)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D노조의 단체협약요구안에도 ‘교대제 조합원에 한하여 업무상 사정에 따라 휴일을 다른 날로 대체할 수 있다. 단 휴일의 대체시 가산수당은 지급하지 않는다’(제34조 제4호 7목)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점, ③ E노조와 피고는 위 단체협약요구안을 상당부분 반영하여 2019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제48조 제4항에서 ‘간호직 교대근무자’에 대하여 기존보다 더 유리하게 근로조건을 정하면서도, 별다른 사정 변경 없이 ‘기술기능직 교대근무자’에 대하여 기존에 부여하여 왔던 대체휴일에 관한 내용을 제외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2019년도 단체협약에 따라 기술기능직 교대근로자들에게 여전히 관공서 공휴일근로에 대한 대체휴일이 부여되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단체협약 제48조 제4항은 ‘교대근로자’에 대한 기존의 휴일대체에 관한 내용을 전제로 하면서 ‘간호직 교대근무자’에 대한 임금 추가 지급 부분을 신설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 단체협약 조항은 간호사 및 기술기능직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효력이 미친다 할 것이다.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에 대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병원의 근로자들은 근로자대표로 H, I, J을 선출하였고, 피고는 2022. 1. 24. 위 근로자대표 3인과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 J은 이 사건 합의서의 근로자대표 란에 서명을 거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5,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근로기준법 등 법령은 근로자대표의 대표권 행사방법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위 근로자대표 선출과정에서도 복수의 근로자대표의 대표권 행사방법에 대하여 별도로 정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근로자대표들은 대표권 행사 방법에 대하여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고(갑 제17호증, 을 제16호증), 위 근로자대표들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까지도 대표권 행사방법이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근로자참여법상 노사협의회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와 그 제도의 취지가 다르고, 근로기준법의 문언상 근로자대표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개별 사안마다 근로자대표를 선출할 것을 예정한 것으로 보이는바, 양 제도는 별개의 제도로서 근로자참여법 제15조 등의 노사협의회의 의결방법이나 그 근로자위원의 권한행사 방법을 곧바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의 대표권행사 방법이라고 볼 수도 없는 점, ④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로서, 복수의 근로자대표의 과반수가 반드시 근로자 과반수의 대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복수의 근로자대표를 선출하여 근로자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방법은 원칙적으로 모든 근로자대표의 의사가 합치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는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대표에 의한 유효한 서면합의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는 2019년도 단체협약으로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에 따라 관공서 공휴일의 대체에 관한 적법·유효한 서면합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이 관공서 공휴일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대체휴일을 부여한 이상,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원고들이 청구하는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희(재판장) 김연수 이순공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