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벌금 700만 원, 피고인 B조합를 벌금 500만 원, 피고인 C, D을 각 벌금 3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 C, D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사건
2020고단11098, 2021고정891(병합)개인정보보호법위반,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위반 피 고 인
A
B조합
C
D
검사
이영진(기소), 황용범(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대원(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담당변호사 하인수
변호사 이창근(피고인 B조합를 위하여)
판결선고
2022. 2. 8.
범죄사실
[전제사실]<각주1>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되고,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의 서면 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 A은 2016. 11.경부터 2020. 3.경까지 인천 서구 E에 있는 금융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인 B조합(이하 ‘금고’라고만 한다)의 이사장으로 재직하였고, 피고인 C은 피고인 금고의 차장이자 피고인 A의 지시 하에 실무 전반을 총괄한 실무책임자이며, 피고인 D은 법무법인 ○○ 소속 변호사이다.
피고인 A은, 피고인 금고 소속 직원이었다가 2019. 2.경 징계해고 된 F, G, H, I, J,K, L(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함)가 2019. 7.경 인천지방법원에 피고인 금고를상대로 임금지급가처분 신청을 하자, 2019. 7.경 위 법무법인을 위 가처분 신청 사건대리인으로 선임하고, 피고인 A에 대한 사전 보고 및 승인 하에 피고인 D과 상의하여 위 가처분 신청에 대응할 것을 피고인 C에게 지시하였다.
[구체적인 범죄사실]
피고인 A, 피고인 C의 공동범행: 2019. 8.경 D에 대한 정보 제공
피고인들은 2019. 8.경 이 사건 근로자들 명의 M조합 계좌 등에 대한 자료가 금고에 보관되어 있어 이 사건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이를 확인하고 제공받을 수 있음을 이용하여, 피고인 C이 이 사건 근로자들 명의 계좌에 대한 예금 등 잔액, 지급가능 금액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회원거래 총괄내역증명서”, “고객별 지급가능금액조회”를 위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임의로 확인하고 담당자로부터 제공받아, 이를 D에게 제공하여 위 가처분 신청 사건 대응에 활용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피고인 C은 2019. 8.경 D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이 M조합 계좌 등에 상당한 금액을 보관하고 있다.’라는 취지로 말하고, 2019. 8.경 및 2019. 9. 초순경 금고 사무실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회원거래 총괄내역증명서”, “고객별 지급가능금액조회”를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모사전송, 이메일 전송 등의 방법으로 전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개인정보처리자인 금고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함과 동시에 금융거래 명의인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하였다.
피고인 A, C, D의 공동범행: 2019. 9.경 인천지방법원에 대한 정보 제공
피고인 C은 2019. 8.경 피고인 D과 위 가처분 신청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위 가처분 신청 사건의 재판부인 인천지방법원 제21민사부에 위 가처분 신청에 대한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는 소명자료로 제1항 기재 자료를 제출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위 자료를 위 재판부에 제출하는 대신 우선 위 재판부에 위 자료에 대한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신청을 하기로 협의하고, 피고인 A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2019. 8. 22.경 피고인 D을 통해 위 재판부에 위 자료에 대한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위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신청에 대한 재판부의 채부 결정이 내려지지 아니하자, 피고인 D은 2019. 9. 초순경, 2019. 9. 5.로 예정된 위 가처분 사건 심문 기일에서 위 신청이 기각될 것을 염려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위 자료를 소명자료로 위 재판부에 제출하기로 하였고, 피고인 A, C은 이에 대해 묵시적으로 동의하여 위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로 상호 공모하였다.
이에 피고인 D은 2019. 9. 4.경 인천 미추홀구 N에 있는 위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제1항 기재와 같이 제공받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자료를 위 가처분 신청에 대한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준비서면에 소명자료로 첨부하여 위 재판부에 제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개인정보처리자인 금고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함과 동시에 금융거래 명의인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하였다.
피고인 금고
피고인의 대표자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 2항과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준비서면(증거목록 제3번)
지노위 판정서, 중노위 판정서, 결정문
각 수사보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각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2호, 제19조, 형법 제30조(개인정보 제 3자 제공의 점), 각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6조, 제4조 제1항, 형법 제30조(금융거래정보 타인 제공의 점)
피고인 금고: 각 개인정보 보호법 제74조 제2항, 제71조 제2호, 제19조, 형법 제30조(개인정보 제3자 제공의 점), 각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 8조, 제6조, 제4조 제1항, 형법 제30조(금융거래정보 타인 제공의 점)
피고인 C: 각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2호, 제19조, 형법 제30조(개인정보 제 3자 제공의 점), 각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6조, 제4조 제1항, 형법 제30조(금융거래정보 타인 제공의 점)
피고인 D: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2호, 제19조, 형법 제30조(개인정보 제3자 제공의 점),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6조, 제4조 제1항, 형법 제30조(금융거래정보 타인 제공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들: 각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피고인 A, C, D: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 A, C, 금고: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 A, C, D: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구성요건 해당성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금고가 소송당사자로서 보유하고 있던 “회원거래 총괄내역증명서”, “고객별지급가능금액조회(이하 ‘이 사건 자료’라고 한다)”를 소송에 활용한 이 사건에서, 피고인 금고가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거나, 해당 사건을 대리하는 변호사인 피고인 D이나 법원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제3자’ 또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타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자료의 내용은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판단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 또는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정보 등을 의미하고, ‘개인정보처리자’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을 말하며, ‘처리’란 개인정보의 수집, 생성, 연계, 연동, 기록, 저장, 보유, 가공, 편집, 검색,출력, 정정, 복구, 이용, 제공, 공개, 파기, 그 밖에 이와 유사한 행위를 말한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자료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 개인의 주민등록번호 및 여러 계좌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 금고는 위 근로자들과 금융거래계약을 체결하면서 그들의 개인정보를 수집, 기록, 저장, 보유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금고는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정한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자료는 근로자들의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나아가 개인정보주체나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지 않는 피고인 D이나, 법원은 당연히 개인정보 보호법상 ‘제3자’ 또는 금융실명법상 ‘타인’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는 피고인 금고가 소송당사자이고, 피고인 D이 해당 사건의 대리인이라거나, 법원이 공공기관으로서 해당 개인정보가 타에 누설될 위험이 적거나 없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공모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A은 피고인 C이 피고인 D에게 이 사건 자료를 주는 것이나 이를 법원에 제출하는 행위에 일체 공모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 C은 이 사건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는 것에 대하여 변호사인 피고인 D의 판단에 맡겼을 뿐 공모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 D 역시 변호사로서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이 사건 자료를 법원에 제출한 것인바, 금융회사 등 종사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금융회사 등 종사자와 공모하지 않은 피고인 D은 금융실명법위반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C은 피고인 금고의 차장으로서 피고인 A의 지시, 결재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었고, 근로자들이 피고인 금고를 상대로 신청한 위 가처분사건의 대응에 있어서도 피고인 A에게 보고한 후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 C은 일관하여 피고인 A과 피고인 D에게 이 사건 자료를 보내는 문제에 관하여 상의하였고, 피고인 A의 승인을 얻어 이를 제공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는 점, ③ 피고인 C은 위와 같이 피고인 A의 허가 아래 법원에 유리한 증거로 제출할 가능성을 전제로 피고인 D에게 이 사건 자료를 제공한 것이었고, 피고인 D은 이와 같은 피고인 A, C의 의사를 기초로 법원 제출을 결정한 것인 점, ④ 피고인 A, C, D 모두 개인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이 사건 자료를 임의로 법원에 제출하는 것이 위법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에 대하여 미리 서로 상의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취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 C, D이 순차적,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져 공모관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법성 조각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D이 법원에 이 사건 자료에 대한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이 이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자, 부득이 소송당사자와 대리인으로서 법원에 유리한 자료를 제출한 것이므로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한 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판단
형법 제20조에 규정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 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에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이 사건 자료에 포함된 개인정보 및 금융거래내역의 내용 및 성격, 개인정보 및 금융거래정보의 수집, 유출, 오․남용으로부터 사생활의 비밀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엄격한 제한 규정을두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법 및 금융실명법의 취지, 법원이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신청에 응하지 아니한 것은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을 하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볼 수 있음에도(실제로 이 사건 자료는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 것으로 보임) 피고인들은 이러한 법원의 판단을 회피하여 임의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금융거래자료를 법원에 제출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 C, D이 공모하여 피고인 금고의 소송에 유리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 사건 자료를 법원에 제출한 행 위는 그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법익과의 균형성 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정당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C, D은 유리한 소송자료로 이용하기 위해 타인의 민감한 개인정보와 금융 거래정보를 위법하게 유출하였는바, 금융기관 종사자로서 또는 변호사로서 직업윤리에심각하게 위배되는 행위로서 죄질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위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진정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개인정보가 최종적으로는 법원에 제출된 것이어서 추가 유출 위험이나 오․남용 위험이 적은 것으로 보이는 점,위 피고인들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각 피고인들의 성행과 환경, 지위 및 가담 정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강산아 각주1) 피고인 A, B조합는 2020고단11098호로 기소되었고, 피고인 C, D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이 내려졌으나 피고인 C, D이 2021고 정891호로 정식재판청구를 하여 각 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였는바, 위 각 사건은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초한 것으로서 공소사실이 중복되므로, 실질적인 내용 변경이 없는 범위 내에서 공소사실을 직권으로 수정하여 인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