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4개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이유
범 죄 사 실<1>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2. 5. 26.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및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2022. 6. 3.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이고, 피해자 C(가명, 여, 45세)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중국영업 담당 직원이다.
피고인은 2019. 10. 17. 저녁 무렵 중국 안후이성 루안시에 있는 상세주소 불상의 식당에서 피해자 및 성명불상의 중국인 바이어들과 함께 회식을 하다가 먼저 위 루안시에 위치한 숙소로 혼자 돌아왔고, 피해자는 회식을 마친 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위 숙소로 돌아와 자신의 방에 들어가 잠이 들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9. 10. 18. 00:30경 위 숙소에서 잠겨있던 피해자의 방문을 불상의 방법으로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뒤, 침대에서 자고 있는 피해자의 옆에 누워 발기되어 있던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엉덩이에 비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에 칩입하고,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합528
판결선고
2025. 1. 9.
인천지방법원
제12형사부
판결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C(가명), D의 각 법정진술
C(가명)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 녹음파일 및 영상 CD
- 피고인의 문자메시지(증거순번 2번), 피해자-D 카카오톡 대화내역
- 피고인의 사진, - 숙소사진
감정결과회보서(2022. 7. 18.자)
판시 전과: 수사보고(피의자 재판 계속 중 사건 공소장 편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299조, 제298조(준강제추행의 점,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중한 준강제추행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위 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이수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본문
공개·고지명령 및 취업제한명령의 면제
공개·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9. 11. 26. 법률 제166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취업제한명령의 면제: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9. 11. 26. 법률 제166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1항 단서, 구 장애인복지법(2020. 12.29. 법률 제17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의3 제1항 단서
[피고인이 과거 성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신상정보 등록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함으로써 피고인의 재범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환경, 사회적 유대관계, 공개·고지명령 및 취업제한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성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거나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증거능력에 관한 주장 및 판단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인 『- 녹음파일 및 영상 CD』 (증거순번 5번) 중 녹음파일(1) 내지 (4)(이하 총칭하는 경우 '이 사건 녹음파일들'이라고 한다)는 원본으로부터 복사된 사본인데, 이에 관하여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그 증거능력이 없다.
관련 법리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 등의 전자매체는 그 성질상 작성자나 진술자의 서명 혹은 날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녹음자의 의도나 특정한 기술에 의하여 그 내용이 편집 · 조작될 위험성이 있음을 고려하여 그 대화 내용을 녹음한 원본이거나 혹은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입증되어야만 하고, 그러한 입증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증거로 제출된 녹음파일이 대화 내용을 녹음한 원본이거나 혹은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한 사본이라는 점은 녹음파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쉬(Hash)값과의 비교, 녹음파일에 대한 검증 · 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도1097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원본 동일성은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 ·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소송상의 사실에 관한 것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대법원 2001. 9. 4. 선고 2000도1743 판결,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이 사건 녹음파일들의 원본 동일성은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이 사건 녹음파일들의 원본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 원본 동일성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단순히 원본파일이 삭제되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곧 원본 동일성이 증명될 수 없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 도7461 판결 참조).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직후 피고인과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하여 이를 피해자의 남자친구인 D에게 전송하였고, 이는 녹음파일(1) 내지 (3)의 내용과 동일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D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직후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녹음을 하였는데 이는 녹음파일(4)의 내용과 동일하고, 피해자로부터 위 녹음파일(1) 내지 (3)을 전송받아 녹음파일(4)와 함께 휴대전화에서 컴퓨터로 옮긴 후 이 사건 녹음파일들을 USB에 저장하여 변호사와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와 D이 2019. 10. 18.경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용도 위 각 진술 내용에 부합한다. 이러한 이 사건 녹음파일들의 작성자인 피해자와 D의 각 진술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녹음파일들은 원본으로부터 그대로 복사되어 수사기관에 제출된 것으로 보인다.
『- 녹음파일 및 영상 CD』 (증거순번 5번)에는 이 사건 녹음파일들뿐만 아니라 D이 공항에서 피고인을 촬영한 동영상(이하 '이 사건 영상'이라고 한다)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 사건 영상에 관하여 조작여부 등을 감정한 대검 영상분석실은 D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던 원본과 파일 정보 및 파일 구조 형태가 동일하고,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인위적인 조작에 대한 특이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로 감정결과를 회신하였다. 이 사건 녹음파일들과 이 사건 영상을 함께 본인의 휴대전화에서 컴퓨터로 옮긴 후 USB에 저장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는 D의 진술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녹음파일들도 이 사건 영상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편집 또는 조작 없이 그대로 복사된 후에 제출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 사건 녹음파일들의 내용을 보더라도 대화의 시작과 끝을 담고 있지 않아 원본 파일이 편집 또는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피해자나 D이 대화 또는 통화를 시작하면서부터 곧바로 녹음을 시작하여 대화 또는 통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녹음을 종료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검사에게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의 원본 동일성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녹음이 언제부터 시작되어 종료되었는지까지를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① 녹음파일(1), (2)의 경우 녹음된 내용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짧은 분량인 점, ② 녹음파일(3)의 경우 피해자가 휴대전화 동영상 촬영기능을 이용하여 녹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모습 등 아무런 형상도 촬영되지 않았는바, 이를 같은 시점에 이루어진 녹음파일(1), (2)의 상태와 함께 살펴보면, 피해자는 그 주장과 같이 피고인의 방해 등으로 인해 처음부터 피고인과의 대화를 녹음하지 못하다가 대화 도중에 피고인 몰래 녹음을 시작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녹음파일(4)의 경우 D이 피고인에게 응답할 것을 촉구하며 일방적으로 화를 내는 내용만 담겨 있을 뿐 피고인과 대화하는 내용이 전혀 담겨있지 않은 점, ④ 피고인이 이 사건 녹음파일들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편집 또는 조작되었는지를 전혀 특정하여 주장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해 보면, 이 사건 녹음파일들이 대화의 시작과 끝을 인위적으로 삭제하는 방법으로 원본 파일을 편집 또는 조작하여 제작된 것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은 녹음파일(3)에 관하여 이 사건 직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경위에 관하여 해명 또는 설명을 하였던 내용이 의도적으로 삭제되었다고도 주장한다.그러나 당시 약 6분 39초 동안 이루어진 피해자와 피고인의 대화중에 피고인의 해명 또는 설명이라고 볼만한 내용이나 이를 시사하는 내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녹음파일(3) 참조}. 이 사건으로 인해 화가 난 D이 약 3분 8초 동안이나 피고인에게 전화를 받을 것을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D과의 통화를 회피하면서 아무런 해명 또는 설명을 하지 않았다{녹음파일(4) 참조}. 이러한 사정에 의하면 당시 이 사건 경위에 관하여 해명 또는 설명을 하였는데 이 부분이 의도적으로 삭제되었다는 피고인의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은, 녹음파일(4)를 제외한 녹음파일(1) 내지 (3)의 경우 파일의 저장시간이 녹음 일시와 다르다는 이유를 내세워 원본 동일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녹음파일 자체가 편집 또는 조작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피해자로부터 D에게 전송된 녹음파일들이 다시 D에 의하여 컴퓨터로 옮겨진 후 USB와 CD에 저장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위와 같이 파일의 저장시간이 불일치하는 것은 녹음파일을 복사, 전송하고 다시 저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 현상으로 보인다.
주거침입의 점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거에 들어가는 것에 관하여 피해자의 묵시적 승낙이 있었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묵시적 승낙이 있다고 생각하였으므로 주거침입의 고의가 없었다.
관련 법리
주거침입죄는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적 행위인 침입은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과의 관계에서 해석하여야 하므로, 침입이란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 태양으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침입에 해당하는지는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 태양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원칙이다. 행위자가 거주자의 승낙을 받아 주거에 들어갔으나 범죄나 불법행위 등을 목적으로 한 출입이거나 거주자가 행위자의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행위자의 출입행위가 주거침입죄에서 규정하는 침입행위에 해당하려면, 출입하려는 주거 등의 형태와 용도·성질, 외부인에 대한 출입의 통제·관리 방식과 상태, 행위자의 출입 경위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행위자의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 태양에 비추어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다고 평가되어야 한다. 이때 거주자의 의사도 고려되지만 주거 등의 형태와 용도·성질, 외부인에 대한 출입의 통제·관리 방식과 상태 등 출입 당시 상황에 따라 그 정도는 달리 평가될 수 있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17도1827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주거(방실)침입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지내던 숙소는 거실을 공유하고 있었으나 거실의 좌우로 피고인과 피해자의 방이 각각 따로 떨어져 있었고, 각 방에는 별개의 화장실이 딸려 있었으며 방문에는 안에서 잠글 수 있는 잠금장치가 있었다. 즉, 피고인과 피해자는 각자본인의 방을 개별적으로 관리 및 지배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에 아무런 승낙 없이 들어갔다면 이는 피해자가 주거에서 누리는 사실상의 평온 상태를 해치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더욱이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방문을 잠그고 잠을 잤다고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해서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별다른 허락 없이 잠겨 있던 방문을 열고 들어간 이상 이는 침입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침입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하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관계를 전제로 판단한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방에 들어가는 것에 관하여 피해자의 묵시적 승낙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에 들어간 시간은 자정이 넘은 무렵으로서 피해자는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고방에서 잠들어 있었다. 사회통념상 여성인 피해자가 야간에 혼자 잠들어 있던 상황에서 남성이자 직장 상사인 피고인이 아무런 제한 없이 본인의 방에 들어오는 것에 관하여 피해자가 미리 승낙하였다거나 묵시적으로나마 승낙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관련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와 중국 출장을 갈 때마다 술자리가 끝난 후 숙소에서 피해자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던 관행이 있었으므로 피해자의 묵시적 승낙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에 들어간 시간이나 당시 피해자의 옷차림 등을 고려하면 혼자 방에서 자던 피해자로서는 남성인 피고인이 야간에 본인의 방에 들어와서 업무 보고를 요청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관행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의 묵시적 승낙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당시 살짝 열린 피해자의 방문 틈으로 빛이 새어나왔고, 밖에서 피해자의 이름을 불렀더니 '네'라는 대답이 들려서 피해자의 방에 들어갔는데, 피해자가 윗옷을 그대로 입고 자고 있었다고도 주장한다. 이러한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밖에서 본인의 이름을 부르는 데에 대답을 한 것만으로 곧 피해자가 자기 방안으로 피고인이 갑자기 들어오는 것에 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승낙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의 방문을 노크하거나 피해자에게 방에 들어가도 되냐는 허락을 구하지 않고서 곧바로 피해자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으므로, 그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 태양 자체도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침해한 것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피해자도 이 법정에서 '제가 술에 취하였는지 확인을 하려면 문만두드렸으면 되었을 텐데, 왜 제 방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15면).
준강제추행의 점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열려있던 피해자의 방문에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보고 피해자를 불러'네'라는 대답을 들은 후 피해자의 방에 들어가 피해자로부터 수출 건에 관한 진행경과를 듣고자 피해자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을 뿐, 피해자가 자고 있던 침대로 들어가 피해자를 준강제추행한 사실이 없다.
관련 법리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도1335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등 참조).
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 논리성 · 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되고(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등 참조),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피해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준강제추행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문을 열고 들어와 침대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의 옆에 누워 발기되어 있던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엉덩이에 비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피해사실에 관한 구체적 진술은 아래와 같다.
이러한 피해자의 피해 진술은 일관될 뿐만 아니라 당시 피해자가 숙소에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 한 행동, 피해자가 잠에서 깬 직후 목격한 피고인의 행동과 신체부위및 그에 대한 피해자의 느낌과 반응, 범행 직후 피고인의 구체적 언동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세부적이고 비정형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여러 차례 피해사실을 진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대체로 구분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그 진술 내용에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은 없으며, 이 법정에서의 증인신문 당시 확인한 피해자의 진술 모습과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에서도 피해자가 거짓말을 한다거나 특별히 피해사실을 왜곡하여 진술한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 달리 이 법정에서 당시 숙소 구조와 피해자 방의 침대 개수 등에 관하여 그 진술을 변경하였으므로, 피해자의 피해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당시 숙소 구조와 방의 침대 개수에 관하여 "숙소 자는 방이 오른쪽이 제 방이고 왼쪽이 대표가 쓰는 방이고, 중간에 거실이 있었습니다.", "제방에 싱글 침대 2개가 있었는데 그 중에 문 쪽에 있는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고 진술하면서 당시 숙소와 방 내부 구조도를 직접 그리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42, 46, 58면).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는 당시 숙소 구조에 관하여 "문을 들어가게 되면 왼쪽이 제방이고, 오른쪽이 피고인 방이었습니다."라고 하여 공동 거실이 있고, 방 2개가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6면), 당시 방에 침대가 2개 있었음을 전제로 "문 쪽으로 있는 침대 안쪽으로 누웠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가(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22면), 여러 차례 비슷한 질문을 받자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피해자의 방에 침대가 1개 있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46, 47면).
이러한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 내용을 비교해 보면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당시 숙소의 구조와 피해자의 방에 있던 침대의 개수와 관련하여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변경된 점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 변경은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을 당한 후 약 한 달이 지나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때에는 당시 숙소 구조와 방의 침대 개수에 관하여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으나, 그로부터 약 4년 9개월이 지나 이 법정에서 진술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그 기억이 흐려진 탓이라고 볼 수 있는 점, 피해자는 여전히 당시 숙소의 전체적 구조나 누워있던 침대의 위치와 자세 등에 관하여는 비교적 명확하게 기억하여 진술하고 있는 점, 위와 같이 변경된 일부 진술 내용은 이 사건 범행의 주요 사실이라기보다는 지엽적인 사실이고 야간에 자던 중에 범행 피해를 당하여 충격을 받았을 피해자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을 부분인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위와 같이 이 부분 진술이 변경된 것만으로는 피해자의 주요 피해 진술의 전체적인 취지 및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변호인과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 및 변호인은, 당시 상황이 급박했기에 피해자가 그 짧은 순간에 피고인의 성기를 목격했다는 진술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고, 이 사건 직후 피해자가 도망가거나 얼어붙지 않고 피고인의 바지를 붙잡거나 휴대폰의 불을 켜 피고인의신원을 확인한 것은 성폭력 피해자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 행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피해사실에 관한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나이, 성별, 지능이나 성정, 사회적 지위와 가해자와의 관계 등 구체적인 처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인지 여부는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상황에 기초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통상의 성폭력 피해자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반응을 상정해 두고 이러한 통념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섣불리 경험칙에 어긋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당시 피고인의 성기를 목격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본인의 엉덩이에 딱딱한 것이 닿는 것을 느끼고 잠에서 깬 피해자로서는 잠에서 깨자마자 자신의 엉덩이에 닿은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하려고 했을 것이 당연하므로 그 과정에서 비록 짧은 순간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성기를 목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범행시간은 야간이고 이 사건 범행장소는 피해자의 방 안이므로 피해자로서는 달리 도망갈데가 없어 저항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이전에도 피고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고 D도 동일한 취지로 진술한 점, 피해자는 외국인으로서 성장환경과 문화가 한국과 다른 점 등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을 당한 직후 도망가거나 두려움에 떨지 않고 피고인에 대하여 저항한 것을 두고 경험칙에 어긋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변호인과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운영하던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피고인과 함께 중국으로 출장을 가서 같은 숙소에 묵을 정도로 원만한 관계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전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신체접촉을 지적한 것을 제외하면 피고인과 별다른 갈등이나 마찰이 있었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꾸며내어 진술할 동기는 없다고 보이고, 달리 피해자가 성적 불쾌감이나 형사처벌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피고인을 무고할만한 사정이나 동기도 찾을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을 몰아내려는 회사분위기에 휩쓸려 피고인을 고소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이전에는 피해자가 피고인과 원만하게 잘 지내고 있었고 피고인을 도와중국 사업을 성공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갑자기 회사 경영분쟁에 개입하여 피고인을 몰아내기 위하여 허위로 이 사건 범행을 고소하였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대항하자 도망을 갔다가 얼마 지난 후 피해자의 방에 다시 찾아가 사과하였다. 앞서 제1항에서 살펴본 녹음파일(3)의 내용에 의하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왜 자꾸 건드냐"고 이 사건 범행을 추궁하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제발 부탁할게 용서해줘라"고 계속 사과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은 2019. 10. 18. 4:43경 피해자의 남자친구인 D에게 "한국 들어가서 직접 찾아뵙고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사과드리겠습니다. 부디 직접 찾아뵙고 한 번만이라도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증거기록 제14면), 한국으로 귀국하자 공항에서 D을 만나서는 무릎을 꿇기까지 하며 다시 사과를 하였다(이 사건 영상 참조). 이러한 녹음파일과 이 사건 영상의 내용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변호인은 당시 피고인이 자고 있던 피해자를 깨워 놀라게 하였고 피해자가 속옷 차림으로 있는 것을 본 것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피해자와 그 남자친구인 D에게 사과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녹음파일과 이 사건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피고인의 언동과 태도를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남자친구에게 거듭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서 용서해달라고 빌기만 할뿐 이 사건 경위에 관하여 별다른 설명을 하거나 억울함을 표시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부분 변호인과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13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판시 각 범죄는 판시 범죄전력 기재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사정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사회적 유대관계, 범행의 동기 및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이 사건 각 범행은 회사 대표인 피고인이 함께 출장을 간 직원인 피해자가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피해자의 방에 들어가 항거불능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추행한 것으로서, 그 범행경위와 수법, 범행 장소와 시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죄책은 무겁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상당한 성적 불쾌감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나,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후 거액의 손해배상과 명예훼손 책임을 묻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2차 가해를 하였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이전에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하여 4,000만 원을 공탁하였다. 판결이 확정된 판시 범죄전력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이 사건 각 범죄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신상정보의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성폭력범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한편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폭력범죄와 나머지 죄의 형과 죄질, 범정의 경중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 제4항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기간을 선고형에 따른 기간보다 더 단기의 기간으로 정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신상정보 등록기간을 단축하지 않기로 한다.
판사 심재완(재판장) 임선민 이상수
각주1)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범죄사실을 일부 수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