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5. 19. 선고 2021구합5378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7. 7. 12.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8. 3. 1. 경위로 승진하였고, 2019. 1. 30.부터 2020. 5. 7.까지 인천중부경찰서 생활안전과 C지구대에서 근무하였던 경찰공무원으로 인천강화경찰서 D파출소 소속이다.

나.

인천강화경찰서 보통징계위원회는 2020. 12. 10. 원고가 행한 아래와 같은 사실(이하 순번 1 내지 4를 각각 '제1 내지 4 비위사실'이라 하고, 통칭하는 경우 '이 사건 각 비위사실'이라 한다)이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1호 및 3호,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 의무),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 등의 규정에 해당하는 징계이유임을 인정하고 '정직 2월'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징계처분사유 설명서'를 통보하였다(이하 위 징계처분사유 설명서에 의한 처분을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3>

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위 위원회는 2021. 4. 20. 원고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위 징계처분 정직 2월을 감봉 2월로 변경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을 제1호증과 같다),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처분사유의 부존재 및 법리오해의 주장

원고는 피해자에게 이 사건 각 비위사실과 같은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한 적이 없음에도 피고는 신빙성이 없는 피해자의 진술만을 근거로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다. 또한, 설령 위 각 비위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비위사실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음에도 피고가 법리를 오해하여 성희롱임을 전제로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으므로, 위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재량권 일탈·남용의 주장

설령, 원고에 대해 처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비위 수준에 비해 처분이 과중하여 피고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처분사유의 부존재 주장

1)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참조).

그리고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등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2)

위 각 증거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1997. 7. 12.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8. 3. 1. 경위로 승진하였고, 2019. 1. 30.부터 2020. 5. 7.까지 인천중부경찰서 생활안전과 C지구대 4팀에서 근무하였으며 F생으로, 피해자가 2019. 2.경 C지구대 순찰4팀에서 근무하게 되어 피해자를 처음 만날 당시 47세 미혼 남성이다. 피해자는 2018. 12. 31. 순경 공채 294기로 임용되어 C지구대 순찰4팀에 근무하게 되었고, 30세 미혼 여성이며 당시 결혼을 예정한 남자친구가 있었다.

나)

C지구대는 경감 G을 대장으로 하여 4개의 순찰팀이 있었고, 원고와 피해자가 근무하였던 순찰4팀은 팀장 H, 경위 원고 및 I, J, 경장 K, L, 순경 피해자 E 등 7명으로 구성되었으며, 그중 피해자만이 여성이다. 지구대원의 주요 업무는 112신고사건 처리, 지구대 상황근무 등 민원응대이고, 원고는 피해자의 직속상관은 아니었지만 피해자와 업무상 조장과 조원, 소위 사수와 부사수의 관계로서 한조가 되어 순찰차를 자주 탔다.

다)

피해자는 신임 여경으로 2019. 2.경 원고와 근무하다가 원고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며 지구대장 G에게 요청하여 2019. 6. 22. 순찰2팀으로 옮겼고, 2020. 2.경 다시 순찰3팀으로 이동하였다.

3)

이 사건 각 비위사실 등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제1 비위사실 관련) 원고는 피해자와 같은 팀에서 근무하게 된 이후 수시로 피해자에게 '오빠'라고 부르도록 강요하고, '잔챙이'<4>라 호칭하였으며, 평소 "넌 온실 속의 화초다. 여자라서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니 나대지 마, 네가 남성을 제압할 수 있냐? 이걸 어디에다 써먹어? 네까짓 게 혼자 도보순찰 나가면 경찰 장구를 모두 뺏길 것이 뻔하니까, 나가지 말고 사무실 안에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고, 순찰차나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 없이 갑자기 피해자를 쳐다보며 "우리 E이는 피부가 정말 참 좋아.", "너 지금 어리고 예쁜데, 돈 버는 족족 관리 잘해라. 너 피부 순식간에 훅가면 나중에 아무도 니 얼굴을 쳐다도 안 본다."라고 말하였으며, 주취자신고 처리를 위해 피해자가 근무 장갑을 착용하자 "네까짓 게 뭐 하러 장갑을 끼느냐."라고 말하는 등 여성이라는 이유로 하대하고 무시하여 수치스럽고 불쾌하였으며, 자존감이 낮아져 우울감마저 들었다. 원고의 위와 같은 말투는 피해자가 현장에 출동해서 사건 처리를 하거나 민원 등을 해결하고 나면 지구대 사무실이나 순찰차 안에서 반복되었다.

피해자는, 여자이며 어리고 미숙해서 업무처리를 맡기지 않는 원고의 태도로 직장동료로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고, 온실 속 화초라고 말하고, 피부 관리나 잘하라며 외모평가를 하고 오빠라고 부르도록 강요하는 태도에 동료로 생각하지 않고 이성적인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수치스럽고 매우 불쾌하였다. 원고는 피해자에게 "잘 생각해봐라. 나는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돈도 많은데, 내가 좋아하는 여성은 나를 안 좋아하는데, 내가 싫어하는 여성은 나를 좋다고 한다."라고 말하여 피해자를 이성으로 생각하는 느낌이 들었고, 피부 관리를 잘하라고 말하고, 오빠라고 부르도록 한 것은 피해자를 여경이 아닌 여성으로 보고, 일은 중요하지 않으니, 외모나 관리를 잘해 원고가 출근해서 예쁜 여성과 기분 좋게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라는 뜻으로 이해하였다.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동료 경찰 M<5>, 같은 팀인 위 J, I, K, 같은 <6>N 등이 들었고, 팀장 H도 알고 있을 것이며, 피해자가 피해가 있을 때마다 다른 팀 여경 선배인 O<7> 경장과 같은 소속 직원인 P<8>에게 말하자, 위로해 주었다.

나)

(제2 비위사실 관련) 원고는 2019. 4. 16. 00:00부터 02:00경 인천 동구 Q 앞에서 거점순찰근무를<9> 하던 중, 피해자가 원고의 위와 같은 태도에 항의하자, 피해자에게 "E아, 손 줘봐."라고 말하여 피해자가 머뭇거리자, 다시 한 번 손을 달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피해자가 왼손을 내밀자,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손을 잡고 왼손으로 피해자의 왼손 등을 쓰다듬으면서 "E아, 오빠가 널 좋아한다. 네가 많이 부족해서 다그친 것이다. 앞으로는 너 상처 주지 않도록 노력할게."라며 10분 정도 피해자 손을 잡고 쓰다듬는 행동을 하였다. 피해자는 원고가 크게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사과를 하여 다행이라고 생각하였고, 원고의 행위가 불쾌하였지만 평소 원고가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고 소리 지르며 질책하는 사람인데 사이가 악화될 것 같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지구대로 복귀하였다가 퇴근하였다.

피해자는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깜짝 놀랐고, 손을 잡은 의도를 알지 못해 당황스러웠으며, 손을 잡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는데 단둘이 있는 밀폐된 순찰차 안에서 새벽시간에 손을 잡아 너무 싫었고, 강한 거부감이 들었으며, 무서워 가슴이 두근거렸다. 또한 원고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얌전히 있어야 하는 사람으로 길들여진 듯한 생각에 비애가 들었다.

피해자는 지구대장에게 위 일을 말하였고, 팀 변경 후 2팀장에게 말하였다. R에게 힘든 부분에 대해 카카오톡을 보냈지만, 피해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

(제3 비위사실 관련) 피해자는 위와 같은 일들로 인한 스트레스로 위염이 생겼고 치료를 받게 되었다. 피해자가 몸이 좋지 않은 것을 알게 된 팀장 H이 2, 3차례 점심식사 후 약 30분가량 2층 여경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원고는 2019. 6. 25. 16:00부터 17:00경 사이 인천 동구 S공원 주변에서 거점근무를 하던 중, 피해자에게 "K이 나에게 말하길, 'E이는 팀장이 올라가란다고 올라가는 게 말이 되냐, 기강이 빠져있다'고 말하던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팀장이 왜 너를 특별대우해주는 거냐? 너랑 팀장님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냐? 둘이 썸타는 거 아니냐?"라고 말하고, 피해자가 원고에게 "이성적인 관계를 말씀하시는 것인가요?"라고 반문하자, "어. 당연하지. 그런 것 아니고서야 팀장이 왜 너한테만 잘해주느냐. 너는 네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순진하다. 팀장이랑 너랑 사무실 뒤에서 손을 잡고 있을지, 뭔 짓을 하고 있을지 누가 아느냐. 그리고 네가 몸이 좋지 않아 휴게실에서 쉴 때 팀장이랑 둘이 몰래 무슨 짓을 했을지 누가 아느냐, 사람들이 너랑 팀장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말하고 다닐 것이야. 이건 널 위해서 말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피해자는 원고의 말을 듣기가 거북하고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원고는 사무실로 돌아올 때까지 1시간 이상 같은 말을 되풀이 하였다.

피해자는 피해자와 팀장의 관계를 성적 관계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고, 치욕스러움과 좌절감, 배신감, 다른 남성 경찰관들이 똑같이 생각할 것 같은 두려움,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비유한 것에 대한 큰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

피해자는 돌아가는 차안에서 눈물을 흘렸고, 참으면 안 될 것 같아 21:00경 원고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하였으나, 원고는 도리어 화를 내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피해자는 두려움에 집 주변을 배회하다 지구대장 G에게 전화 걸어 도움을 요청하였고, 같은 날 22:00경 집 근처로 온 G을 만나 그동안 원고와 경장 K으로부터 받은 피해내용을 말하였다. G은 이 정도인지 몰랐다며 자신이 대신 사과하고, 다음날 피해자를 순찰4팀에서 2팀으로 이동시켜 주었다. 그러나 팀 변경 후에도 원고는 피해자를 만나면 "잔챙이, 이 씨발"이라고 들리지 않게 말하며 지나치는 등 피해자를 무시하고 멸시하는 행위를 하였고, 순찰4팀에서 함께 근무하던 N으로부터 전해들은 바, 원고는 팀원들이나 같은 서 직원 등에게 "나는 중부서 여경들과 다 친한데, E 쟤만 미친년이라서 나랑틀어진 것이다.", "내가 잘못했으면 내가 날아갔겠지, 지가 팀 옮기는 것 보면 지가 잘 못한 거 알고 도망간 것이다."라고 말을 하고 다녔다.

피해자는 퇴근 후 O과 P에게 피해내용을 말하자, O이 지구대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했고, P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며 피해자보다 더 화를 냈다. 그리고 팀을 변경하기 전 4팀장에게 원고가 한 말을 언급하자, 팀장 H이 '안 될 놈들이네'라고 말했다.

라)

(제4 비위사실 관련) 피해자가 2020. 2. 인사발령으로 순찰3팀으로 이동한 후 2020. 3. 4. 순찰4팀으로 탄력근무를 나가게 되었는데, 21:00경 C지구대 사무실에서 피해자가 피부과에서 점을 빼고 얼굴에 재생 테이프를 붙인 모습을 본 원고가 "야, E, 너는 결혼한다고 아주 성형으로 다 갈아엎었구나?"라고 말했다. 피해자가 "성형한 것이 아니라 피부과에 다녔습니다."라고 대답하였고, 함께 있던 순경 T이 "어 점 뺀 것 같은 데요."라고 말했으나, 원고는 "우리한테는 그것도 다 성형이야. 뭘 다른 척하고 있어. 얼굴을 아주 다 갈아엎었네."라고 말하였고, 피해자는 과거의 악몽이 떠올라 속이 거북해져 더 말을 하지 않았으나 큰 수치심을 느꼈다.

피해자는 원고의 성희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무력감이 들었는데, 원고가 아무런 반성 없이 당당하게 생활하고, 후배 앞에서 외모를 지적하는 등 피해자를 만날 때마다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여 눈물이 났다. 또한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자가 성형을 했다라고 소문을 낼 것 같아 두려웠다.

원고의 위와 같은 행동은 함께 있던 실습생들이 모두 들었고, 순경 T이 "점 뺀 것 같은데요."라고 말해주기도 하였다. 피해자가 N에게 카카오톡을 피해사실을 호소하자, N이 '뭔 개소리야'라고 대답해주었다.

마)

피해자는 원고의 이 사건 각 비위사실로 인해 고민하던 중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 게시글을 보고 용기를 내어 2020. 4. 22. 인권조사계에 피해사실을 신고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인천강화경찰서 보통징계위원회에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소명서를 제출하는 등 이 사건 각 비위사실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4)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각 비위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상세하여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면 진술할 수 없는 내용이고,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어 신빙성이 매우 높다. 나아가 피해자가 원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발견하기도 어렵다.

또한 피해자는 각 비위사실에 관하여 목격자를 구체적으로 밝히거나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전달한 대상자를 고지하고, 관련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진술을 신빙성을 더하고 있는바, 이는 사실을 진술하지 않고서는 쉽게 가질 수 없는 태도로 보이고, 피해자로부터 피해사실을 들었다는 동료 O, N, P, 지구대장 G, 4팀장 H, 순경 T의 각 진술 내용과 O 등과의 각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피해자의 위 진술에 대체로 부합한다.

원고의 진술 역시 이 사건 각 비위사실에 관하여 일부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고, 특히 제3 비위사실에 관하여는, 다음날 4팀장 H이 팀원들에 대해 노트를 던지고 큰소리를 치면서, 팀원들 사이에 피해자와 H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크게 화낸 사실이 확인되는 등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사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원고는 같은 팀에 있었던 팀장 H과 팀원들에 대한 조사가 없었고, 팀원들이 각 비위사실을 듣거나 보지 못했다고 진술하는 점을 들어 피해자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나, 기록에 의하면, H 등 팀원에 대한 조사가 상당 부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다만 일부 팀원들이 조사 과정이나 사후 원고와의 대화 과정에서 각 비위사실에 대해 듣거나 보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으나, 이는 원고가 팀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영향력, 원고가 경찰공무원으로서 쌓아온 경력과 평소 대인관계에서 보여 온 태도 등에 비추어, 향후 있을지 모를 불이익이나 직장생활에서의 불편 등을 염려하여 진술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사정이 되지 못한다.

원고는 특히 제2 비위사실에 관하여, 같은 날 피해자가 퇴근 후 있었던 팀원들의 북도파출소 관내 인천 옹진군 북도면 구봉산 산행에 참석하여 원고와 둘이서 사진을 찍고 나란히 걷기도 하였고, 친한 모습으로 단체 사진 등을 찍은 것으로 보아<10>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해자가 위와 같은 비위사실을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직장 단체 활동에 참석하지 않거나 원고와의 관계를 달리 할 경우 발생할 불이익을 염려하였거나, 동료들이 불참 원인이나 원고와의 부자연스러운 관계의 원인 등을 캐물을 경우 피해사실이 알려질 것을 염려하여, 위 산행에 참석하여 자연스럽게 행동하였다고 예상할 수 있는 점 등에서 피해자의 위와 같은 행동이 위 비위사실과 반드시 양립가능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징계처분의 사유가 된 이 사건 각 비위사실에 관하여는 피해자의 진술과 이에 부합하는 관련 증거들로 인하여 충분한 증명이 되었다고 할 것이고, 달리 그 사실인정에 있어 위법성을 인정할 사정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 사건 각 비위사실의 부존재를 주장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법리오해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각 비위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음에도 피고가 법리를 오해하여 성희롱임을 전제로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으므로, 위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 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등 참조).

또한,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위 기초사실과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비위사실을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고, 설령 일부 성희롱으로 보기 어려운 비위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비위사실의 위법성 내용 및 정도와 위 징계처분의 경위 등에 비추어 이를 들어 이 사건 징계처분을 취소할 정도의 하자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해자를 처음 만날 당시 경찰공무원 경력 23년차 47세 미혼 남성으로, 순경으로 신규 임용된 피해자(30세 미혼)와는 경력과 나이에 있어 큰 차이가 나고, 직속상관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소위 사수와 부사수의 관계로서 평상시 피해자가 원고의 지시나 말을 거역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각 비위행위는 사무실이나 순찰차 안에서 업무를 준비하거나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져 포괄적 업무관련성이 인정되고, 순찰차에서 이루어진 비위행위의 경우 원고와 피해자만이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이루어져 성폭력 등으로 인한 비위행위의 위험성이 높다.

다)

제1 비위사실에 관하여는, 원고가 피해자를 '잔챙이'라 호칭하는 등 피해자의 업무능력을 심하게 비하하는 태도를 보여 피해자가 모멸감을 느끼고, 상급자이자 사수인 원고를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는 와중에 오빠라고 하거나 오빠라고 부를 것을 강요하고, 피해자를 '온실 속의 화초'라고 하거나 피부와 외모를 평가하는 말을 하는 것은, 피해자로 하여금 부적절하게 원고에 대해 동료 경찰관관계 아닌 이성관계로 대할 것을 유도하는 행위라고 보인다.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그 경위와 행위 태양 및 상황 등에 비추어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한도를 벗어나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해자 또한 원고의 행위에 대해 여성이라는 이유로 하대하고 무시하여 자존감이 낮아져 우울감마저 들었고, 동료로 생각하지 않고 이성적인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수치스럽고 매우 불쾌하였으며, 외모나 관리를 잘해 원고가 출근해서 예쁜 여성과 기분 좋게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라는 뜻으로 이해하였다고 진술하여 위와 같은 판단에 부합한다.

라)

제2 비위사실에 관하여는, 원고가 밀폐된 순찰차 안에서 피해자와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원고의 무시하는 태도에 항의하는 피해자를 상대로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왼손 등을 약 10분간 쓰다듬으면서 좋아한다고 말한 것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 원고의 행위로 인해 강한 거부감이 들었으며 무서워 가슴이 두근거렸고, 원고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얌전히 있어야 하는 사람으로 길들여진 듯한 생각에 비애가 들었다는 피해자의 진술 또한 이에 부합한다.

마)

제3 비위사실에 관하여는, 질병으로 인해 정당하게 휴식을 취한 피해자에 대해, 팀장과 부적절한 성적 관계를 맺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굴욕감을 주는 말을 하였고, 그 내용이 직접적이고 성적 수위가 높으며 피해자를 성적으로 비난할 만한 것이어서 성희롱에 해당한다.

원고에 대해 치욕스러움과 좌절감, 배신감을 느끼고, 다른 남성 경찰관들이 똑같이 생각할 것 같은 두려움,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비유한 것에 대한 큰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는 피해자의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

바)

제4 비위사실에 관하여는, 원고는 단지 점을 뺀 피해자를 상대로 얼굴 성형을 크게 하였다며 사실을 왜곡하고 비난하는 듯한 말을 하여 굴욕감을 주었다. 또한, 원고와 피해자의 그간 관계, 이 사건 각 비위사실의 경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위와 같은 말로 인해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원고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아울러 원고의 성희롱이 반복되어 온 점,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가 회복되지 못한 상태였던 점, 원고가 오랜만에 만난 피해자를 상대로 위 행위를 하였고 관계 회복을 위한 별도의 행위에 나아가지 않은 점 등에서 원고의 위와 같은 말은 단지 성별이나 외모로 인한 차별을 넘어,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해 과거의 악몽이 떠올라 큰 수치심을 느꼈다는 피해자의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

사)

위 각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해 이 사건 각 비위사실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아무런 위법이 없다. 또한, 설령 일부 성희롱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이 사건 각 비위사실은 외모를 평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성을 이유로 한 차별이나 비하행위로서 역시 공무원으로서의 성실의무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하므로, 이를 처분사유로 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것이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누14637 판결,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및 인정사실과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위 보통징계위원회는 피고의 조사 자료와 결과 뿐 아니라 원고와 피해자의 각 소명서를 제출받아 심리하고, 법률가인 외부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고, 구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2020. 7. 28. 총리령 제1632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항, [별표 1]은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 중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에 따른 성희롱'에 대하여 감봉에서 견책의 징계를 하도록 정하고 있고, 구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2020. 9. 25. 경찰청예규 제5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별표 1]은 '품위유지 의무 위반' 중 '반복·상습적이거나 피해자가 다수인 성희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에 대하여 강등에서 정직의 징계를, '그 밖의 성희롱'에 대하여 정직에서 감봉의 징계를 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원고의 이 사건 각 비위행위의 경위 및 태양, 드러나 위법성의 정도와 피해 정도, 각 비위행위 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있기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며 원고가 보인 태도 및 원고의 나이, 경력, 계급, 피해자와의 관계, 그 밖에 제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의결에 따른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 각 시행규칙에서 정한 양정기준을 두루 참작한 것으로서 타당하고, 달리 그 판단을 그르쳤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나)

나아가 원고는 사회의 법질서 유지를 위하여 힘써야 할 경찰공무원으로서, 공직사회에서 성희롱을 포함한 광의의 성폭력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어 온 경위에 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후배 경찰관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성희롱을 저지른 점, 피해자가 이 사건 각 비위행위로 인해 입은 정신적 피해 등이 가볍지 않고, 피해회복을 위한 의미 있는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도리어 원고가 비위행위를 부인하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법으로 그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의 행위가 경찰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정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5.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승일(재판장) 박강균 김석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