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10. 18. 선고 2021나5415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택시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최저임금 적용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 각 입사일 이후로 원고들이 구하는 미지급 임금 기산일 및 퇴직일은 아래 표와 같다.

(생략)

나.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 회사의 사업장 소재지인 인천광역시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됨에 따라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회사의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었다.

다.

피고 회사는 2010년 임금협정 당시 노사가 운행기록장치에 의한 운송수입금과 운행으로 발생하는 모든 수입(이하 ‘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을 전액 납부하고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기초한 성과급제 월급제를 시행하여 왔고, 위 2010년 임금협정 체결 당시 피고 회사와 피고 회사의 근로자대표 사이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월 170시간으로 정하였는데, 이는 그 후 2014. 4. 28. 체결된 임금협정에 따라 1일 5시간 20분, 월 160시간, 2018. 1. 1. 체결된 임금협정에 따라 1일 4시간 36분, 월 138시간으로 각 변경되었다.

라.

원고들은 1의 가.항 기재 재직기간 동안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고 한다)을 피고 회사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을 원고들의 수입으로 하되, 이와 별도로 피고 회사로부터 기본급, 수당 등의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의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의 재직기간 동안 실제로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현저히 초과하는 근로시간 동안 근무하였고,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었음에도 피고 회사가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탈피하기 위하여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 등을 통해 실제 근로시간보다 적은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여 그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온바,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 규정은 모두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각 표 기재와 같이 해당 근로기간 동안 1일 9시간의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과 실제 원고들이 지급받은 기수령 임금의 차액 상당의 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근로계약 당사자인 원고들을 비롯한 운전기사들과 피고 회사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기준근로시간인 1주 40시간 및 1일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는 범위 내에서(제50조 제1항, 제2항) 서로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하여(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그 약정의 소정근로시간 동안 성실히 근무할 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 것으로서,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최저임금법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원고들의 주장이 다소 불분명하지만 변론 전체의 취지상 1일 실제 근로시간이 9시간 내지 10시간으로 상당함에도 피고 회사가 이에 현저히 미달하는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한 것으로서 그와 관련된 임금협정 등에서의 합의는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에 기한 것으로서 무효라는 취지로 선해된다. 그러나 별지 각 표 기재 해당 근로기간 동안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을 확정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1일 9시간에 미달하는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한 피고 회사의 임금협정 등에서의 관련 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에 기한 것으로서 무효라는 점에 관한 원고들의 구체적인 주장․입증도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택시운전근로자들에 대하여 적용되는 소정 근로시간이 1일 6시간에서 1일 4시간 36분까지 순차적으로 단축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인정된 사실만으로는 위와 같은 피고 회사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관련 합의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및 그 단축 관련 임금협정이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택시운전근로자들의 택시 운행시간 중에는 사용자인 피고 회사가 근로자들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②

2013. 12.경 인천지역의 택시 기본요금이 종전의 2,400원에서 3,000원으로 25%, 가산요금이 144m당 100원으로 기존에 비해 17.3% 증가하였고, 피고 회사의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월 만근일이 2018년경부터 종전의 26일에서 25일로 변경되면서 근무일수가 1일 줄어들었으며, 2015년경부터는 택시호출 서비스가 보편화되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대기 운행시간이 줄어드는 등 근무환경에 여러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은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점진적으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의 감소는 위와 같은 근로여건의 변화가 각 임금협정에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사정변경에도 불구하고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원고들의 구체적인 주장․입증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예지희(재판장) 김은경 권비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