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9. 29. 선고 2021노868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E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E의 진술을 주된 증거로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근로자성 인정에 관한 법리(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다77805 판결 등 참조)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근로자인 E의 임금 합계 13,05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1)

피해 근로자는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다음과 같이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①

피해 근로자는 월 500만 원(기본급 450만 원, 경비 50만 원)을 받기로 하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고용되어 2018. 11. 16.부터 2019. 7. 12.까지 일을 하였는데, 2019년 3월까지의 월급은 지급받았으나 이후 2019년 4월경부터 2019년 6월경까지의 임금 합계 13,050,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것이고, 업무의 전체적인 지시는 F 이사가 하였다는 것이다(증거기록 28∼29쪽, 증인신문 녹취서 2∼3쪽). ② 이러한 피해 근로자의 진술 내용은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피해 근로자의 법정 진술 태도, 경위 등에 비추어 이를 신빙할 수 있다.

2)

객관적 자료와 정황 등에 의하면, 피해 근로자는 임금을 목적으로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①

이 사건 회사는 건축주와 사이에 평택시 G 다가구주택에 관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가 위 주택의 신축에 관한 이익 귀속의 주체이고,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 것 외에 따로 주택의 신축에 관하여 이익을 취득하는 것은 없다. ②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월급으로 500만 원(기본급 450만 원, 경비 5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일을 시작하였고, 실제로 2019년 3월경까지의 월급은 지급받았다(증거기록 28쪽).

3)

문자내역, 내용증명 등 객관적 자료와 정황에 의하면, 피고인은 E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인 사실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①

피고인은 2019. 7. 25. 19:00경 피해 근로자에게 "임금을 누가 안 준다고 했어요? 건축주가 잔금을 안 주니 받아서 준다고 했는데도, 언제 주니? 얼마 주니? ... 업체 결제해 줄 돈이 얼마인지 알아보고 임금 드린다고 제가 말씀드렸는데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증거기록 14∼15쪽). ② 이 사건 회사가 2019. 9. 24. 피해 근로자에게 보낸 내용증명(증거기록 20쪽)에 "수신인은 H건설 평택G지구 현장소장으로 내정되어 I호 위 J동에 대하여 책임준공을 원칙으로 6개월간 채용이 되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4)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실질적으로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고, 직접 하도급 업체를 선정하였으며, 업무시간이 자유로웠던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E은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고 변소하나, ① 피해 근로자는 F 이사를 통해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되었고, 실질적으로 F 이사를 통해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업체 선정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업체를 선정한 것에 불과하고, 피해 근로자가 독립적인 지위에서 계약 관계의 주체로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③ 피해 근로자가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회사가 하도급업체에 대한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해 근로자는 근로시간이 7시부터 18시까지라고 진술하고(증거기록 28쪽), 근로자가 불성실한 태도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하여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는 점, 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앞서 본 문자메시지, 내용증명 등 객관적 자료와 정황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피해 근로자를 스스로 근로자로 인정하였던 피고인의 선행 행위와 모순되어 쉽사리 수긍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5)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와의 위임계약이 2019. 3. 25. 당연 종료되었다고도 변소하나, 피해 근로자가 피고인의 근로자인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고, 달리 피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이 2019. 3. 25. 만료된 것으로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6)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로 인하여 상당한 손해를 입었으므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변소하나,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초과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인바(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거나 임금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E은 피고인과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E은 피고인의 공사현장에서 2018. 11. 16.부터 2019. 7. 12.까지 근무하였고, 피고인은 E에게 2018. 11.부터 2019. 3.까지 총 5개월 동안 매월 급여 명목으로 450만 원 가량을 지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비 등 경비는 피고인이 부담하였다(증거기록 28∼29, 33∼40쪽, 공판기록 40쪽). 이처럼 E은 현장소장 업무에 대한 대가로 월 급여 500만 원(기본급 450만 원, 경비 5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였을 뿐 공사의 진행 및 그 수익성에 따른 별도의 이윤을 취득할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았고, 공사 지연 및 하자 발생에 따른 손실도 피고인이 부담하였다고 보인다.

2)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은 2019. 7. 25. E에게 "임금을 누가 안 준다고 했어요? 건축주가 잔금을 안 주니 받아서 준다고 했는데도…. 업체 결제해 줄 돈이 얼마인지 알아보고 임금 드린다고 제가 말씀드렸는데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떡합니까?"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고(증거기록 14∼15쪽), 피고인이 2019. 9. 24. E에게 발송한 내용증명서에도 "수신인은 H건설 평택G지구 현장소장으로 내정되어, I호 위 J동에 대하여 책임준공을 원칙으로 6개월간 채용이 되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바(증거기록 20쪽), 피고인도 E을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E에 대하여 출근부나 인사기록카드가 작성된 바 없어 공사현장에서 출·퇴근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E의 근무형태가 현장공사 업무인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설령 피고인의 주장대로 E이 평택시 G 공사에만 국한하여 단기간 근무한 것이라거나 E에게 출·퇴근의 자유가 인정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E이 피고인으로부터 다달이 월급을 받은 이상 피고인과 E의 관계는 그 실질에 있어 E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에 해당하고, 이를 들어 피고인과 E 사이 체결된 계약을 위임계약이라고 볼 수는 없다.

4)

그렇다면 E은 현장소장으로서 피고인을 대신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을 관리하면서 현장작업을 진행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공판기록 34∼35쪽). 그리고 아래에서 보는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F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나와 공사의 진척정도 등을 확인하고, 이에 관한 지시를 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이 E의 업무에 대하여 일일이 근태와 업무내용 등을 보고받거나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E에게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E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F 이사가 공사현장을 전체 관리하는 자이고, G지구 사무실에 있는 모습을 수시로 보았다", "작업 지시는 F이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35∼36, 39∼40쪽).

②

이와 관련하여 당심 증인 F은 "당시 P이라는 웹을 개발하여 건축 중개일을 하였고, 주식회사 D의 직원이 아니기에 공사와 관련한 권한이 없었으며, 공사현장에 E을 관리·감독하는 사람이 없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 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3쪽).

③

그러나 F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F은 건축주로부터 불만사항을 전해들은 뒤로 E에게 "이미 준공날짜가 다 지났기 때문에 여기서 더 지연되면 건축주가 화낼 테니 최대한 빨리 부탁한다"는 취지로 자주 말하였고(위 녹취서 6∼7쪽), 한 번씩 공사현장을 확인하기도 하였다(위 녹취서 3쪽).

④

나아가 F은 피고인의 처남이자 건축주와 피고인 사이에서 평택시 G 공사계약을 중개하고, E을 피고인에게 소개한 자인데(위 녹취서 2, 5쪽), 이 사건 공사현장인 평택 G지구에 있는 이 사건 회사 사무실을 공유하면서 주 4∼5일 출근하였는바(위 녹취서 6쪽), 당시 이 사건 회사의 이사로 등재된 상태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이 사건 회사를 대신하여 E을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보인다.

⑤

F은 당심 법정에서 "(E이 하도급자 선정에 재량이 있어서 자신의 지인들을 통해 공사를 하였으며 직접 하도급업자들을 관리·감독하였냐라는 질문에) 피고인이 목수, 도배, 장판, 창호, 싱크대 등 여러 가지를 지인들을 통해 공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위 녹취서 3쪽), F의 위 진술을 제외하고는 E이 독립하여 자체적으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그리고 설령 E이 여러 지인을 통해 공사를 진행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E이 현장소장으로서 위 공사에 관여하게 되면서 자신이 아는 공사업자를 통해 작업을 진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불리한 여러 정상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후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발견할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전과 관계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철(재판장) 이수민 해덕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