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6. 1. 13. 선고 2022가합59669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주택건설업, 인테리어 설계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D은 원고의 대표이사이다.

2)

피고들은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들로서, 부부 관계이다. 피고 B은 원고의 대표이사인 D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원고의 운영 업무를, 피고 C은 원고의 현장 시공 업무를 각 담당하다가, 2021. 9.경 퇴사하였다.

나.

관련 사건들의 경과

1)

피고들은 2022. 4. 4. 원고를 상대로 체불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2가합402652), 위 법원은 2023. 11. 29. '원고는 피

고 B에게 103,666,834원, 피고 C에게 71,684,835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23. 12. 21.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민사 사건'이라 한다).

2)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피고들의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총 5건의 가압류결정을 받았는데(인천지방법원 2022카단1714, 2022카단1722,2022카단1723, 2022카단30035, 2023카단111027), 피고들은 위 각 가압류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23. 3. 29. '피고 B은 2015년경부터 2021년경까지 개인 금융계좌로 원고의 공사대금을 송금받은 다음, 그 공사대금 중 상당 부분을 원고를 위하여 사용하거나 원고에게 지급해 왔는바, 피고들이 불법영득의 의사를 가지고 원고의 청구금액을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원고의 규모나 매출현황, 영업내용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대표이사나 임직원들은 원고의 공사대금이 상당한 기간 동안 개인 금융계좌로 송금되는 것을 어느 정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등의 이유로 피보전권리의 존재 및 그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위 2022카단1722호 가압류결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가압류신청을 기각하는 등, 위 5건의 가압류결정을 모두 취소하고 원고의 가압류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통틀어 '관련 가압류 사건'이라 한다).

3)

원고의 대표이사 D은 피고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인천광역시경찰청은 2023. 5. 5. '관련 계좌 거래내역이 피고 B의 주장과 부합하며, 피고 B의 개인 계좌에 원고의 돈이 이체된 사실만으로 원고의 자금을 개인 용도로 소비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체 금액 중 횡령 금액을 특정하는 것도 어렵다. 피고 B과 D의 관계, 피고 B이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한 기간, 피고 B에게 원고의 자금 관리를 위임하였던 사실 등에 비추어 개인 계좌 혼용에 대하여 D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등의 이유로 증거가 불충분하여 혐의가 없다고 보아 피고들에 대하여 불송치결정을 하였다(이하 '관련 형사 사건'이라 한다)<2>.

4)

한편, D은 피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근로기준법위반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고단1420), 위 법원은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D에 대하여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24. 8. 2. 확정되었다(이하 'D 관련 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본 사건의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4, 10,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병합 사건의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피고들의 횡령행위

1)

2017년~2018년

피고들은 원고의 직원으로서 원고의 공사대금을 개인 계좌로 수령할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고객들로 하여금 원고의 법인 계좌가 아닌 피고 B 또는 경리직원 E의 개인 계좌로 공사대금을 입금하게 하여, ① 위 각 계좌에서 직접 하도급대금등을 집행하고 남은 금액을 반환하지 않는 방법, ② 위 돈을 원고 계좌로 송금한 후 하도급대금 등을 집행하고 남은 금액을 다시 피고 B 또는 E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법, ③ 위 돈을 원고의 대표이사 D의 계좌로 송금한 후 하도급대금 등을 집행하고 남은 금액을 다시 피고 B 또는 E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법으로 원고의 자금을 횡령하였다.

2)

2019년~2021년

피고 B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원고의 자금을 횡령하였고, 피고 C은 피고 B의 남편으로서 관련 모든 업무를 함께 처리하였으므로 횡령을 공모하였거나 최소한 방조하였다.

①

공사대금 횡령: 피고 B은 원고의 직원에 불과하여 원고의 고객들로부터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또는 제3자의 계좌로 원고의 공사대금을 지급받았으며, 이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이를 원고의 회계장부에 기재하지도 않았다.

②

회사 공금 횡령: 피고 B은 회사 공금을 가수금 변제 등의 명목으로 무단 인출하였으며, 또한 피고들 소유 부동산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회사 공금에서 지출하였다.

③

법인카드 사용 횡령: 피고 B은 주말이나 휴가 중에도 원고 업무와 관련없는 용도로 원고 법인카드를 사용하였다.

나.

손해의 범위

피고들이 위와 같이 횡령한 금액에 피고들이 원고 또는 D에게 반환하거나 원고를 위하여 사용한 금액을 반영하여 정산하여 보면, 아래 각 표 기재와 같이 원고는 피고들의 횡령으로 인하여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합계 713,641,500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합계 2,088,181,045원의 손해를 입었다.

<3>3. 판단

가.

살피건대, 피고 B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본인 및 남편인 피고 C, 동생인 H, 원고의 경리직원이었던 E의 각 개인 계좌(이하 '피고 등 계좌'라 한다)를 통해, 또는 현금 및 수표로 원고의 공사대금을 수령한 사실, 피고 B이 위와 같이 수령한 공사대금 중 일부를 원고 또는 D의 계좌로 송금하거나, 하도급업체들에게 직접 지급한 사실, 위 기간 동안 원고 또는 D의 계좌에서 피고 B의 계좌로 상당한 금액이 이체된 사실,2019. 9.경 원고 계좌에서 피고들 소유 부동산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대금 중 일부가 지급된 사실, 피고 B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사이에 주말이나 휴가 중에도 원고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 피고들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부동산을 각 1/2 지분씩 공유하고 있고, 위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528,000,000원, 채무자 주식회사 I,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F으로 된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는데, 주식회사 I은 대표이사가 피고 B이고, 사내이사가 피고 C인 회사로 피고들이 동업하는 회사인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본 사건의 갑 제2 내지 60호증, 병합 사건의 갑 제2, 4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나.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자금을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 B은 2016년경부터 2021. 9.경 퇴사하기 전까지 원고의 대표이사인 D으로부터 원고의 전반적인 운영 업무를 위임받았고, 그 일환으로 원고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원고의 공사대금을 피고 등 계좌로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들의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횡령금액 중 공사대금 횡령액이 약 61억 원, 무단 인출액이 약 43억 원인데, 원고는 이미 그중 약 76억 원 상당이 원고 또는 D에게 반환되거나 원고를 위하여 사용된 금액임을 자인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의 기간을 살펴보면 오히려 피고 B의 계좌에서 원고와 관련된 출금액이 입금액보다 약 5억 9,000만 원 정도 더 많다는 회계분석자료를 제출하였는데, 원고는 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

②

원고가 2020. 11.경 원고와 인테리어 공사계약을 체결한 G에게 전송한 공사대금 입금 안내 문자메시지에도 원고의 법인 계좌번호가 아닌 피고들 및 H의 개인 계좌번호가 안내되어 있다. 원고는 이전부터 이처럼 원고의 직원 등 제3자의 계좌를 통해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지급받아 온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위와 같은 사정들에 원고의 영업 내용, 규모 및 방식, 원고와 피고들의 관계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피고 등 계좌로 원고의 공사대금을 수령하거나 원고 또는 D의 계좌에서 피고 B의 계좌로 상당한 금액을 이체한 사실 등에 관하여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고, 나아가 원고의 주장 외에는 위와 같은 원고 자금의 입출금 행위가 피고들이 권한없이 저지른 횡령행위임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정황이 없다.

④

원고가 이 사건에서 주장하고 있는 피고들의 횡령행위와 관련하여, 관련 가압류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들에 대한 가압류결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가압류신청을 기각하였고, 관련 민사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관련 주장을 배척하였으며, 관련 형사 사건에서 경찰은 증거가 불충분하여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에 대하여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⑤

횡령행위를 포함한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 행위와 손해발생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는바, 원고의 주장과 같은 피고들의 공사대금 수령, 원고 자금 인출, 법인카드 사용 등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들이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원고의 자금을 횡령하였다고 추정된다거나, 피고들이 위 금원의 적정한 용도를 주장·입증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다38692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2272 판결 등 참조).

⑥

한편, 피고 C의 경우 피고 B의 남편이라는 점 외에 실질적으로 원고 주장과 같은 피고 B의 횡령행위에 어떠한 방식으로 가담하였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증명이 부족하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이후, 관련 형사 사건에서 원고의 고소대리인이었다가 사임한 법무법인 동인이 이 사건에서 피고의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되어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1호의 수임제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변론재개를 신청하였다. 변호사법 제31조 제1호의 규정에 위반한 변호사의 소송행위에 대하여는 상대방 당사자가 법원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그 소송행위는 무효이고 그러한 이의를 받은 법원으로서는 그러한 변호사의 소송관여를 더 이상 허용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지만, 다만 상대방 당사자가 그와 같은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소송행위는 소송법상 완전한 효력이 생기는 것이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다1555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의 소송대리인은 이 사건 소송을 통해 쉽게 확인이 가능하므로 원고가 이 사건 변론종결시까지 피고의 소송대리인이 누구인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데, 원고가 이 사건 변론종결시까지 이 점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한 바 없었으므로, 원고로서는 그 수임제한규정 위반을 내세워 피고 소송대리인의 소송행위에 대하여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변론재개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민(재판장) 강수희 나경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