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3. 11. 8. 선고 2022나78633 판결

2022

주문

1.

피고(반소원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라는 상호의 사업장을 실제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2015. 5. 25.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피고에게 2015. 6. 1.부터 2021. 12. 31.까지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하였다.

나.

원고는 2022. 2. 25.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를 관할 고용노동청에 진정하였고, 2022. 3. 17. 근로감독관으로부터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20,205,241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다.

이후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로 약식기소 되었고, 법원은 2022. 4. 12. 피고에 대하여 '피고는 위 사업장에서 근로한 원고의 퇴직금 20,205,241원을 당사자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벌금 2,500,000원의 약식명령(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2고약2214호)을 하였으며, 피고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을 제1호증에 대하여, 원고의 인영 부분에 다툼이 없어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원고는 이 문서가 피고에 의하여 위조된 것이라고 항변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원고는 피고와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한 적이 없다. 원고는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였으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현재까지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20,205,241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2015. 5. 25.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급여와 별도로 원고가 부담하여야 할 근로소득세, 4대 보험료 등(이하 '근로소득세 등'이라 한다)을 대신 납부하고, 여건에 따라 추가로 임의의 돈을 지급(이하 '추가 지급분'이라 한다)하는 대신 퇴직 시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위 합의는 퇴직금 분할 약정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그동안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초과 지급받은 금액 합계 40,770,634원(= 근로소득세 등 27,128,810원 + 추가 지급분 13,641,824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위 부당이득금은 원고의 퇴직금 중 1/2 한도 내에서 상계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위 부당이득금 채권으로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채권 467,765원 및 미지급 퇴직금 채권의 1/2인 10,102,620원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결국 원고는 피고에게 위와 같이 상계되고 남은 부당이득금 30,200,249원[= 40,770,634원 - (467,765원 + 10,102,620원)] 중 피고가 구하는 30,130,267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20,205,24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2)

퇴직금 분할 약정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6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원고가 부담하여야 할 근로소득세 등을 피고가 원고 대신 부담하였고, 원고는 위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정액의 돈(월 300~350만 원, 추가 지급분에 따라 많게는 520만 원까지 지급되기도 함)을 급여로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원고의 근로소득세 등을 대납하고 일부 금원을 추가 지급하는 대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원고의 근로소득세 등을 대납하고 일부 금원을 추가 지급하는 대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을 제1호증)에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월 급여에는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 '퇴직금 대신 근로소득세 등을 대납해준다' 또는 '근로소득세 등 및 추가 지급분을 퇴직금으로 본다'는 등 피고가 주장하는 위 합의의 내용을 비롯하여 퇴직금 관련 약정을 인정할 어떠한 기재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2)

오히려 위 근로계약서 제10항은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이라고 정하고 있다.

나)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액수가 특정되는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은 20,205,241원인 반면,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금액은 40,770,634원이다. 그리고 피고는 매월 144,160원 내지 532,540원의 근로소득세 등을 대납하였으며, 급여와 별도로 원고에게 500원 내지 2,200,000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는데, 피고가 매월 분할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나 비율이 미리 특정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이는 근로소득세 등만으로 한정하여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 상당액은 임금과 구별되는 실질적인 퇴직금의 지급이라기보다는 임금보전으로서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퇴직금 포기에 관한 약정이 무효로 되는 경우에 근로소득세 등 대납에 관한 약정이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기 어렵다). (2) 피고가 원고에게 급여명세서 내지 급여대장을 교부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는데, 원고로서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의 액수조차 알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원고가 주 6일, 하루 평균 10시간가량 근무함에도 근로계약서상 피고는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정한 점, 원고가 단순 일용직 근로자가 아닌 밀링 기능사 자격을 보유하여 밀링 업무를 수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에 의하여 대납된 근로소득세 등이 공제된 원고의 급여가 당시 최저임금을 상회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이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피고는 상시근로자수가 5인 미만이라고 주장하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상시근로자수가 5인으로 인정된다. 또한 동일 지역 밀링공 구인광고(을 제13호증)에는 '초보, 성과·퇴직금 별도, 주 5일'을 전제로 연 3,700만 원 이상의 급여를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어, 원고의 급여가 동일 직종의 다른 근로자에 비해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결국 피고의 퇴직금 분할 약정 관련 주장은 이유 없고,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상계항변은 더 나아가 살피지 않더라도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20,205,24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부터 14일이 경과된 2022.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근로소득세 등 및 추가 지급분을 지급하는 대신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반소청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더라도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조정래(재판장) 윤정인 송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