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3. 7. 7. 선고 2022노2984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사실오인, 양형부당)

피고인은 피해자 E에게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하여 업무상주의의무를 게을리한 사실이 없다. 설령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원심의 형(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양형부당)

원심의 형(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 A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주장하였고,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1)

피해자 및 근로자 F의 수사기관 진술 등에 의하면, 피해자는 평소 떡 반죽 작업을 하였고, 반죽을 마치고 나면 떡 성형기가 있는 곳으로 가서 종종 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 A은 사업주로서 피해자의 떡 성형기 사용과 관련하여 안전교육을 하고, 떡 성형기에 외국인 근로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경고표지를 부착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하였어야 하나, 그와 같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2)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매월 1회 작업시간 전 아침에 실제로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였으나 피해자를 포함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주 지각하여 안전보건교육에 참여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주장하나, 사업주로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계를 다루는 근로자들에게 빠짐없이 교육 또는 경고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다하지 못한 이상 피고인 A이 피해자에 대하여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3)

변호인은 떡 성형기가 놓여있는 바닥 테두리에 노란색 선을 그어 위험한 기계라는 표시를 하였으므로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였다고도 주장하나, 그것만으로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안전조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당심의 판단

이에 더하여,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인 A은 냉동․냉장식품, 떡류 등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였다. 따라서 피고인 A은 산업재해 예방계획의 수립에 관한 사항, 근로자의 안전․보건교육에 관한 사항, 작업환경의 점검 및 개선에 관한 사항 등을 총괄하여 관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산업안전보건법 제15조).

2)

이 사건 회사는 90여 명이 근무하는 중소 규모의 기업이다. 떡 제조의 경우 공정별로 작업자가 있으나, 현장의 특성상 주업무를 마친 근로자가 인력이 부족한 업무에 투입되어 일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피고인 A도 그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한편 피해자는 태국 국적의 외국인이고, 한국어를 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피고인 A은 외국인 근로자인 피해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피해자가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기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지를 작성하여 부착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계에 의한 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경고하였어야 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안전조치가 이루어졌다고 볼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3)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주업무는 반죽실에서 원재료를 배합하는 것이었고, 이는 단시간에 끝나는 간단한 작업이다. 피해자는 주업무를 마치고 나면 그때그때 다른 업무에 투입되곤 하였고, 이 사건 당일에도 반죽실에서 배합을 마친 다음 떡 성형기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피고인 B을 도와 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피해자는 당시 떡을 만드는 작업장에서 일한 지 1달 정도 된 상태였고, 떡 성형기를 이용한 작업은 일주일에 1~2회 하는 것이어서 피해자가 해당 작업에 숙련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떡성형기의 떡메함은 내부에 설치된 이중스크류가 맞물려 돌아가며 떡메로 떡을 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기계이고, 떡 반죽은 끈적이고 잘 달라붙는 재질이어서, 위 기계나 반죽에 신체를 가까이 할 경우 이중스크류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사전에 외국인 근로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업무지시를 하고, 위험을 경고하는 등 안전교육을 할 필요성은 더욱 컸다. 그러나 그러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는 간단한 단어와 몸짓만으로 피고인 B과 의사소통을 하며 작업을 하다가 한쪽 팔이 이중스크류에 빨려 들어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하였다. 이러한 사고는 예견할 수 있었고, 주의의무위반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

3.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 A은 사업주이자 안전관리총괄책임자로서, 피고인 B은 안전관리담당자로서 외국인 근로자인 피해자에게 안전교육을 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였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상해를 입은 점, 피고인들에게 동종전과가 없고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한 피해자의 과실도 작지 않은 점, 피해자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지급하여 보상처리가 이루어진 점,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피고인들이 기계에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한 점 등을 고려하여 위와 같이 형을 정하였다.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에 별다른 사정변경이 없고, 피고인들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원용일(재판장) 이주일 김연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