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및 관련 사단법인의 지위 등
사단법인 C(이하 ‘연합회’라 한다)는 D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의 각종 복지, 교류, 지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피고는 연합회의 2018. 10. 2.자 총회에서 제7기 회장(이사장)으로 당선되어 2018. 10. 29.부터 연합회의 대표권 있는 이사로 재직한 사람이다. 원고는 연합회의 회원으로 연합회의 2018. 10. 4. 제7기 제1차 임시이사회에서 연합회의 사무국장으로 임명동의를 받아 사무국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가 연합회에 소속되어 있던 시기에 피고를 비롯한 연합회 임원진은 D 유공자들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위한 입법을 추진하는 사업을 하였고, D 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에 대한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법률(이하 당사자들의 지칭을 따라 ‘기념사업법’이라 한다)이 2020. 6. 9. 법률 제17436호로 제정되어, 2021. 6. 10. 시행되었다. 기념사업법에 의하여 연합회는 2022년 정부예산 124,000,000원을 지원받았다.
피고의 이사장 지위 상실 및 인수인계
E, F, G은 ‘2020. 10. 21. 제8기 제11차 서면결의총회에서 피고를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결의가 없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 이사장선임결의 부존재 확인을, 예비적으로 이사선임결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95979호). 또한 위 3인은 피고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1. 1. 14. 이를 받아들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95979 사건의 판결 확정시까지 피고는 연합회의 대표권 있는 이사로서의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결정을 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카합22173호). 위 가처분결정에 대하여 피고가 이의하였는데(서울중앙지방법원 2021카합20537호), 2021. 5. 13. 원결정이 인가되었고, 같은 날 ‘피고의 직무집행정지기간 중 연합회의 대표권 있는 이사 직무대행자로 H을 선임한다’는 직무대행자 선임결정이 이루어졌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카합20550호).
피고는 2021. 5. 18. H 이사장 직무대행자에게 인감도장, 직인, 통장, 법인카드, 장부 일체, 서류 일체, 회의록, 집기부품 등 연합회 이사장 업무를 인수인계하였다. 한편 앞서 본 이사장선임결의 부존재 등 확인청구사건에서 ‘연합회의 2020. 10. 21.자 총회에서 피고를 대표권 있는 이사로 선임한 결의는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판결이 2021. 12. 1. 선고되어 그 무렵 확정되었다.
원고에 대한 제명처분
연합회는 2021. 12. 30.자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하여 회원 제명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다. 이후 연합회는 위 징계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을 가능성을 인지하고 2022. 1. 26.자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한 회원 제명의 징계처분을 다시 의결하였다. 원고는 후행회원제명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604).
원고의 연합회와 피고에 대한 임금지급청구 등
원고는 2021. 6. 16.과 2021. 10. 1. 피고와 연합회 이사장을 상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2. 2. 8.과 2023. 1. 13. “원고가 연합회와 근로시간, 임금 등 주요 근로조건에 관해 약정한 사실이 없는 점, 원고가 수행하였다고 하는 업무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연합회의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가 과거 ‘기능기부자’, ‘무보수 봉사자’로 일하기로 약속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여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 근로기준법 소정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각 진정사건을 행정종결 처리하였다.
원고는 연합회를 상대로 40개월분의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39421호),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3나31258호 항소기각, 대법원 2024다218275호 상고기각).
한편 원고는 피고가 소견서(갑 제9호증, 이하 ‘이 사건 소견서’라 한다)를 허위로 작성하고 이를 행사하여 원고가 연합회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2차례에 거쳐 사문서변조, 사문서부정행사죄 등으로 고소하였는데, 검찰은 이에 관하여 모두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음, 갑 제1 내지 3, 9, 13, 20호증, 을 제1 내지 7, 12, 16, 20, 32, 3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① 원고를 채용한 자로서 원고와 사이에 ‘기념사업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연합회에서 근무를 시작한 때로 소급하여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조건부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를 후임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로 인수인계하지 않고 ② 원고와 연합회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며 ③ 이 사건 소견서를 허위로 작성함으로써, 원고에게 원고가 연합회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과 퇴직금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계약직 행정보조원 월급 2,500,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2018. 10. 4.부터 2021. 12. 1.까지 근무기간 38개월분의 월급과 퇴직금을 더한 102,500,000원[= (월 2,500,000원 × 38개월) + (월 2,500,000원 × 3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판 단
논점의 정리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성립하였는지 판단하기 위하여, 피고가 원고가 주장하는 각 위법행위를 하였는지 본다.
피고가 원고와 조건부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인계하지 않았는지 여부
계약이 당사자 간 의사 합치만으로 성립함은 원고의 주장과 같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조건부임금지급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는지 살핀다.
갑 제11호증은 연합회 제7기 이사들 중 일부가 피고와 연합회의 이해가 상충하던 상황에 임의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여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가 없는 이상 믿기 어렵다.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봉급 얘기는 국회법안 통과시까지 약속을 지킵시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 문구는 ‘국회 법안 통과 시까지 봉급을 받지 않기로 한 약속을 지킵시다’로도 해석할 수 있는 등 의미가 불분명하고 다의적이다.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연합회의 2018. 12. 31.자 이사회 또는 간담회에서 ‘사무국장 보수문제는 기념사업법 통과 후 이사회에서 우선적으로 논의한다’는 취지로 의결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기념사업법 통과 이후에 이사회에서 논의와 의결이 이루어졌다는 정황이 보이지 않고, 위 의결내용을 기념사업법이 통과되면 사무국장 임명 시로 소급하여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의미로 확대하여 해석할 근거도 전혀 없다.
결국 위 각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조건부임금지급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원고와 피고 사이에 조건부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가 이를 인계하였는지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피고가 원고와 연합회 사이 근로계약서 작성할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원고는 피고가 근로계약법과 전례에 따라 원고와 연합회 사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를 차례로 살핀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해야 하고(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그에 대한 증명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사회에서 원고에게 보수를 지급하기로 결의하는 등 원고가 연합회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을 구체적인 근거가 존재하였다는 사실 및 원고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있어 연합회를 위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소정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음은 기초사실에서 보았다. 위 법리에 비추어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원고의 불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바,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원고와 연합회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의무를 부담하였다고 할 수 없다.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연합회가 일부 직원 등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임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갑 제5호증에 기재된 직원들은 대부분 관리인, 사무장, 실장 등 연합회에 고용된 직원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반면, 원고는 연합회의 사무국장 지위에 있었다. 원고는 갑 제5호증 제13면의 기재에 의해 당시 사무국장을 겸임하던 상근이사 H에게 급여가 지급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주장하나, 당시 H이 사무국장을 겸임하는 상근이사 지위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고, 가사 당시 H이 사무국장을 겸임하는 상근이사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연합회와 H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가 제출되지 않았을 뿐더러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에 비추어 사무국장 지위에 있었다는 사유만으로 원고와 H이 연합회와 동일한 법률관계를 형성하였을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연합회 이사회에서 ‘사무국장 보수문제는 기념사업법 통과 후 이사회에서 우선적으로 논의한다’고 의결하였음은 앞서 보았는데, 이 사실에 비추어 보면 연합회에서 원고의 보수는 다른 직원 및 구성원들과 별도로 취급되었다고 사료된다. 따라서 위 증거만으로 피고가 전례에 따라 원고와 연합회 사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가 이 사건 소견서를 허위로 작성하였는지 여부
피고가 이 사건 소견서를 허위로 작성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원고의 대화를 녹취한 갑 제10호증이 있을 뿐이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소견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나아가 법원이 원고가 연합회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지급청구의 소에 대하여 청구기각판결을 선고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원고가 피고와 연합회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각 진정사건에 대하여 행정종결 처리를 하는 데 이 사건 소견소가 유일하거나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소결론
피고가 원고가 주장하는 각 위법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성대
각주1) 원고의 주장이 일관되지 않으나, 2024. 5. 27.자 준비서면과 2024. 6. 18.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원고는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연합회 근무기간 중 38개월에 해당하는 급여 및 퇴직금 합계 102,500,000원을 지급받지 못한 손해를 입은바, 피고는 원고의 손해를 보존해 주어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으로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