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4. 6. 20. 선고 2023가단22766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B에게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5. 10.부터 2024. 6. 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A의 청구 및 원고 B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A이,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90%는 원고 B이, 1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A은 유기견 입양 및 분양서비스를 하는 D 인천점의, 원고 B은 D 일산점의 각 대표로 근무하였고, 원고들은 그밖에 D의 서울, 인천, 경기 지점들을 같이 운영하였다. 피고는 2020. 3. 12. 원고 A과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근무하다가 2021. 6. 1.경부터 원고 B이 운영하는 D 일산점 점장으로 승진하여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20. 3. 31. 아래와 같은 내용의 비밀서약서 및 서약서(이하 ‘이 사건 각 서약서’라 한다)에 각 서명하였다.

다.

원고들은 D 실무자들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하 ‘이 사건 대화방’이라 한다)을 만들어 사용하였고, 피고도 이 사건 대화방에 참여하고 있었다. 피고는 2023. 2. 17.부터 19.까지 이 사건 대화방에서 대화한 내용(이하 ‘이 사건 자료’라 한다)을 캡처하여 D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E에게 위 대화내용을 보내주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5, 1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1)

피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밀유지 및 손해배상이라는 규정을 확인하였고, 이 사건 각 서약서에 각 서명하였음에도 경쟁업체를 운영하고 추가로 개점하려고 준비하던 E에게 실무진만 접근이 가능한 카카오톡 대화방의 대화들을 유출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유출행위로 같은 영업지역 내에서 원고들의 경쟁업체가 개점하는 것을 도왔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계약 위반을 이유로 재산상 손해 25,000,000원, 정신적 손해 5,000,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3호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1조에 의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설령 피고가 유출한 정보가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의 데이터부정사용행위에 해당하고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한 이상 피고는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이와 같은 행위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가 유출한 정보는 D의 매출자료로 이는 영업비밀이라 볼 수 없고, 피고의 유출행위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다.

3.

판단

가.

영업비밀 유출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 것인데,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것은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정보 보유자가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12528 판결 등의 취지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피고가 E에게 보낸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7,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E에게 이 사건 대화방에 있는 약 2주<1> 정도의 D의 각 지점의 방문예약, 입소예약, 보험, 개별용품 판매 등 매출자료를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약 2주간의 각 지점별 매출 자료에 불과하여 이러한 자료만으로는 정보 보유자인 원고들이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원고들이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독립적 경제적 가치를 지닌 정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유출한 자료가 영업비밀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근로계약 위반에 관한 판단

1)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본 증거들, 갑 18,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E은 D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후 2022. 12.경 원고들과 경쟁업체인 F 인천청라점을 개점하여 운영한 사실, E이 F의 새로운 지점을 개점하려고 하였던 사실이 각 인정되고, 피고가 포함된 이 사건 대화방은 각 지점의 실무자들이 업무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만든 사실, 피고는 ‘업무와 관련된 기밀사항 및 중요사항은 외부에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한 사실, 피고가 E에게 약 2주 정도의 D의 각 지점의 방문예약, 입소예약, 보험, 개별용품 판매 등 매출자료를 보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원고들이 운영하는 D의 매출자료는 D의 영업에 관한 중요사항이라고 판단되고, 피고가 이를 경쟁업체를 운영하는 E에게 유출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D의 중요사항을 외부에 누설함으로써 근로계약을 위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근로계약 위반을 인정하는 이상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의 데이터부정사용행위 주장이나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주장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않는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서약서의 영업비밀과 중요사항은 사업자의 의사에 따라 영업비밀이나 중요사항이라고 해석될 수 있고 피고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하고, 사실상 근로를 계속해야 하는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이 규정이 D의 기밀사항과 중요사항이 아님에도 원고들이 기밀사항, 중요사항이라고 하는 경우까지 손해를 배상해야한다는 취지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민법 제103조가 규정하는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거나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손해의 발생 여부 및 범위에 관한 판단

1)

재산상 손해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가 E에게 이 사건 자료를 넘겨주어 D 인천점의 매출이 2022년에 비하여 2023년에 현저하게 하락하였고, E이 2023. 6.경 F 안양점을 개점하여 D 안양점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그로 인한 손해 25,000,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7, 18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D 인천점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도 256,364,888원, 2021년도 110,491,541원으로 2021년도에 전기보다 145,873,347원이 감소하였고, 2022년도에는 120,997,605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다. D 인천점은 피고가 이 사건 자료를 유출한 2023. 2. 17.경 이전인 2021경부터 이익이 감소하다가 2022년도에는 손실이 발생하였고, 2023년에도 계속 손실이 발생하여 2023. 8. 31.경 폐업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으로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자료를 유출한 것과 D 인천점의 수익감소와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자료는 2주 정도의 매출자료에 불과하고, 이 사건 자료에 의하면 2023. 2. 17.경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지점은 수원점, 일산점, 잠실점, 경기광주점, 부천점, 용인점, 강남점, 천안점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E은 2023. 4. 18.경까지도 안양과 안산 중 어느 곳에 추가로 개점할지 정하지 않았다가 2023. 6.경에야 D 안양점을 개점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으로 볼 때 E이 이 사건 자료를 토대로 F 안양점 개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

D 안양점의 당기순손실은 2021년 –121,727,174원이고, 2022년 58,402,912원으로 피고가 이 사건 자료를 유출하기 전인 2022년도에 이미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던 사정으로 볼 때 피고의 이 사건 자료의 유출로 인하여 D 안양점의 이익이 하락하였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

2)

정신적 손해에 관한 판단

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이 사건 자료를 경쟁업체를 운영하는 E에게 유출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중요사항 누설금지 약정을 위반한 점, 피고는 이 사건 자료를 유출할 당시 E이 F 인천청라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이 사건 자료를 유출한 당일 근무를 중단하여 원고 B의 D 일산점 운영에 혼란을 야기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B이 피고의 이 사건 자료 유출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상응하는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원고 A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위 행위로 인하여 원고 A이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A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이 사건 경위와 피고의 계약위반 내용 및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피고가 원고 B에게 지급할 위자료의 액수를 1,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에게 위자료로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2>인 2023. 5. 1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4. 6.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A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원고 B의 청구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희

각주1) 2023. 6. 14.자 답변서에 의하면, 피고는 E에게 약 2주 정도의 매출자료를 보내주었다고 인정하였다.

각주2) 계약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진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