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안산시 단원구청 C과장을 역임하고 퇴직한 사람이다.
피고는 부동산 개발 및 컨설팅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부동산개발 및 재개발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D(2023. 12. 4. 상법 제520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해산간주 되었다, 이하 'D'라 한다)의 대표이사인 E이 피고의 실질적 대표자이다.
D는 2017. 6.경 집합건물인 안산시 단원구 F 건물(이하 '기존 건물'이라 한다)을 지하6층, 지상20층 규모의 집합건물인 업무시설, 판매시설, 위락시설(대지면적 2,878.4㎡, 연면적 38,769.28㎡<1>, 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로 재건축하기 위하여 안산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하였다.
D는 집합건물인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건축법」 제11조 제11항 제2호가 적용된다며 이 사건 대지의 공유자 수의 100분의 80 이상의 동의를 얻고 동의한 공유자의 지분 합계가 전체 지분의 100분의 80 이상이 되었으므로 건축허가를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안산시는 「건축법」 제11조 제11항 제2호의 '공유자'에는 집합건물의 소유자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건축법」 제11조 제11항 제1호에 따라 이 사건 대지의 소유권을 100% 확보할 것을 요구하여 건축허가 처리가 지연되었다. 관련규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안산시 단원구청 C과장으로 재직 중 안산시 도시주택국 건축과의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와 관련한 법령 검토 요청에 대하여 2018. 7. 16. 이 사건 건물의 건축과 관련하여 「건축법」 제11조 제11항 제2호를 적용함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피고와 기존 건물의 구분소유자들 중 일부는 2021. 11. 11. 안산시에 이 사건 건물을 건축하기 위한 건축허가 신청을 하였다. 안산시는 2021. 11. 14. 및 2021. 12. 21. 피고에게 위 건축허가 신청에 대하여 보완 요청을 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와 피고는 2022. 1. 12. 아래와 같은 계약서를 작성(E이 피고로부터 계약 체결 및 계약서 작성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작성된 것이다, 이하 위 계약서를 '이 사건 계약서'라 하고, 그 약정을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전무이사 직함이 인쇄된 명함을 제공하였다.
원고는 2022. 3. 23. 「상가(F) 건축허가 미처리에 따른 법률검토 의견서」라는 제목의 서면을 작성하여 그 무렵 안산시청 건축과에 제출하였다. 또한 원고는 2022. 4. 7. '이 사건 건물과 관련하여 2017년부터 2021년 11월경까지 4차례에 걸쳐 건축허가를 신청하였음에도 건축허가 처리가 부당하게 지연되고 있고, 담당 공무원들이 건축허가 신청 취하를 종용하고, 상가재건축 미동의 구분소유자들의 대지를 매수할 것을 압박하여 법령 위반 등 비위행위를 저질렀으니 조사하여 처벌하여 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2. 1.경부터 3.경까지 3개월 동안 월 400만 원씩 합계 1,2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또한 E은 2022. 4. 25. 원고에게 "H님, 급여를 보내지 못해 미안해요 준비가 안 돼서 그래요 목요일 드리도록 할게요 시청은 아직 결과 없고요 미안해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E은 2022. 4. 18. 및 2022. 6. 16.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 건축허가를 받기 위하여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감사원 등 국가기관에 진정을 접수하는 방안 등을 문의하였고, 원고는 진정을 접수하는 시기와 방법, 필요성 등에 대하여 조언하였다.
피고는 2022. 7. 1. 안산시의 보완 요청 사항을 이행하였고, 안산시장은 2022. 7. 4.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건축허가 처분을 하였다. 그러자 I 등 기존 건물의 구분소유자들 일부는 이 사건 건물의 재건축 결의에 동의한 사실이 없음에도 재건축결의서가 위조되어 제출되었다고 주장하며 2022. 9. 30. 안산시장을 상대로 건축허가처분취소의 소[수원지방법원 2022구합77232, 2022구합76918(병합)]를 제기하였고, 법원은 2024. 2. 7. 안산시장이 피고 외 190명에게 한 위 건축허가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24. 2. 29.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갑 제1, 2, 9, 10, 13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022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3년, 고용형태는 계약직 비상근 임원, 급여는 매월 15일 세후 400만 원 지급, 근로내용은 피고가 이 사건 대지에 이 사건 건물 재건축을 추진함에 있어 원고는 관련 행정업무(건축 인허가 등) 전반에 대하여 성실하게 수행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22. 4.부터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2022. 4.부터 이미 이행기가 도래한 2024. 8.분까지의 임금 및 2024. 9.부터 2024. 12.까지의 임금 합계 1억 3,200만 원[= 1억 1,600만 원(= 400만원 ×2022. 4.부터 2024. 8.까지 29개월) + 1,600만 원(= 400만원 × 2024.9.부터 2024. 12.까지 4개월)]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이 사건 계약은 계약일로부터 3-4개월 내에 피고가 건축허가를 조속히 받을 수 있도록 기한을 두고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 업무를 처리하여 주기로 한 위임계약이고,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이나 원고가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고용계약이 아니다.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와 관련하여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거나 불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가 2022. 4.경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를 받으려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절하자 원고는 더 이상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 업무를 수행하지 않겠다고 하고 그때부터는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와 관련하여 어떠한 업무도 수행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2022. 4.경 해지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2022. 4.경 이 사건 계약이 해지된 후 안산시의 보완 요청 사항을 이행하여 2022. 7. 5. 건축허가를 받았는바,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는 원고의 도움 없이 피고의 노력으로 받은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건축을 추진함에 있어 원고가 건축허가를 받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피고에 대한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보전 또는 명확하게 하는 사항의 처리와 관련된 행위로서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원고가 위 업무를 수임하고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금원을 지급받기로 한 것은 강행법규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서 금지하는 일반의 법률사건에 관한 대리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약정에 해당하여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판단
이 사건 계약의 법적 성격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2 내지 4, 11, 12, 14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피고가 작성한 이 사건 계약서 초안에는 '행정업무 위임용역 계약서", "행정업무 대행 계약서", "기간 2022. 1. 1.-- 2024. 12. 31. 3년", "용역조건", "안산시 단원구 F상의 토지에 재건축 사업 진행에 관하여 제반 행정업무(허가, 착공, 분양신고, 준공 기타)을 사업 종료시까지 행정업무를 진행하기로 한다.", "단, 건축허가는 2022년 ○월경까지 득하는 것으로 한다." "위임자 피고 대표자 G, 대리인 E, 용역자 A"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점, 원고는 이 사건 건물 건축허가와 관련된 서면을 작성하여 이를 안산시에 제출한 후 그 사실을 피고에게 알리는 등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와 관련한 피고의 지휘나 감독이 없었던 점, 원고가 피고의 회사에 출근한 사실이 없는 점, 이 사건 계약서 초안 중 '용역'에 해당하는 문구는 이 사건 계약서 작성시 '근로'로 대체되었으나 원고가 수행하기로 한 업무의 내용은 위 문구 수정 전후로 일한 점, 이 사건 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계약기간은 피고가 이 사건 계약서 초안 작성시 예상한 이 사건 사업 종료시까지의 기간(약 36개월)과 동일한바 그 실질은 위임사무의 종료시점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를 받을 경우 피고로부터 10억 원의 성과상여금을 지급받기로 하였는데 이러한 성과상여금은 근로의 대가라기보다는 위임사무의 성공적인 이행에 대한 대가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계약의 법적 성격은 위임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계약이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인지 여부
관련법리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소송사건 등에 관하여 법률사무를 하는 행위에 대한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문은 금지되는 법률사무의 유형으로서 감정, 대리, 중재, 화해, 청탁, 법률상담, 법률관계 문서 작성을 나열한 다음 '그 밖의 법률사무'라는 포괄적인 문구를 두고 있다. 위 조문에서 규정한 '그 밖의 법률사무'는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시키는 사항의 처리와 법률상의 효과를 보전하거나 명확하게 하는 사항의 처리를 의미하는데, 직접적으로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보전·명확화 하는 행위는 물론이고, 위 행위와 관련된 행위도 '그 밖의 법률사무'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4도16204 판결 참조).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강행법규이고, 이를 위반하는 내용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그 자체가 반사회적 성질을 띠게 되어 사법적 효력도 부정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6다242716, 24272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갑 제2, 11, 12, 14, 15,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원고는 변호사가 아님에도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를 받기 위하여 건축법 등 법령을 검토하여 의견서를 작성하고 이를 행정기관에 제출한 점, 원고는 행정기관에 제출할 용도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건축허가 지연이 법령에 위배되어 부당하고, 담당 공무원들의 행위가 법령에 위배되므로 조사하여 처벌하여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피고와 E의 명의로 작성한 점을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은 변호사가 아닌 원고가 건축주인 피고를 대리하여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법령 검토, 서면 작성 및 제출 등의 업무를 수임하고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금원을 지급받기로 한 것으로서 이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서 금지하는 일반의 법률사건에 관한 대리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약정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강행법규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 반하는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보수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이 사건 계약이 무효인 이상, 이 사건 계약이 해지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희(재판장) 김연수 이순공
각주1) 2018. 7. 16.자 「건축허가관련 의견수렴 요청에 대한 회신」에 기재된 이 사건 건물의 연면적이고, 2022. 7. 5.자 건축허가서상 연면적은 39,292.76㎡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