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와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
법리오해(피고인 주식회사 A에 대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A에 대하여 인정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음에도 원심은 이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는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양형부당(피고인들 모두에 대하여)
원심의 형(주식회사 A : 벌금 5,000만 원, B :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C :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주식회사 A, 피고인 B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주식회사 A은 건축주인 D의 부탁에 따라 명의와 면허를 빌려주어 D이 이 사건 공사를 실질적으로 수행한 것이고, 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를 실질적으로 수행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들은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 등의 죄책을 지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 등의 죄책을 인정하였으니, 이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C(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는 모두 근로자의 생명이라는 동일한 보호법익을 보호하는 점, 모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서로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점, 행위자의 각각의 의무위반행위는 규범적으로 동일하고 단일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두 죄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상상적 경합은 1개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형법 제40조). 여기에서 1개의 행위란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1개로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 한다)의 목적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산업재해 또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 또는 종사자의 안전을 유지·증진하거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보호법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와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지 않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행위는 모두 같은 일시·장소에서 같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방지하지 못한 부작위에 의한 범행에 해당하여 각 위반행위는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2316 판결 참고).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사고 발생도 마찬가지로, ① 피고인 주식회사 A은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가 있는 사업자이고 B은 그 사업자의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으면서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이행조치의무가 있는 경영책임자인 점, ② 피고인 주식회사 A이 현장소장인 E으로 하여금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를 하도록 하지 아니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와 그 대표이사인 B이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이행조치를 하지 않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행위는 모두 같은 일시·장소에서 같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방지하지 못한 부작위에 의한 범행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주식회사 A에게 인정되는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실체적 경합관계가 아니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따라서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주식회사 A, 피고인 B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과 당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주식회사 A이 이 사건 공사를 실질적으로 수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들은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 등의 죄책을 진다.
피고인 주식회사 A은 그 소속 직원인 E을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 선정하여 그로 하여금 현장에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하도록 하였다(증거기록<1> 제27, 396, 559쪽). 이에 E은 현장에서 상시적으로 작업지시, 안전용구 착용지시 등을 하였다(증거기록 제115, 122, 273쪽). 또한 E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일에도 거푸집 높이 조절 등의 작업을 지시하였다(증거기록 제371, 397쪽).
피고인 주식회사 A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B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 2 ~ 3주에 한번씩, 총 15 ~ 20회 정도 방문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방문시에 공사를 안전하게 하라고 지시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23, 77, 79, 355쪽).
피고인 주식회사 A은 주식회사 F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철근 콘크리트 공사 등을 하도급하였는데, 그 하도급계약은 피고인 주식회사 A의 소속 전무가 직접 체결하였다(증거기록 제77쪽). 이후 주식회사 G가 위 공사 중 일부를 하수급하였고, 피해자가 소속된 주식회사 H가 그 중 형틀목수 및 철근배근작업 공사를 재하수급하였다.
피고인 B 스스로도 고용노동청의 조사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현장은 우리가 시공하고 있는 현장 중에서 가장 크고, 그래서 집중관리를 하였다’(증거기록 제77쪽), ‘피고인 주식회사 A에서 공정 전반을 관리하기 때문에, 재하수급인인 주식회사 H의 소속 근로자가 임의로 거푸집 높이를 조절할 수는 없다. 공사현장에서는 주식회사 A의 현장소장 E의 지시를 받아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 사건 공사현장은 주식회사 A이 지배하고 관리하는 장소로 보는 것이 맞다’(증거기록 562쪽)라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인 B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 주식회사 A이 이 사건 공사를 직접 시공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에게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 등의 죄책을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고, 원심은 검사와 피고인들이 각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을 포함한 여러 가지 정상들을 충분히 참작하여 그 각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아래와 같은 정상들과 그 밖에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다시 한 번 종합적으로 살펴보아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은 양형에 관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불리한 정상 : 피고인 주식회사 A과 그 대표이사인 피고인 B은 당심에 이르러 자신들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피고인 주식회사 A과 피고인 B은 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 내지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이행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 C은 피해자가 소속된 주식회사 H의 실대표자임에도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피고인 B은 5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그 중 2차례는 동종범행인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처벌받은 것이다. 피고인 C은 이종범행이기는 하나 8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유리한 정상 : 피고인 C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 피해자의 유족은 피고인 주식회사 A, 주식회사 H 등과 합의하여 위 회사 내지 그 관계자들인 피고인들에 대한 선처를 바라고 있다. 피고인들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전력은 없다.
따라서 원심이 선고한 각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검사와 피고인들의 각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와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윤종(재판장) 강인형 김의담
각주1) 증거기록 제1권을 말한다. 이하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