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6. 5. 19. 선고 2024가단210553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라 한다)는 건설폐기물 중간 처리업 등을 경영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이라 한다)는 인력공급 업무등을 경영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이다.

나.

피고 B는 수도권환경 사업장의 폐기물선별 작업을 피고 C에 도급하였다.

다.

원고는 2022. 3. 11. 인천 서구 G에 있는 피고 B의 수도권환경 사업장에서 폐골재 더미에 그물망을 덮고 경사면을 내려오던 중 그물망에 장화가 걸려 앞으로 넘어졌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뇌진탕 등을 입어 치료를 받았으나, 우측 완관절 운동 제한의 후유장해가 남게 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10, 12, 14 내지 17, 19호증, 을 제3, 4, 8 내지 18, 39 내지 4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H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 결과(이하 '이 사건 감정 결과'라 한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들의 부제소 합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들은 원고와 2022. 7. 17.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이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간에서의 부제소합의라도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그 합의 당시 각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된다(대법원 2019. 8.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2. 7. 17. '치료비 중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비급여 항목 치료비 4,250,000원을 지급하고, 산재발생으로 인한 모든 금품청산(위자료등)에 대하여 어떠한 민·형사, 행정상 이의제기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1, 5, 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합의서의 내용 중 '민·형사, 행정' 부분에 삭제 표시와 서명이 있어 원고가 피고들에 대한 일체의 청구를 포기하였다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려운 점, 원고는 위 합의서 작성 이후에도 2023. 7. 7.까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요양급여, 장해급여를 수령하면서 치료를 받고 있었던 점, 피고 C은 위 합의서 작성 후인 2023. 7. 31. 원고에게 3,370,000원을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합의서 내용만으로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부제소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다10925 판결,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들은 폐골재 더미 경사면에서 근로자가 넘어지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전발판이나 난간 또는 로프를 설치하는 등 전도 방지 조치를 하지 않은 점,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화를 착용하지 않았던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사고는 사용자인 피고들의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안전배려의무 내지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일어났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호증의 기재 등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날에도 작업장 특성에 맞는 개인보호구 착용 철저 등의 내용이 포함된 안전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로서도 작업 시 안전화를 착용하고, 경사면을 내려올 때는 뛰지 아니하고 조심히 내려오는 등 안전사고에 대비하면서 주의 깊게 작업을 진행하여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했어야 함에도, 지급된 안전화를 착용하지 아니하고(원고 외의 다른 작업자들은 모두 안전화를 착용한 상태였다) 경사면을 뛰어서 내려온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25%로 제한한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하고, 일부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배척한다.

1)

기왕치료비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따라 1,457,420원을 원고가 지출한 치료비로 인정한다.

2)

향후치료비 및 향후개호비

갑 제4호증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안과 치료를 위한 8,844,840원 상당의 향후치료비 및 8,400,000원 상당의 향후 개호비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감정 결과 중 안과 부분을 보면, 감정의는 원고가 주장하는 증상이 원고의 기왕증에 의한 것이고 이 사건 사고 관여도는 10% 미만이라고 판단하였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일실수입

가)

인적사항: I생, 남, 사고 당시 연령 58세 10개월 11일

나)

소득 및 가동기간: 갑 제9,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비계작업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고, 2022. 3. 2. 피고 C과 사이에 일급 280,000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비계공의 소득을 인정한다. 가동일수 월 20일(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참조), 가동기간은 65세까지(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로 인정한다.

다)

후유장해와 노동능력상실률

이 사건 감정 결과에 따라 '우측 완관절 운동 제한'에 대하여 영구장해 13%의 맥브라이드표상 노동능력상실률을 인정한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우안 시력저하 및 시야상실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후유장해로 인정하지 아니한다.

라)

계산결과: 50,828,399원

4)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급여액의 공제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휴업급여 57,511,620원, 요양급여 37,284,170원, 장해급여 82,967,080원을 각 수령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의 휴업기간의 일실수입에서 위 휴업급여를 공제하고, 원고의 휴업기간 이후의 일실수입에서 위 장해급여를 공제하면, 원고의 일실수입은 남지 않게 된다.

5)

책임 제한 후 재산상 손해액

책임 제한 비율을 반영한 재산상 손해액은 364,355원(=기왕치료비 1,457,420원 ×25%]이다.

6)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피고들의 과실 내용과 그 정도, 원고가 입은 상해 및 후유장해의 정도, 원고의 나이 및 건강상태, 원고의 부주의의 정도, 원고가 후유장해로갖게 된 정신적 고통의 크기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6,000,000원으로 정한다.

7)

손해배상 선급의 공제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 C이 원고에게 2022. 7. 5. 4,250,000원, 2023. 7. 31.3,370,000원을 각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돈은 원고의 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8)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손해액 6,364,355원(= 재산상 손해액 364,355원 + 위자료 6,000,000원)에서 위 7,620,000원(= 4,250,000원 + 3,370,000원)을 공제하면 원고의 손해액은 남지 않게 된다.

4.

선정자들의 청구에 대한 판단

선정자들은 사실혼 배우자인 선정자 D과 자녀인 선정자 E, F이 이 사건 사고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을 전제로 위자료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원고와 선정자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선정자 D과의 사실혼 관계나 선정자 E, F과의 부자 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선정자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승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