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별지 표 ‘기간’란 발생한 퇴직금 지급채무는 같은 표 ‘퇴직금(원)’란 기재 금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1>는 2009. 7. 10. 설립되어 시내버스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들은 원고의 설립일 이전 K<2>에 각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원고가 K의 영업을 양수함에 따라 원고로 고용이 승계되어 계속 근무하고 있는 버스 운전기사들이다.
인천광역시는 2009. 8. 1. 시내버스 수입금공동관리 준공영제를 시행하였는데, 위 준공영제에 따라 인천광역시 시내버스 수입금 공동관리위원회는 각 버스운송사업자의 운송수입금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운행실적에 표준운송원가를 적용한 각 사업자의 운행비용 및 이윤을 기준으로 수입금을 배분하게 되었다.
피고들은 2023. 7.경 원고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위 준공영제 실시 전인 2009. 7. 31.까지 발생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
청구취지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별지 표 ‘기간’란 발생한 퇴직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원고는 J에 대한 소를 취하하였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가단220871
판결선고
2025. 3. 27.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들에게 준공영제가 시행되기 이전인 2009. 7. 31.까지 매달 급여에 가산하여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퇴직금의 지급이 완료되어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들은 원고에게 그때까지 발생한 별지 표 ‘퇴직금(원)’란 기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는바, 위 퇴직금 지급채무의 부존재에 대한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피고들은 준공영제 시행 이전의 퇴직금 중간정산 여부에 관하여 한 번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다가 그로부터 약 15년이 지나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는바, 피고들의 퇴직금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
피고들
피고들이 아직 원고의 버스 운전기사로 재직 중에 있는데, 퇴직금 청구권은 퇴직시에 발생하고 소멸시효도 퇴직 시점부터 진행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본안전 항변).
원고가 월급여에 가산하여 매달 지급한 ‘퇴직급여’ 항목의 돈은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확인의 소에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데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면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21. 6. 17. 선고 2018다257958, 25796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갑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피고들이 2023. 7.경 원고에게 구체적인 계산근거를 명시하여 퇴직금 중간정산금의 지급을 먼저 요구하였던 점, ② 원고는 이에 대해 퇴직금 중간정산이 이루어져 퇴직금 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투고 있는 점, ③ 피고들 외의 버스 운전기사들 중 일부는 원고를 상대로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기도 하였던 점, ④ 원고로서는 확인판결 외에 피고들과 사이에 퇴직금 지급채무의 존부에 관하여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채무의 존부에 대하여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211 판결,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퇴직금 지급채무의 존부
갑 제19 내지 3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들을 포함한 원고 소속 버스 운전기사들은 2009. 7.경까지 매달 월급여에 ‘퇴직급여’라고 기재된 돈을 포함하여 매달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피고들에 대한 급여명세서가 제출되지는 않았지만 피고들에 대하여도 다른 버스 운전기사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임금이 지급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가 피고들에게 월급여에 포함하여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나아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3> 제8조 2항은 퇴직금 중간정산의 경우 근로자의 요구에 의하여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피고들이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는바,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의 효력도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가 피고들에게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들에게 2009. 7. 31.까지 발생한 퇴직금의 액수에 관하여, 별지 표 ‘퇴직금(원)’란 기재 퇴직금인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채무의 범위는 위 기재 퇴직금 금액이라고 봄이 타당하다(원고가 피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다툴 뿐 위와 같이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퇴직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한다는 주장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여부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여기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4다27807 판결 등 참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퇴직금 지급의무는 근로계약 종료를 요건으로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므로 피고들이 퇴직금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들이 그에 대한 권리 행사를 하지 않을 것처럼 원고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들이 강행법규에 규정된 퇴직금 채권을 행사하는 것은 피고들의 적법한 권리행사에 해당하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들에게 매달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들의 퇴직금 채권의 권리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별지 표 ‘기간’란 발생한 퇴직금 지급채무는 같은 표 ‘퇴직금(원)’란 기재 금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하고,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위 퇴직금 지급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으므로, 원고에게 그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엽
별지
각주1) 2010. 9. 1. 기존의 상호인 ‘K 주식회사‘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
각주2) 원고와 별도의 법인격을 가진 회사로 보인다.
각주3)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제정되어 2005. 12. 1.부터 시행되었는데, 피고들의 중간퇴직금 정산기간 중 상당 부분이 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적용을 받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