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6. 3. 23.부터 주식회사 C(이하 'C')의 객실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자이고, 피고는 2020. 12.경부터 C에서 객실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자이다.
C 인사위원회는 2020. 8. 19. 원고에 대하여 "2020. 6. 29. D편 Gate Late Show-up 관련 건: Gate Late Show-up, 사무장 임무 미수행(필수 휴대품 점검, 비상/보안장비 점검 및 보고, 보딩 사인 통보 등), 항공기 정시 운항 지장 초래, 보고누락등 허위보고, 허위보고 및 대리서명 교사 등"의 사유로 2020. 9. 1.부터 2020. 11. 13.까지 정직 3개월의 징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를 의결하였고, 2020. 8. 21. 원고에게 위 징계 심의 결과를 통보하였다.
C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정직처분 이후인 2020. 9.경 원고의 역할명칭을 '객실사무장'에서 '객실승무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고(이하 '이 사건 면자격'), 원고에게 이 사건 면자격을 통보하였다.
C 인사위원회는 2023. 5. 2. 원고에 대하여 "2022. 10. 27. 및 2022. 10. 30. 비행에서 객실승무원으로서 ① 아이스브레이킹시 개인적 사담으로 브리핑 분위기 저해, ② 출국편 기내 준비 중 후방좌측 담당으로서 기내 판매 PDA 고장에 대해 사무장에게 미보고 및 미조치, ③ 출국편 비행 중 후방좌측 담당으로서 기내 판매 카트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실시하지 않음, ④ 귀국편 비행 중 후방 갤리 커튼 닫은 채 장시간 워크어라운드 미실시 등 기내 보안업무 정상적으로 실시하지 않음."이라는 사유로 견책처분(이하 '이 사건 견책처분')을 의결하였고, 2023. 5. 11. 원고에게 위 징계 심의 결과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위 견책처분에 대하여 불복하여 C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C 인사위원회는 2023. 6. 27. 위 견책처분을 유지하는 내용의 의결을 한 뒤 2023. 7. 11.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견책처분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위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으며, C이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③징계사유가 인정되기는 하나 양정이 과하다는 이유로 C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C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24구합57071), 서울행정법원은 2024. 11. 14. ②, ③, ④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 역시 적정하다고 보아 위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한 항소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위 1심 판결은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4누70540, 대법원 2025두34815, 이하 '관련 행정소송').
C의 객실본부 운영지침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9, 10, 12, 13, 21, 74, 75호증, 을 제2, 3,4, 7, 10, 11, 4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C 객실본부장이자 인사소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원고에 대한 최종 인사권을쥐고 있으면서 원고에 대하여 부당한 상시 평가를 주도하여 원고를 사실상 감찰하고, 다른 근로자들과 다르게 정당한 근거도 없이 원고를 사무장 직위에 복위시켜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원고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가 직장에서의 지위 등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로 인한 원고의 병원 진료비 4,473,276원과 위자료 50,000,000원 합계 54,473,27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고(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2 내지 6호증, 53 내지 56호증, 77호증, 을 제13 내지 28, 30 내지 34, 39, 40, 4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 법원의 C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부당하게 원고를 대상으로 한 상시평가를 주도하였다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의 사무장 직위 복위를 막는 등 C에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 이후 복직 무렵이 되자 2020. 12. 2.경 피고와의 직접 면담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는 직속 팀장과 면담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는 답을 주었으나, 원고가 소속 팀장과 면담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충이라고 하여 원고는 피고와 면담을 하게 되었다. 원고는 위 면담 과정에서 "이 사건 면 자격은 과하다. 본부장의 재량으로 사무장 원복을 시켜달라. 사무장 교육이 없어 사무장을 못 한다는 것은 핑계 같다. 사무장을 못 하면 어떤 듀티를 하는지, 그에 대한 교육은 해 줄 것인지 궁금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고, 피고는 그 내용을 정리하여 원고의 직속 승원팀장에게 이메일로 이를 전달하면서 "원고가 오랜 기간 사무장만 하였으니 타 업무에 대한 부분이 많이 약할 것이고 안전상의 이슈나 타 승무원들이 힘들 수 있으니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서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승원팀장은 피고에게 "객실본부 운영지침 7.3.2.
내지 자.의 규정에 따라 원고에 대한 1개월 이상 상하향식 설문을 실시하여 계도 여부를 확인하여 추후 객실사무장 입과 교육 인사소위원회 자료로 준비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고, 피고는 승원팀장에게 "교육, 면담, 설문을 잘준비해 달라."고 답변했다.
원고에 대하여 2021년도부터 2023년도 사이에 총 45편의 비행에서 상하향식 설문이 이루어진 것은 위와 같이 승원팀장의 결정 및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 피고가 직접적으로 원고에 대한 위와 같은 설문을 지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객실본부 운영지침 7.3.2. 자.항에 따르면 승원팀장의 설문실시 결정에 대하여 피고가 재가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위와 같이 원고의 최초 면담 이후 승원팀장의 설문실시결정에 대하여 피고가 이를 재가한 사실 및 원고에 대하여 계속적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피고가 인지하고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가 구체적인 설문횟수나 시기 등에 대해서까지 직접적으로 지시하거나 관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위 설문횟수가 다소 과다해 보이기는 하고, 다른 징계처분을 받은 직원들에 대하여도 위와 같이 잦은다면평가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으나, 이 사건 정직처분의 내용, 이후 있었던 이 사건 견책처분 및 아래에서 살펴보는 것과 같은 인사소위원회의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자료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설문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이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피고의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피고가 평가의 기준이나 구체적인 내용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삼는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평가는 익명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평가의 구체적인 내용을 고지해주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가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C 객실본부 운영지침에 따르면, "객실승무원 훈련교범(CTM)에 명시된 객실사무장 훈련을 마치고 자격을 획득한 선임 객실승무원이 객실사무장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객실사무장훈련 입과는 C4 이상의 직급자 중 인사소위원회를 거쳐 대상자 선정 및 입과 시기를 결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객실승무원들 중 객실사무장훈련을 완료한 자는 객실사무장으로서의 역할 명칭을 부여받아 비행시 객실사무장의 의무를 배정받을 수 있게 되고, 인사소위원회에서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출석,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위 훈련대상자를 선정하는 의결을 하게 된다. 즉, 원고에게 객실 사무장 역할을 다시 부여하는 것은 인사소위원회의 의결로 정해질 뿐 피고에게 전적인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달리 피고가 부당하게 원고의 객실사무장 역할 부여를 막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원고의 주장과 달리 피고가 블라인드 사이트에 원고에 대하여 올라온 글에 개입했음을 알 수 있는 정황도 없다).
오히려 2021년도의 경우에는 7월경에 객실사무장 훈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코비드19로 인해 원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 이후 복직 후 근무한 개월 수가많지 않아 원고를 객실사무장 훈련대상자로 선정할지 여부는 인사소위원회의 심의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2022. 12. 19. 인사소위원회에서는 원고의 훈련 입과여부에 대하여 "향후 3개월 동안 규정/절차 준수, 조직 순응 및 핵심가치 준수 여부 등 중점 판단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판단한 점, 2023. 4. 17., 2023. 7. 17., 2024. 9. 24.자 인사소위원회에서는 원고에 대한 상하향식 평가 내용 등에 기반하여 원고를 객실사무장훈련 대상자로 선정하기 어렵다고 의결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객실사무장 역할을 다시 부여받지 못한 것은 위와 같은 종합적인 인사평가를 바탕으로 한 인사위원회의 의결결과로 보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객실 내에서의 객실사무장의 역할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의 원인이 된 원고의 행위는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 점, 원고는 이 사건 면 자격 이후 객실사무장으로 일할 수 없게 되자 빨리 객실사무장으로 원복을 시켜달라고 요구하면서도, 이 사건 견책 처분을 받은 점(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이나 이 사건 견책처분이 모두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에 대하여 다투지 않았고, 이 사건 견책처분의 경우에는 그 징계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관련 행정소송이 확정되었음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원고의 근무태도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이 다수 있었던 점, 견책이나 정직 처분을 받았던 직원 중 객실사무장 원복까지 2년 가량 걸린 직원들도 있었을 뿐 아니라 2020년 초반부터 수년 간 코비드19로 인해 항공사가 큰 타격을 받았던 점까지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사무장 복귀가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특별히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밖에 원고가 문제삼는 이 사건 면 자격과 관련한 서면 미교부 등은 회사의 인사조치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가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해당 행위가 피고의 직장 내 괴롭힘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는 2021. 6. 내지 2022. 2.경까지 피고가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나 피고가 2022. 3.경 이메일에 적은 내용이 모욕적인 내용들이라면서 이에 대하여도 문제삼았으나,<1> 원고와 피고의 전체적인 대화
내용이나 맥락을 비롯하여 앞서 살펴본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피고의 발언이나 이메일 내용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울
1이후 청구원인에서 철회하기는 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