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6. 2. 5. 선고 2024가단264215 판결

임금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J은 인천 미추홀구 K에서 'L병원'이라는 상호의 한방병원을 운영하다가 2020. 6.16.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이 위 병원에 관한 양도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J은 2020. 6. 23. 'L병원'을 폐업하였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라 2020. 7. 20. 위 병원의 인적조직과 물적설비를 그대로 이어받아 피고 명의로 'N병원'이라는 상호의 병원(이하 위 'N병원'을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개원하였고, J으로부터 매월 15,000,000원의 급여를 받으면서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였다.

라.

J 측은 2023. 4. 11. 피고의 임금을 13,000,000원으로 감액한다고 통보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3. 4. 20.경 J에게 이 사건 병원의 운영을 위하여 피고 명의로 대출받은 약 700,000,000원 상당의 대출금채무를 상환하고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라 이 사건 병원의 명의를 인수하여 갈 것을 요청하는 한편, J이 피고 명의의 대출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항의하며 피고 명의로 된 은행계좌의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등 J과 피고 사이에 병원의 운영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되었다.

마.

이후 피고는 2023. 9. 6. 이 사건 병원 건물의 소유자인 O과 사이에 피고 명의로 새로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병원을 단독으로 운영하기 시작하였고,2023. 11. 27. 이 사건 병원의 상호를 'P병원'으로 변경하였다.

바.

원고들은 별지 표 기재 근무기간 동안 이 사건 병원과 'P병원'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4, 5,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별지 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병원과 'P병원'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음에도 퇴직금과 연말정산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의 사용자 또는 J에 대한 명의대여자 또는 J으로부터 이 사건 병원을 양수한 근로관계의 승계인으로서 원고들 각각에게 별지 표 기재 각 해당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피고가 원고들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들의 사용자가 J과 피고 중 누구인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 참조).

나)

우선, 위 인정사실, 특히 이 사건 양도계약의 내용에다가 이 사건 병원에서 J은 원장으로, 피고는 과장으로 호칭되었고, 피고가 병원의 운영수익금을 분배받은 바 없는 점, J은 2023. 5.경 스스로 자신을 '병원장'이라 칭하며 피고에게 해고통보를 한 점(을 제9호증), J의 딸인 Q이 피고의 구체적·개별적 동의 없이 임의로 이 사건 병원의 원무과 직원으로부터 피고의 인장을 날인받아 자신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이 사건 병원 운영과 관련하여 실질적인 의사 결정을 한 것은 피고가 아닌 J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7호증)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단독으로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기 시작하기 전인 2023. 9. 5.까지는, 피고는 이 사건 병원의 개설자 명의를 J에게 대여한 사람으로 보일 뿐이고, 이 사건 병원을 실질적으로 소유·운영하면서 원고들 등 병원 근로자들의 사용자 지위에 있었던 것은 J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다만, 원고들 중 원고 A, H은 피고가 J의 관여 없이 단독으로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기 시작한 2023. 9. 6.부터 그들이 퇴직한 날(원고 A: 2023. 12. 21., 원고 H:2023. 12. 31.)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위 기간에 관하여는 피고가 원고 A, H에 대한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고들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 중 원고 B, C, D, E, F, G은 J이 사용자 지위에 있는 동안 퇴직하였으므로 J이 아닌 피고에게 퇴직금과 연말정산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고, 원고 A, H은 피고와 사이에 근로관계를 형성한 후 약 3개월 만에 퇴직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퇴직금 청구권을 취득할 수 없다. 또한, 원고 A, H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A, H에게 별지 표 기재와 같은 연말정산 미지급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영업양수 등 근로관계 승계와 관련한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가 2023. 4. 22. 또는 늦어도 2023. 9. 6. J으로부터 이 사건 병원을 양수하여 단독으로 운영한 것이 상법상 영업양도에 해당하고, 영업양도의 경우 근로자들의 근로관계 역시 양수인인 피고에 의하여 계속적으로 승계되는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J에게 이 사건 병원 개설자 명의를 대여한 후2023. 9. 6.경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던 이 사건 병원을 단독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 으로 보일 뿐이고, 원고들의 주장사실 및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J과 피고 사이에 원고들 주장 영업양도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명의대여자의 책임 주장에 관한 판단

상법 제24조는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상법 제24조에서 규정한 명의대여자의 책임은 명의자를 사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거래 상대방이 명의 대여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명의대여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18309 판결 등 참조).

피고가 J에게 이 사건 병원 개설 당시 그 명의를 대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지만, 원고들의 근로기간(약 2년 8개월~약 3년 5개월), 이 사건 병원의 규모, 피고와 J 사이의 분쟁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피고를 사용자로 오인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오인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명의대여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상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