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는 전기, 소방, 통신 제조 및 도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1996. 1. 17.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 A은 원고 C 설립 당시부터 원고 C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고, 2020. 4. 27.부터는 원고 C의 대표자(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이며, 원고 B은 원고 A의 배우자로 2015. 8. 26.부터 2020. 4. 26.까지 원고 C의 대표자(사내이사)로 재직한 사람이다.
피고는 전기공사기사2급 및 소방설비기사(전기분야) 국가기술자격증 보유자로서, 특정 공사를 발주한 원청업체 등의 소속으로 변경하여 해당 공사의 현장대리인 또는 현장소장으로서 공사를 진행하고 공사가 완료되면 퇴사하는 형식으로 근무하여 왔고, 2006년경부터 위와 같은 방법으로 원고 C이 수주한 전기공사에 원고 C 소속 근로자로 참여하여 근무를 하였다. E협회장이 발급한 전기공사업체 선, 해임 확인서에는 피고가 2015. 8. 3.부터 2015. 11. 30.까지 원고 C에서 근무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발급한 국민연금 가입자 가입증명에도 피고가 2015. 8. 3.부터 2015. 11. 30.까지 원고 C의 국민연금 가입자 자격을 유지하다가 2015. 12. 1. 이를 상실하였고, 위 자격상실 변동을 2015. 12. 7. 처리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의 추락사고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은 G 주식회사(이하 'G'이라 한다)에 종합건설업면허를 대여하였고, G은 F 명의로 도급받은 광주시 H 외 1필지 소재 I 부품공장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중 전기공사 부분을 원고 C에 하도급하였다.
피고는 2015. 12. 8.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2층 경량 칸막이 전기배관공사를 하기 위하여 6단 A형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을 하던 중 사다리 안전핀이 풀려 사다리가 일자로 펼쳐지면서 사다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우측 원위경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피고 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진행 경과
피고와 피고의 배우자인 J, 자녀들인 K, L는 2018. 11. 23. 원고 C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단5250172호로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이하 '선행 손해배상 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다. 원고 C은 선행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F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원고 C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하여 오던 근로자도 아니며, 이 사건 사고 전에 공사가 완료되어 정산절차를 모두 마치고 2015. 11.30.자로 피고의 소속관계를 종료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사다리를 교부한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이 없다"라고 주장하였고, 피고는 "피고가 2016. 1. 초경 원고 C의 직원인 M에게 2015. 12. 1.부터 2015. 12. 8.까지의 인건비 및 경비 정산을 요구하는 카카오톡을 보냈고, 원고 C은 2016. 1. 15. 피고에게 357,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 C과 피고의 근로관계가 인정된다"라고 주장하면서 그 증거로 정산문서를 촬영한 사진(갑 제11호증, 이하 '이 사건 정산문서'라 한다)을 제출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선행 손해배상 소송 1심 심리를 진행한 후 2021. 12. 22."피고가 2016. 1. 15. 원고 C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일인 2015. 12. 8.까지의 인건비를 송금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 C 소속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 C은 피고의 사용자로서 피고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함에 있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사고 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하는데도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고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판단하면서 "원고 C은 피고에게 54,245,665원, J에게 2,000,000원, K, L에게 각 5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와 J, K, L 및 원고 C은 위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나3225호로 항소심이 진행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선행 소송2심 심리를 진행한 후 2022. 10. 13. 선행 1심 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원고 C은 피고에게 39,605,18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의 나머지 항소와 J, K, L의 항소, 원고 C의 항소를 각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와 J, K, L 및 원고 C은 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 2022다297892호로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2023. 3. 16.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에 따라 위 각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 C은 2025. 4. 11. 위 대법원 판결에 대하여 대법원 2025재다300076호로 재심을 청구하였고, 대법원은 2025. 8. 14.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의 원고 A에 대한 고소 사건의 진행 경과
2017. 5.경 F 명의로 'F이 이 사건 공사 진행 과정에서 약 350만 원 정도의 전기공사를 피고에게 주었다'는 내용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피고는 2017년경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에는 해고를 하지 못함에도 원고 A은 원고 C에서 근로하다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중인 D을 2015. 12. 1. 해고하였다"라는 근로기준법위반 혐의사실로 원고 A을 고소하였고, 의정부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2018. 2. 20.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부상을 입기 이전인 2015. 11. 30. 원고 C에서 공사 종료 사유로 퇴사하였기 때문에 원고 A이 피고를 2015. 12. 1. 해고한 사실 없다고 판단된다"라는 이유로 원고 A에 대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위 불기소 처분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18초재2062호로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8. 11. 23. "피고의 국민연금 가입자 가입증명과 이 사건 확인서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후 원고 C이 2015. 11. 30.자로 소급하여 피고를 해고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위 재정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피고는 2019년경 이 사건 확인서에 관한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사실로 원고 A과 N, O을 고소(이하 피고의 원고 A에 대한 위 각 고소를 '이 사건 각 고소'라 한다)하였고,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2020. 4. 3. "원고 A의 요청을 받고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한 N에게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F 명의로 문서를 작성할 권한이 있었다"라는 이유로 작성자인 N과 O에 대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원고 A에 대하여 각하 처분을 하였다.
피고가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의 진행 경과
피고는 2020. 8. 10. '원고 C은 피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자 손해배상책임을 면하기 위하여 사고일 이전인 2015. 12. 1. 피고가 퇴사한 것처럼 관련 서류를 조작한 후 피고에게 전화상으로 일방적인 해고를 통보하였다. 따라서 원고 C이 피고에 대하여 한 2015. 12. 1.자 해고는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원고 C을 상대로 의정부지방법원 2020가합57158호로 해고무효확인의 소(이하 '선행 해 고무효확인 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다.
의정부지방법원은 2023. 8. 25. "국민연금 가입자 가입증명에 피고가 자격상실변동 처리일이 이 사건 사고 이전인 2015. 12. 7.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원고 C이 2016. 1. 15. 피고에게 지급한 357,000원이 2015. 12. 1.부터 2015. 12. 8.까지의 피고의 인건비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 원고 C이 하도급받은 공사는 피고가 퇴사한 시점에 일을 완성된 것으로 보이고, 이후 피고가 수행한 공사가 원고 C이 하도급받은 공사의 연장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C이 2015. 12. 1. 피고를 해고하고 이후에도 피고를 공사현장에 투입하였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하면서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는 위 1심 판결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23나2038487호로 항소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2024. 11. 27. "원고 C이 2016. 1. 15. 피고에게 357,000원을 송금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원고 C과 피고의 근로관계가 2015. 12. 8.까지 유지되었다거나 원고 C이 소급하여 피고를 퇴사처리 내지 해고한 것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라고 판단하면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는 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 2024다323320호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이 2025. 3. 13. 상고를 기각하면서 위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17, 19 내지 21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2015. 11. 30. 원고 C과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에도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원고 C의 근로자였다고 거짓 주장을 하면서 선행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거나 이 사건 각 고소를 하였고, 선행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피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한 이 사건 정산문서를 제출하였다. 피고가 선행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위와 같이 허위 정산문서를 제출한 행위는 소송사기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 사건 각 고소 또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각 고소와 선행 손해배상 소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원고 A, B은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원고 C은 법률비용으로 합계 12,650,000원을 지출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위자료로 20,000,000원, 원고 B에게 위자료로 10,000,000원, 원고 C에 재산상 손해배상으로 12,65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법적 분쟁의 당사자가 법원에 대하여 당해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을 구하는 것은 법치국가의 근간에 관계되는 중요한 일이므로 재판을 받을 권리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고, 제소행위나 응소행위가 불법행위가 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어도 재판제도의 이용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되지 아니하도록 신중하게 배려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법적 분쟁의 해결을 구하기 위하여 소를 제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정당한 행위이고, 단지 제소자가 패소의 판결을 받아 확정되었다는 것만으로 바로 그 소의 제기가 불법행위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반면 소를 제기당한 사람 쪽에서 보면, 응소를 강요당하고 어쩔 수 없이 그를 위하여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는 등의 경제적·정신적 부담을 지게 되는 까닭에 응소자에게 부당한 부담을 강요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소의 제기는 위법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패소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에 그와 같은 소의 제기가 상대방에 대하여 위법한 행위가 되는 것은 당해 소송에 있어서 제소자가 주장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사실적·법률적 근거가 없고, 제소자가 그와 같은 점을 알면서, 혹은 통상인이라면 그 점을 용이하게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를 제기하는 등 소의 제기가 재판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다15363,15370 판결).
고소·고발 등을 함에 있어 피고소인 등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경우 그 고소인 등은 그 고소·고발로 인하여 피고소인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이때 고소·고발 등에 의하여 기소된 사람에 대하여 무죄의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그 무죄라는 형사판결 결과만으로 그 고소인등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고, 고소인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표준으로 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7다3650,366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그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고소를 하고, 선행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여 이 사건 정산문서를 제출하면서 인건비에 관한 주장을 한 피고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각 청구는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공사는 원고 C이 수주한 공사이고, 피고는 원고 C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하였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앞서 본 것처럼 국민연금 가입자가입증명에는 피고가 2015. 8. 3.부터 2015. 11. 30.까지 원고 C의 근로자로서 국민연금 가입자 자격을 유지하다가 2015. 12. 1. 이를 상실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E협회장이 발급한 전기공사업체 선, 해임 확인서에도 마찬가지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위 각 증명 또는 확인을 위한 신고는 원고 C이 진행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위와 같은 가입자 자격 변동 사실 등을 명확하게 알지 못한 채 여전히 피고가 원고 C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로서는 이 사건 사고 이후 피고의 근로자 지위가 소급하여 변경되었다고 의심할 수 있고, 이러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하여 고소 등의 법적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피고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권리행사의 범위를 넘는 위법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확인서의 경우 N과 O이 F 명의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사고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서 이 사건 확인서가 작성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로서는 이 사건 확인서가 권한 없이 작성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 있고, 그 진실을 규명하기 위하여 이 사건 확인서의 작성자등을 고소하는 것은 수긍할 수 있는 조치로 판단된다.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원고 C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와 원고 C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여부가 법률적으로 명확하게 가려진 상태는 아니었으므로, 선행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C을 상대로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정산문서를 제출하면서 '원고 C이 2016. 1. 15. 원고에게 357,000원을 송금하는 방법으로 피고에게 2015. 12. 1.부터 2015. 12. 8.까지의 인건비를 지급하였다'고 주장한 행위의 경우, 비록 선행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위 주장이 배척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에게 해고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이 있기 때문이고, 여전히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C이 2016. 1. 15. 송금한 돈이 이 사건 공사가 아닌 다른 공사에 관한 정산금인 사실 및 피고가 이를 알면서도 허위의 주장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