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5. 12. 10. 선고 2025고단4811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해자 B은 인천 미추홀구 C건물 1층 D호(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의 소유주로 오랜기간 위 상가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2022. 8. 2.경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이하 상호불상의 카페에서 피해자에게 "상가를 지금처럼 놔두면 공실 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인테리어 공사를 해서 상가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 사건 상가에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후 내가 직접 입점해서 구상한 사업을 진행하여 상가를 활성화 시킬 테니 인테리어 공사 비용을 지급해달라."고 말하고 피해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등 마치 이 사건 상가에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것처럼 행세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국세 및 지방세 2억 원 상당을 체납한 상태로 신용이 불량하였고, 단지 피해자로부터 돈을 지급받아 채무변제,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공사 비용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더라도 이 사건 상가에 정상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2. 8. 25. 피고인이 지정하는 ㈜E 명의 농협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인테리어 공사 비용 명목으로 1,500만 원을 이체받아 편취하였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 소유의 이 사건 상가에 대하여 인테리어공사를 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피해자로부터 인테리어공사비 명목으로 1,500만 원을 편취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피고인이 이 사건 상가를 포함한 C건물 1층에 있는 여러 호실의 상가를 한데묶어 'F'이라는 상호의 제빵소 카페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인테리어공사와 카페 운영을 위해 고용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한 내역들을 살펴보면, 2022. 5.경부터 2023. 4.경까지 이 사건 상가 등을 제빵소 카페로 만들기 위한 전체적인 인테리어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이고 당초 예상보다 많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2023. 5.경부터 같은 해 6.경까지 실제로 'F'이라는 상호의 제빵소 카페를 개설하여 잠시 운영한 것 으로 보이므로, 적어도 이 사건 상가 등에 제빵소 영업을 개시할 수 있을 정도로는 전체적인 인테리어공사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②

그 중 이 사건 상가에 대한 인테리어공사에 관하여 살펴보면,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상가와 그 옆의 G호 상가 사이에 설치된 가벽을 철거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상가에 설치되어 있는 전기 분전반을 지하층으로 이동 · 설치하였으며 이 사건 상가의 바닥 전체를 에폭시로 코팅하고 벽면에 벽돌 또는 나무판을 둘러 부착하였으며 H호 상가와 연결되는 자동문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피해자의 진술에 명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이 사건 상가의 벽면과 천정에 대한 페인트칠 작업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③

피해자가 촬영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한 이 사건 상가의 내부 사진은 2023. 8.경 촬영된 것인데, 이 사건 상가 등에 개설된 제빵소 카페에 제빵사로 고용되어 2023. 6.28.부터 같은 해 7. 21.까지 근무한 I가 피고인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서 '그 당시는 제빵소 카페를 폐업하기 위하여 물건을 빼고 정리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사진은 이 사건 상가 등에 개설했던 제빵소 카페를 폐업하기 위하여 물건들을 정리하고 이미 시공한 인테리어를 철거하는 등의 원상회복을 하고 있던 시기에 촬영된 것이므로 그 당시 이 사건 상가에 다수의 집기, 목재 등이 다수 적치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상가에 대하여 인테리어공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거나 제빵소 카페 개설 및 운영에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나아가 위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상가에 대하여 시공한 인테리어공사에 실제 소요된 비용이 얼마인지 또는 그 정도의 인테리어공사를 하는 데 통상 소요되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알 수 있는 증거는 제출되어 있지 않은데, 피고인의 전 남편으로 위 인테리어공사를 전체적으로 담당한 것으로 보이는 J가 'K'라는 인테리어업체에 이 사건 상가에 대한 인테리어공사비용의 사후 평가를 의뢰하여 이 법원에 제출한 견적서에는 바닥 에폭시 공사에 110만 원, 천정과 벽면 페인트 공사에 300만 원, 배전반 등 전기시설공사에 300만 원, 칸막이 철거에 125만 원<1>, 자동문 설치에 250만 원이 각 소요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달리 이를 배척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상가에 대하여 실제로 1,085만 원(=110만 원+300만 원+300만 원+125만 원+250만 원) 상당의 인테리어공사가 시공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⑤

피고인은 2022. 8. 25.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상가에 대한 인테리어공사 지원금 명목으로 1,500만 원을 지급받고는 같은 날 그 중 1,000만 원을 L에게 기존 채무의 변제로 송금하는 등 위 1,500만 원 중 실제로 이 사건 상가를 비롯한 위 제빵소 카페 개설을 위한 인테리어공사비로 지출한 돈은 약 200만 원<2>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지만,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인테리어공사 지원금으로 1,500만 원을 지급받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인테리어공사를 할지 약정한 바 없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비롯한 상가 임대인들로부터 평당 150만 원의 비율로 산정한 인테리어공사 지원금을 지급받아 이 사건 상가등 여러 호실의 상가를 한데 묶어 제빵소 카페 등을 개설하기로 한 것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을 들여 어떤 내용으로 인테리어공사를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피고인의 권한과 재량에 속하는 것이므로 위 인테리어공사 지원금의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인테리어공사 지원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의 일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위 돈의 용도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편취의 범의가 있다고 단정

할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인이 피해자 등으로부터 지급받은 인테리어공사 지원금 중 일부를 기존채무의 변제 등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바람에 이 사건 상가 등에 대한 인테리어공사를 시공한 업체 또는 업자에게 약속한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과 그 인테리어공사업체 사이의 내부적 법률관계에 관한 것일 뿐, 피고인이 이 사건 상가 등에 대하여 제빵소 카페 등 영업점을 개설하기 위한 인테리어공사를 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와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

⑥

당시 피고인은 2억 원에 가까운 세금을 체납하고 있었고, 임차하여 운영하던 E중 Q에게 전대한 정육코너에 대해서도 정육코너의 매출로 소정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위 전차인에게 지급해 주어야 할 약 5,000만 원의 판매대금도 이미 기존채무 변제에 사용하여 다른 돈을 마련하여 그 전차인에게 지급해 주어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이후 E를 폐업하면서 그 거래처에 약 1억 원의 미수금채무도 부담하고 있었고, 그와 별도로L에게 약 2억 원의 차용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점, 실제로 이 사건 상가 등에 제빵소 카페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인테리어공사를 담당하거나 카페 직원으로 근무한 다수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하는 등 제빵소 카페의 개설 및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피해자를 비롯한 상가 임대인들에게도 보증금이나 차임 등을 단 한 푼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이 이 사건 상가등에 제빵소 카페를 개설 및 운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장기간 공실 상태에 있었던 이 사건 상가 건물 전체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만한 능력이 있었는지 상당한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 소유의 이 사건 상가에 인테리어공사를 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를 속여 인테리어공사비용으로 1,500만 원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는 것으로 위와 같이 피고인이 실제로 이 사건 상가 등에 상당한 정도의 인테리어공사를 시공하여 제빵소 카페를 개설하고 잠시라도 운영한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이는 이상, 그런 피고인에게 처음부터 인테리어공사를 할 의사나 능력조차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창경

각주1) 피고인은 위 베이커리카페를 개설했다가 폐업하면서 이 사건 상가에서 철거했던 가벽을 원상복구하였는데, 위 견적서에서는 칸막이 철거공사와 칸막이 원상복구공사를 구분하지 않고 통틀어 250만 원으로 평가했으므로, 그 중 철거공사비는 그 절반인125만 원으로 추정하였다.

각주2) 피고인은 2022. 8. 26.부터 같은 해 8. 29.까지 사이에 M철거업자)에게 75만 원, N(전기업자)에게 60만 원, O(페인트업자)에게 50만 원, P(전기업자)에게 15만 원을 송금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