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 판결의 인용
피고가 이 법원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제1심에서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 및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들을 더하여 다시 살펴 보아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피고가 이 법원에서 새로이 주장한 사항에 대한 판단을 아래 제2항에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하는 판단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각 고용계약을 체결하면서 제5조에 퇴직금을 별도로 청구할 수 없다고 정하여 부제소합의를 하였다. 원고의 이 사건 퇴직금 청구는 위 부 제소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판단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각 고용계약 5조에 '퇴직금 및 상여금은 보합제(공동수익분배)로 계산금액에 포함하여 계산한다. 차후 별도로 청구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음은 피고가 주장한 바와 같다.
그러나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선원법이 우선 적용되는 선원근로계약 관계에서도 적용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제5조에 퇴직금을 별도로 청구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는 부분은 원고가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제5조가 적법·유효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계속적 근로관계 단절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매해 상, 하반기 꽃게잡이 조업기를 각 계약기간으로 한 선원고용계약을 독립적으로 체결하여 조업기에만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여 근로하였고, 비조업기에는 근로하지 아니하여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인 선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다.
판단
갑 제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16. 4. 6.부터 2022. 1. 12.까지 기간 동안 이 사건 선박에서 1년 이상 계속근로한 선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와 피고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꽃게잡이 조업기에 맞추어 근로계약기간을 3개월에서 5개월 사이의 기간으로 정하여 1년에 2회씩 동일한 조건의 이 사건 각 고용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하여 왔다.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음은 피고가 주장한 바와 같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백 기간은 피고가 영위하는 꽃게잡이의 계절적 특성 및 금어기로 인한 대기기간, 어망 정비 기간 등의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9다35040 판결,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5다2078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사이의 공백 기간에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고 계속되었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2016. 4. 6.부터 2022. 1. 12.까지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여 선원으로 근로하였을 뿐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사이의 대기기간 동안에 다른 선박에 승선하였다거나 타 업종에 종사한 바 없다.
이와 같은 어업의 계절적 특성과 근로 형태를 고려하여 선원법 제55조 제3항은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선원의 계속근로기간을 계산할 때, 6개월 이상은 1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6개월 이상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여 꽃게잡이 어업에 종사하였다.
변제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2022. 1. 20. 900만 원, 2025. 2. 10. 1,000만 원, 2025. 2.21. 500만 원을 각 송금하여 이 사건 퇴직금을 일부 변제하였다.
판단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위 주장하는 바와 같은 각 금원을 송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갑 제4, 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송금 사실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퇴직금을 변제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2021년 하반기 꽃게잡이 조업에 대한 보합정산금(득전)은 900만 원인데, 피고는 2022. 1. 20. 원고에게 900만 원을 송금하면서 'A 득전'이라고 기재하였으므로, 피고가 송금한 위 900만 원은 원고의 2021. 하반기 보합정산금(득전)을 지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2025. 2. 11.부터 2025. 7. 6.까지 피고 소유의 E 선박에 승선하여 근로하였다. 피고는 선원을 고용할 경우 선불금을 미리 지급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위 선박에 승선할 즈음인 2025. 2. 10. 및 2025. 2. 21.에 각 송금된 합계 1,500만 원은 위 근로에 대한 선불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각 고용계약을 체결하면서 선급금 명목으로 합계253,000,000원을 미리 지급하였고, '퇴직금 및 상여금은 보합제에 의한 계산금액에 포함하여 계산하며 차후 별도로 청구할 수 없다'고 약정하였다. 이후 각 고용계약이 종료하면 어획물에 대한 비율급(보합정산금) 정산을 하면서 퇴직금을 포함한 지급 총액에서 미리 지급된 선급금을 공제한 금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이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선급금 명목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에 해당하므로, 위 약정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라면, 원고는 미리 지급받은 선급금 상당을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이 사건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면,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은 남아 있지 않고, 오히려 피고가 반환받아야 한다.
판단
살피건대,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한 월 고정급, 선급금, 보합정산금(득전)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액수가 얼마인지 전혀 특정하지 못하고 있는 점, 더욱이 피고는 선급금이 모두 퇴직금 명목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바, 원고가 이 사건 각 고용계약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선급금 합계 253,0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고정급, 보합정산금의 액수를 고려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선급금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이를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지급한 선급금이 퇴직금을 미리 지급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주장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신의칙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6년에 걸쳐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제5조가 포함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피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뢰를 준 것이므로, 원고가 이에 반하여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제5조가 강행규정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같이 무효인 약정이 포함된 고용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피고가 그러한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은숙(재판장) 이창섭 남기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