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판결
중 공동피고인 A, B, D, F에 관한 부분은 A, B, D, F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아니하여 그대로 분리·확정되었고, 공동피고인 C에 관한 부분은 C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이 법원이 2025. 5. 22. 항소기각결정을 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동피고인 A, B, C, D, F(이하 'A 등'이라 한다)에 관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C으로부터 ㈜H(이하 'H'라 한다)로부터 배출되는 폐기물(이하 'H 폐기물'이라 한다)이 재활용품이라는 말을 듣고 선별하여 판매하고자 천안시 서북구 G 토지(이하 'G 토지'라 한다)를 제공하여 적치하도록 하였다. 피고인은 H 폐기물이 G 토지로 운반되어 투기될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아 여전히 재활용품이라고 인식하였고, 그 투기후 폐기물인 사실을 알게 되어 더 이상 G 토지에 H 폐기물을 운반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피고인은 C에게 이미 운반되어 적치된 H 폐기물 약 40톤에 대한 반출을 요청하였으나, 이러한 요청에 C이 응하지 않아 4,6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G 토지에 적치된 H폐기물을 직접 처리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A 등과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G 토지에 H 폐기물을 버리기로 공모하거나 폐기물관리법 제63조 제1호, 제8조 제1항위반죄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A, D, B이나 H 폐기물의 운반·투기에 참여한 J은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
폐기물 영상에 의하면 누구라도 반입되는 물건이 불법 폐기물인 사실을 알 수 있고 그 형상을 피고인이 직접 보았다.
피고인은 C으로부터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재활용품으로 인식하였다고 하지만, H 폐기물 중 재활용이 가능한 것도 있었으나 전부가 재활용품이라면 굳이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등의 말이 나올 이유가 없고 그러한 말이 나온 이유는 불법 폐기물 중 일부가 재활용 가능하여 여러 모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할 의도였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두 번 거절했지만, C이 D과 함께 찾아와서 '우리가 폐기물 중간처리업을 하고 있는데 장소가 비좁아서 쌓을 곳이 없어서 그러니 보관 좀 하였다가 가져가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하여 허락했다."라고 진술하였는데, 그 당시 피고인이 H 폐기물을 재활용품으로 알았다면 거절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이 법원의 판단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대법원 1998. 3.27. 선고 98도30 판결, 대법원 1998. 11. 24. 선고 98도265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의 이유를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등과 함께 살펴보면, 피고인은 A 등과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 결합이 이루어져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폐기물관리법위반 범행의 공모관계가 성립하였고, 피고인은 주식회사 I(이하 'I'이라고 한다)을 운영하면서 약 1,100만 원의 대가를 받고 G 토지를 H 폐기물의 투기장소로 제공하여 자신의 범행의사를 실행에 옮겼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2019. 12. 30.경 I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I은 폐기물 처분시설이나 재활용시설 등을 갖추지 못하고 G 토지에서 고물처리, 건축자재 판매 등을 영위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은 경찰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G 토지에 H 폐기물이 운반·투기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고 약 1,1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받았음을 인정하였다.
H 폐기물은 폐합성수지를 압축한 중간가공 폐기물(압축)로서, A 등이 2020.10. 10.경부터 2020. 10. 11.경까지 G 토지에 운반하여 투기한 H 폐기물의 총 중량은 약 90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고인은 경찰에서 "C이 I 부지가 넓으니 한쪽에 쓰레기(깍두기<1>)를 쌓으면 안 되냐면서 쓰레기 한 차당 11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여 빨리 치우면 괜찮을 것 같아서G 토지에 쓰레기를 투기하도록 하였다. 쓰레기 투기 관련하여 돈을 벌려고 욕심을 부 리다가 이렇게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자백하였으나, 검찰에서부터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C으로부터 H 폐기물이 재활용품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면서 종전의 진술을 번복하여 A 등과 G 토지에 H 폐기물을
투기하기로 공모하지 않았거나 폐기물관리법 제63조 제1호, 제8조 제1항 위반죄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의 경찰에서 한 자백진술이 검찰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의 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그 자백의 증명력 내지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는 없다.
A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피고인은 A 등과 G 토지에 H 폐기물을 운반하여 투기한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고, G 토지에 H 폐기물을 운반하여 투기할 당시 현장에도 있으면서 신고가 들어와 H 폐기물을 운반하여 투기하는 것을 중단시키고 트럭 10대 분량의 폐기물 중 I이 처리하기 어려운 폐기물이 있다는 말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D 역시 원심법정에서 G 토지에 H 폐기물을 운반하여 투기하기 3~4일 전에 C과 함께 피고인을 만나 재활용이 일부 가능한 부분이 섞여 있지만 전체적으로 폐기물이라는 말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A, D의 원심법정에서 한 각 진술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경찰에서 한 자백의 진실성을 담보하기에 충분하다.
B은 수사기관에서 "A의 연락을 받고 G 토지에 H 폐기물을 운반하여 25톤 트럭 2대 분량을 투기하였고, 그 다음날 추가로 투기하려 하였다가 제지당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 원심법정에서 "H 폐기물을 트럭에 싣고 G 토지까지 운반하였는데, 그 당시 투기 현장에 A과 누구인지 모르지만 나이 드신 한 분을 보았다. C 또는 피고인 중 한 사람일 수도 있는데 정확히 누군지 기억하지 못한다."라고 진술하였으므로, 이러한 B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H 폐기물 운반·투기 당시 현장에 없어 H 폐기물을 재활용품으로 알고 있었다고 곧바로 단정하기 어렵다.
J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G 토지에 H 폐기물을 운반하여 적치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현장에 있으면서 현금이 담긴 봉투를 전달받은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J의 진술내용은 피고인이 H 폐기물 운반·투기 당시 현장에 없었다는 피고인의 진술과는 다소 배치되는 사정이다.
C이 피고인으로부터 G 토지에 운반되어 투기·적치된 H 폐기물 약 40톤에 대한 반출 요청에 응하지 않아 피고인이 스스로 4,600만 원을 지출하여 직접 처리하였다는 사정은 양형참작사유가 될 수 있음을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폐기물관리법위반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경우 항소심으로서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여 그 실행을 지휘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H 폐기물은 적법절차에 따라 전부 처리가 완료되었고, 그중 일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비용을 들여 처리하였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은 동종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최근 5년 동안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의 사정은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정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A 등과 공모하여 H 폐기물을 폐기물의 수집을 위하여 마련한 장소가 아닌 G 토지에 무단 투기하여 폐기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여 환경보전과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폐기물관리법의 입법목적을 훼손한 사안으로서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은 점, 피고인은 H 폐기물을 운반하여 투기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여 이 사건 범행에 적극 가담한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책임마저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피고인은 사기죄, 상해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의 사정은 피고인에 대한 불리한 정상에 해당한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당심에 이르러 원심의 형을 달리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나 경위, 범행의 수단 및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의 조건들과 함께 이미 판결이 확정된 공범인 A 등과 양형의 형평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환(재판장) 진원두 신순영
각주1) D은 원심법정에서 "폐기물을 벤딩이랄까 철사로 압축하여 네모로 만든 것을 깍두기라고 하고, 그것을 아무데나 놓으면 안 된다."라고 진술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