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무자 B은 2026. 3. 31.까지, 채무자 C은 2026. 11. 2.까지, 채무자 D은 2026. 12.31.까지, 인천 부평구, 인천 계양구, 부천 상동, 부천 중동 중 인천 부평구 E건물로부터 반경 3km 이내에서 채권자의 동의 없이 'F학원'(인천 부평구 G, 6층 H호)을 비롯하여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어학원을 설립 또는 운영하거나 국어교과강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1항은 각 채무자별로 채권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담보로 30,000,000원을 공탁하거나 위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채권자의 채무자들에 대한 각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의 1/4은 채권자가, 나머지는 채무자들이 각 부담한다.
이유
사안의 배경
채권자는 인천 부평구 E 건물 I호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어교과를 교습하는 J학원(이하 '채권자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채무자 B은 2024. 2. 7.부터 2025. 3. 31.까지, 채무자 C은 2024. 11. 11.부터 2025.11. 2.까지, 채무자 D은 2024. 12. 26.부터 2025. 12. 31.까지 채권자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였다.
경업금지약정 위반 여부
경업금지약정의 내용
채권자와 채무자들이 체결한 강사용역계약서(소갑3, 4, 5)에는 '채무자들은 계약해지후 채권자의 사업장 근처인 인천 부평구, 인천 계양구, 부천 상동, 부천 중동에서 동종의 사업장을 내거나 동종의 업종에 근무해서 채권자의 사업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다(제8조 제5항, 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고 한다).
채무자 B은 채권자 학원을 퇴사한 후 약 7개월이 경과한 2025. 10. 20.경 위 학원으로부터 약 177m 떨어진 거리에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어교과를 교습하는 'F학원'(이하 '채무자 학원'이라 한다)을 개설하였다(소갑10, 11). 채무자 C과 D은 채권자학원을 퇴사한 직후인 2025. 11. 8.경과 2026. 1. 7.경부터 채무자 학원의 강사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다툼없음).
채무자들은 처분문서가 명시한 경업금지의무가 있음에도 동종의 학원을 개설하거나 동종의 업종에 종사하여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였다. 채권자의 피보전권리는 일응 소명된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무효인지 여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고 한다)은 약관이 근로기준법에 속하는 계약에 관한 것일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으므로(약관법 제30조 제1항), 채권자가 작성한강사용역계약서가 약관에 해당하더라도, 그 내용이 근로기준법에 속하는 고용계약에 해당하므로 약관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채무자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인지 여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제한의 기간 · 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규정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10. 17.자 2013마1434 결정 등 참조).
채권자 학원과 채무자 학원 모두 인근 지역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내신과 수능 대비를 위한 국어강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수강생 등 고객관계나 그에 기초하여 지득한 정보가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경업금지기간이 기재되어 있지 않으나, 경업금지지역은 '인천 부평구, 인천 계양구, 부천 상동, 부천 중동'으로 한정되어 있다. 위와 같이 특정된 지역이 국토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하고, 채무자들은 다른 지역에서 자유롭게 국어강의 직종에 종사할 수 있으므로 직업선택의 자유가 과도하게 침해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명시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가 위와 같이 특정된 지역 내에서 동종 업종에 종사하고자 한다면, 이는 채권자 학원에서의 고객관계를 이용하기 위한 목적을 수반한 것으로 사실상 추정할 수 있다.
경업금지기간 없이 계속적으로 해당 지역에서 국어강의를 할 수 없는 것은 과도하다. 다만, 금지기간이 과도하다면 이를 적절한 범위로 단축할 수 있으므로(위 대법원 2007. 3. 29.자 2006마1303 결정 참조), 그것만으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자체가 전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앞서 본 경업금지 지역의 한정된 범위에 비추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내용 자체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채권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약정 체결을 사실상 강요하였다거나 채무자들이 채권자의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지위에 있었다는 점에 대한 소명도 부족하다.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효력 유무는 종국적으로 본안소송에서 약정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고려요소들에 대한 충분한 심리와 증거조사를 통해 정해져야 할 것이나, 적어도 일부 유효로 인정될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할 정도의 소명은 이루어졌다고 판단된다.
경업금지기간
근로자가 사용자와의 약정에 의하여 경업금지기간을 정한 경우에도,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퇴직 경위, 근로자에 대한 대가 제공 여부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약정한 경업금지기간이 과도하게 장기라고 인정될 때에는 적당한 범위로 경업금지기간을 제한할 수 있다(대법원 2007. 3. 29.자 2006마1303 결정 참조).
채권자가 채무자들과 작성한 용역계약서에 매월 급여 중 50만 원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대한 보상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채무자들의 급여가 모두 다름에도 보상액이 월 50만 원으로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고, 동종 업계 종사자보다 월 50만 원 높은 급여를 지급한다는 점에 대한 소명도 없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이 제공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함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의 등록시기나 개별 강좌의 유지 기간, 채무자들이 채권자 학원에서 맺은 고 객관계를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간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가처분 단계에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효력을 인정해줄 수 있는 기간은 1년 정도로 판단된다.
보전의 필요성
채권자 학원에서 채무자 C이 담당하던 수강생 37명(2025. 11. 기준) 중 약 14%인 5명(2026. 1. 기준)만 위 채무자 퇴직 후 채권자 학원을 계속 다니고 있고(소갑12, 심문취지), 채무자 D이 담당하던 수강생 68명(2025. 12. 기준) 중 약 3%인 2명(2026. 1. 기준)만 위 채무자 퇴직 후 채권자 학원을 계속 다니고 있다(소갑13, 심문 취지).
채무자들은 자신들과 무관하게 채권자 학원의 역량 부족으로 수강생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이 채무자들의 퇴직과 수강생들 이탈의 상관관계가 뚜렷한 이상 그 수강생들 중 상당 부분은 채무자 학원으로 이동하였을 개연성이 높음을 부정할 수 없다. 달리 채무자들 주장에 부합하는 반증이 없다.
그렇다면 채무자들의 경업행위가 채권자 학원의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점이 소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본 것처럼 가처분 단계에서 경업금지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는 상황에서 본안소송으로는 당장의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채무자들도 채무자 학원에서 재직할 수 없는 등 적지 않은 손해가 있으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내용 및 해석이 분명하고, 채무자들이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채권자 학원으로부터 약 177m 거리에 채무자 학원을 개설하거나 합류한 것이므로, 예측가능성이나 이익형량 측면에서 비교적 보전의 필요성이 높은 사안에 해당한다.
피보전권리 측면에서 본안소송을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 일부 남아 있으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기각하는 부분
채무자 B에 대하여 영업양도 및 임대를 구하는 부분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채권자의 사업장 근처 지역에서 "동종의 사업장을 내거나 동종의 업무에 근무"하여 채권자의 사업을 방해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므로, 채무자들이 그 운영이나 강의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제3자에게 학원 장소를 임대하거나 영업을 양도하는 것까지 제한한다고 할 수 없다.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이 부분 신청에 대한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지 않는다.
간접강제, 집행관공시
채권자는 채무자들의 의무위반을 대비한 간접강제도 함께 신청하였으나, 채무자들이 가처분결정을 위반할 것이라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데다가, 만약 그와 같은 사정이 발생한다면 2주의 집행기간 내에 별도의 신청으로 간접강제를 구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처분결정의 내용상 집행관공시가 적절한 집행수단이라 할 수 없어, 이 부분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되, 채무자들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을 대비하여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하고,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은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6. 3. 27.
판사 유아람(재판장) 박지원 정일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