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판결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17. 6. 20. 선고 2016가단640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5,169,081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2.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8, 13호증, 을 제1 내지 4, 7, 10, 13,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의 지위 및 주식회사 C의 영업 양도

1)

원고는 2009. 4. 9. 주식회사 D에 입사하여 근무하였고, 이후 위 회사의 영업을 양수한 E 및 2012. 9. 12. 설립된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로 고용이 승계되어 계속하여 근무하였다.

2)

C는 군산시 F 소재 G 주식회사(이하 'G'이라 한다) 군산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에서 H, 주식회사 I(이하 'I'이라 한다)과 함께 판넬생산을 담당하며 선박부품 조립 및 제조업을 영위하였는데, 2015. 8. 31. C 및 피고의 사내이사 J와 사이에 위 사업을 양도·양수한다는 내용의 계약서(을 제4호증)(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하고, 이에 따른 계약을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이 사건 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작업 라인의 조정 및 계약 이행

1)

2015. 8.경 C와 피고, H, I, G 소속 각 관계자들이 이 사건 공장 내 판넬 생산 라인을 조정하기로 협의하였고, 종전에 조립 3라인과 셀터 1라인에서 5개 타입의 판넬을 생산하던 C는 2015. 9.경 이후 조립 1라인에서 1개 타입의 판넬만 생산하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라인 조정'이라 한다).

2)

피고는 2015. 10. 1.경부터 이 사건 공장에서 C가 담당하던 판넬 생산 업무를 담당하였고, 2015. 11. 1.에는 G과 사이에, 판넬 생산에 관한 도급계약을 기간 계약 체결일부터 2016. 3. 31.까지로 정하여 체결하였다.

3)

C는 2015. 10. 중순경 피고에게 소속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계산하여 합계액을 212,747,850원으로 통보하였고, 2015. 11. 17.경 퇴직연금예금 34,438,418원을 이전해주었다. 피고는 2015. 10. 1.자로 C 소속 근로자들의 사용자가 되었음을 전제로 그 무렵부터 위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였고, 위 근로자들에 대한 사회보험의 사업자 자격도 취득하였다.

다.

원고의 퇴직 및 주식회사 L의 설립

1)

원고는 2015. 12. 15. 퇴직하였는데, 2009. 4. 9.부터 2015. 12. 15.까지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퇴직금 액수는 25,169,081원이다.

2)

한편 2016. 1. 21. 선박부품 임가공 및 제조업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L(이하 'L'이라 한다)이 설립되었는데, 위 회사의 본점 소재지가 '군산시 M'으로 C의 본점 소재지와 동일하고, 위 회사의 사내이사로 C의 사내이사였던 N, O가 각 등기되었으며, 피고 소속으로 근무하던 원고 등 약 20명의 근로자들이 피고에서 퇴직한 후 L에 입사하였다.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로서 C의 영업을 양수하고, 퇴직금 지급 의무를 포함하여 원고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였으므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는 피고가 아니라 J 개인이고, C의 근로자들이 L으로 유출되어 인적 조직의 동일성이 상실되었으며, C와 피고의 작업라인 등이 달라져 물적 조직의 동일성도 유지되지 않아 J나 피고가 C의 영업을 양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피고가 원고에 대한 고용을 승계한 사실이 없음을 전제로, 원고가 피고에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한 것은 협의에 의하여 새로운 근로관계를 형성한 것인데, 원고는 수습기간에 해당하는 약 3개월 만에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다툰다.

나.

판단

1)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이 사건 계약상 양수인임을 전제로 G과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장 내 C의 작업 라인을 승계하여 판넬생산사업을 영위한 점, ② 이 사건 계약상 양수인은 C 근로자들의 퇴직금 중 2억 원을 피고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양수도대금의 지급에 갈음하고, C의 근로자들 및 집기 등 자산과 이 사건 공장 내에서 판넬을 생산하는 사업 일체를 이전받은 점, ③ 피고의 사내이사로서 실질적 운영자인 J는 C의 사업을 이전받아 영업을 시작할 무렵 소속 근로자들에게 C로부터 고용을 승계하였으니 퇴직금 등을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얘기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C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였음을 전제로 급여 등을 지급해온 점, ④ 원고가 C에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피고와 사이에 새로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는 점, ⑤ 피고 소속이던 원고 등 일부 근로자들이 L으로 이직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계약 이후의 사정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계약 무렵 작업 라인이 조정됨으로써 근무시간 및 급여 감소에 따른 불만으로 이직하게 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⑤ 위 일부 근로자들의 퇴직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상 피고에게 이전하기로 한 근로자들의 인적 동일성이 유지되지 않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⑦ 이 사건 계약 무렵 C의 작업라인 등이 변경되기는 하였으나, 피고도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⑧ 위 변경에 따라 피고가 담당하게 된 작업라인 등이 2015. 8.경 이전에 C가 담당하던 것과 일부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라인조정으로 인한 결과일 뿐 이 사건 공장 내에서 판넬 생산업을 영위한다는 본질적 부분에 차이가 없어 위 변경으로 인하여 C의 물적 조직이 피고에게 이전되면서 동일성을 상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J의 명의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이자 C의 물적·인적 조직 일체를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인수한 포괄적 영업양수인으로서 퇴직금 지급 의무를 포함하여 원고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5,169,08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5. 12. 30.부터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1)

이 사건 계약상 C는 근로자들이 피고에 인계되는 과정에서 고용 안정에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고, 인수 후 1년 안에 유사 업종을 창업하여 현재의 인원과 동일 작업을 할 경우 이 사건 계약을 무효화한다(이 사건 계약서 제6조)는 해제조건이 이 사건 계약에 부가되어 있었다. 그런데, C의 실질적 사주인 N은 2016. 1. 21. P을 대표이사로 내세워 유사 업종인 L을 설립하고, 원고 등 근로자들을 L으로 유출시켰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해제조건의 성취로 효력을 상실하였고, 이 사건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해제조건 성취 항변).

2)

또한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G의 심의를 통과하여야만 효력이 발생하는(이 사건 계약서 제7조) 정지조건부 계약인데, C의 실질적 사주가 근로자들을 유출하여 L을 설립하였고, 피고는 위 인력 유출로 인하여 G으로부터 경고를 받았으며, 업체등록을 위한 심의절차에서도 탈락하였고, G과 사이에 한시적인 도급계약만 체결한 임시협력업체의 지위에 놓이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정지조건이 불성취되어 효력이 없다(정지조건 불성취 항변).

3)

C 및 L과 관련된 N 등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도 유사 업종인 L을 설립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받을 목적으로 잠시 피고에 소속되었을 뿐이므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신의칙에 반하고, 피고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감액되어야 한다(신의칙 위반 항변).

나.

판단

1)

해제조건 성취 및 정지조건 불성취 항변 부분

가)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서 제6조에 'C는 피고가 근로자들을 인계하는 과정에서 고용안정에 최선을 다하며, 인수 후 1년 안에 유사 업종을 창업하여 현재의 인원과 동일 작업을 할 경우 계약은 무효화된다. '(이하 '유사 업종 창업 금지 조건'이라한다)라고, 제7조에 '피고가 G의 심의를 통과하여야만 효력이 발생한다.

'(이하 'G 심의 통과 조건'이라 한다)라고 규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러나 한편 피고가 G과 사이에 기간을 6개월로 정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장 내에서 판넬생산 공정을 담당하고 있는 사실 또한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이로써 이 사건 계약상 G 심의 통과 조건은 성취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피고는 G과의 관계에서 정식등록업체의 지위를 취득하지 못하고 임시등록업체의 지위를 얻는데 불과하였으므로 위 조건이 불성취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계약상 G 심의 통과 조건이 반드시 피고가 정식등록업체의 지위를 취득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고, 임시등록업체와 정식등록업체의 주된 차이는 계약기간으로서(정식등록업체의 경우 1년, 임시등록업체의 경우 6개월), 일반적으로 위 기간이 경과하면 계약이 갱신되는 것으로 보이며, 위와 같은 협력업체와의 계약 기간 및 형태는 주로 G의 경영판단 등 방침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보여 피고가 정식등록업체가 되지 못하고 임시등록업체가 되었다고 하여 G 심의 통과 조건이 성취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피고의 정지조건 불성취 항변은 결국 이유 없다.

다)

다음으로, 이 사건 계약상 유사 업종 창업 금지의 해제조건이 성취된 것인지 보건대, 2016. 1. 21. 유사 업종인 L이 설립되었고, 위 회사의 사내이사로 C의 사내이사였던 N과 O가 각 등기된 사실, C와 L의 본점 소재지가 동일한 사실, 피고 소속으로 근무하던 원고 등 일부 근로자들이 L으로 이직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C의 운영에 관여했던 임직원들이 유사 업종 창업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든다.

라)

그러나 민법 제657조 제1항은 '사용자는 노무자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지만 근로자가 반대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양수기업에 승계되는 대신 양도기업에 잔류하거나 양도기업과 양수기업 모두에서 퇴직할 수도 있는바, 근로자 보호의 필요성에 비추어 이러한 법리는 영업양도계약의 해제조건이 성취되는 경우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법리에 앞서 살펴 본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C가 유사 업종 창업 금지 조항을 위반함으로써 이 사건 계약상 해제조건이 성취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동의가 없는 한 양수인인 피고는 이 사건 계약 당시 승계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피고는 이 사건 계약 당시 예정한 대로 G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장 내 지정된 라인에서 판넬을 생산하는 사업을 영위하면서 원고 등 C의 근로자들을 위 라인에 투입하는 등 영업양도에 따른 고용승계가 이루어졌다.

(2)

위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이후 피고 소속으로 일정 기간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는바, 이는 원고가 위 고용 승계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되고, 원고의 근로관계가 피고에게 승계되어 일정 기간 근로를 제공한 이상 원고가 지배할 수 없는 사정으로 이 사건 계약의 해제조건이 성취되었다고 하여 원고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가 없음에도 곧바로 원고에 대한 근로관계가 양도인에게 복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더욱이 원고 등 일부 근로자들의 이직은 이 사건 라인 조정에 따른 근무시간 및 급여 감축에 기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위 이직 이후에도 이 사건 공장 내 피고의 작업 라인은 큰 문제없이 가동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4)

피고는 이 사건 계약상 C의 영업을 양수하면서 원고 등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을 2억 원의 한도 내에서 인수하였고, 이와 별도로 양도양수대금은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며, 영업 양수 이후 일정 기간 판넬 생산 사업을 영위하였다.

2)

신의칙 위반 항변 부분

살피건대, N 등이 C를 폐업하고 유사 업종인 L을 설립하였으며, 원고가 L에 입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계약상 유사 업종 창업 금지 의무 위반에 적극 가담하였다거나 퇴직금을 받을 목적으로 잠시 피고에 소속되었을 뿐이어서 퇴직금 청구가 신의칙에 위반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항변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신영

각주1) 이 사건 계약서에는 '퇴직금 중 2억 원을 C가 지급하고, 그 외에는 J가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위 기재는 오기로서, 이 사건 계약 당시 2억 원으로 확정된 금원은 양도양수대금 지급에 갈음하여 양수인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고, 그 외의 나머지 금원은 양도인인 C가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