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18가소54301 임금 사건의 이행권고 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되는 사실관계
원고는 군산시 C에 있는 세무사 A 세무사무소(이하 ‘이 사건 사무소’라고 한다)의 대표인바, 2018. 1. 24.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다(이 법원 2017고약5299). 그 무렵 확정된 위 약식명령의 범죄사실 요지는 ‘원고는 1997. 3. 27.부터 2016. 12. 20.까지 이 사건 사무소에서 근무한 피고의 임금 합계 9,841,935원(2016년 9월부터 11월 임금 각 270만 원, 같은 해 12월 임금 1,741,935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➀ 2018. 7. 18. 위 체불임금 9,841,935원의 지급을 구하는 임금청구의 소를 제기한 데 이어, ➁ 2018. 9. 4. 미지급 퇴직금 6,470,388원의 지급을 구하는 퇴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➀항의 임금소송(이 법원 2018가소54301)에서 법원은 2018. 7. 25. ‘원고는 피고에게 9,841,935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1.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이행권고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이라고 한다).
위 ➁항의 퇴직금소송에서 제1심은 2019. 2. 13. 피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6,470,38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2020. 6. 3. 원고를 피고의 사용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며(전주지방법원 2019나2516), 위 항소심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한편 원고는 2018. 12. 7.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죄로 기소되었는바, 그 공소사실의 요지는 ‘원고가 피고의 퇴직금 6,470,388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제1심(이 법원 2018고단1379)은 2020. 12. 1.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고, 항소심(전주지방법원 2020노1887)은 2021. 4. 29. 같은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호증, 을 제1, 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아니다.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 이후에 원고의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관련 민사판결과 형사판결이 확정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임금채권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피고
원고가 피고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피고에 대한 임금 체불을 인정한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에 대하여 업무상횡령 혐의로 형사고소를 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확정된 약식명령에서 인정된 체불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지만, 민사재판에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 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4다4386 판결 등 참조).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합계 9,841,935원의 임금을 체불하였음을 범죄사실로 하는 약식명령이 확정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에서 제시한 증거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고 인정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고, 그 밖에 달리 원고의 사용자성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는 1997년 3월경 이 사건 사무소를 개업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사무소의 창업멤버로 사무장 내지는 실장으로 근무하면서 거래처 확보와 관리, 직원 관리, 수금, 출급사항, 국세청 신고업무 등 이 사건 사무소의 전반적인 업무와 운영을 담당하여 왔다.
원고는 2011년경부터 매월 고정급으로 550만 원만을 지급받기로 하고 이 사건 사무소의 통장만을 관리하여 왔으며, 이 사건 사무소의 운영, 수입지출 및 거래처 관리 등 모든 제반 사무는 피고가 전담하여 왔다.
원고는 수사기관에서 ‘제가 고정급으로 되면서부터인 2012년부터 수금대장과 현금출납부에 대해 점검을 하지 않았다. 점검을 하지 않은 이유는 고정급으로 월급 550만 원을 받으면서 월급쟁이가 되면서 굳이 사무실에 관여할 이유가 없어서 점검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청구소송과 그와 동일한 사실관계를 공소사실로 하는 형사소송에서는, 원고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약식명령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에 걸친 신중한 심리 끝에 원고의 피고에 대한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민사판결과 형사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한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고소한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하여는 2017. 9. 22.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고, 같은 취지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의 민사소송에서는 피고가 원고의 피용자로서 원고의 돈을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결국 원고는 피고에 대한 사용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지급의무는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강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