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판결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4. 5. 23. 선고 2021가합51909 판결

노동조합설립무효확인 등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주식회사 C(소재지: 익산시 D,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은 근로자 2,368명이 상시 근무하며 양계, 축산물, 가공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여 2019. 11. 11. 설립 신고를 마치고, 상급단체인 E단체에 가입된 기업단위 노동조합으로 근로자 467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회사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여 2004. 8. 25. 설립 신고를 마치고, 상급단체에 가입되지 않은 기업단위 노동조합으로 근로자 649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나.

관련 노동위원회의 결정

1)

원고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과반수 노동조합에 대한 이의를 신청하였으나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7. 15.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일인 2021. 6. 12. 기준 원고 조합원 수는 106명, 피고 조합원 수는 234명이므로, 피고가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2)

원고는 위 결정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9. 6. 과반수 노동조합 결정을 위한 조합원 수 산정기준일인 2021. 6. 12. 기준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기준으로 이중가입자 등을 제외하고 산정한 원고 조합원 수는 총 102명이고, 동일한 기준으로 산정한 피고 조합원 수는 총 245명으로 확인된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1)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2020. 10. 6. 아래와 같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의 범죄사실로 피고인 F을 벌금 10,000,000원, 피고인 G을 벌금 8,000,000원에 각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2020고단794호). 위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전주지방법원은 2021. 1. 21. 항소를 기각하였고(2020노1517호), 그 무렵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2023. 11. 16. 아래와 같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의 범죄사실로 이 사건 회사의 노사협력실 노사지원팀장인 피고인 J에 대하여 벌금 5,000,000원,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벌금 10,000,000원에 각 처하는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2023고약2685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2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 제1, 2, 2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에 정해진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그 설립이 무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어 이 사건 회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등 노동조합으로서 활동하고 있으므로, 주위적으로 피고 설립의 무효 확인을, 예비적으로 피고가 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한다.

1)

피고는 사용자인 이 사건 회사에 의하여 설립되었으므로, 자주성·독립성이 결여되어 있다.

2)

피고는 가입된 근로자들의 이익을 위한 조합활동을 하기 위해서 설립된 것이 아니라 진성노조의 설립을 봉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3)

조합비는 노동조합 운영을 위한 경비 중 가장 주요한 부분인데, 피고의 조합비는 월 5,000원으로 극히 소액이어서 형식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사용자인 이 사건 회사를 통하여 피고 조합원들에게 환급해 준 사실이 있다. 결국 피고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 (나)목에 해당하는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받고 있는 것이므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에 따라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다.

4)

피고 조합원 대다수는 사용자 측의 주도로 조합 가입을 사실상 조직적으로 강제받아 피고의 조합원으로 가입한 것이므로, 조합원 대다수가 사용자 측의 지배·개입하에 피고의 조합원으로 가입한 것이다.

5)

피고는 적법하게 임원을 갖추고 규약에 따라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고, 설립된 이후 15년 이상 노동조합으로서 활동한 바가 없다.

나.

피고

1)

전북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피고가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인정되었고, 2019년경부터 근로자들이 피고의 조합원으로 자발적으로 가입하면서 피고 조합원 수가 늘어나게 되었을 뿐이고, 피고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사용자 측과 단체교섭을 하는 등으로 자주적으로 조합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자주성을 갖춘 유효한 노동조합이다.

2)

변론종결일 기준 피고 조합원의 수는 600여 명으로 증가하였다. 피고는 가입한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아 조합비를 일괄공제하여 수령하는 방식으로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고, 임원이 구성되어서 사용자 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등으로 조합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설령 피고가 설립 당시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기 부족하였다고 하더라도 현재는 그 하자가 치유되어서 자주적인 노동조합으로 인정될 수 있다.

3.

주위적·예비적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관련법리

1)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이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하고(제2조 제4호 본문),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 받는 경우,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등의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제2조 제4호 단서 각 목).”라고 규정하여,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으로 자주성, 단체성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법에서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사람은 일정한 사항이 담긴 규약을 첨부하여 신고하도록 하고 있고(제10조 제1항), “행정관청은 설립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이 위 제2조 제4호 단서 각 목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한다.”(제12조 제3항)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의 설립에 관하여 위와 같은 신고주의를 택한 취지는 노동조합의 조직체계에 대한 행정관청의 효율적인 정비·관리를 통하여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춘 조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보호·육성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1997. 10. 14. 선고 96누982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가 규정한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설령 그 설립신고가 행정관청에 의하여 형식상 수리되었더라도 실질적 요건이 흠결된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상 그 설립이 무효이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51610 판결 등 참조).

2)

노동조합에 관한 설립 무효 확인 청구 소송의 인용판결은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노동조합의 설립이 무효인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지 아니한 채 남아 있음으로써 해당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갖지 아니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일 뿐 이러한 판결의 효력에 따라 노동조합의 지위가 비로소 박탈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노동조합의 설립이 무효인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지 아니한 채 존재하는지에 관한 증명은 판단의 기준 시점인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할 수 있고, 법원은 해당 노동조합의 설립 시점부터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사이에 발생한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노동조합이 설립 과정에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가 규정한 주체성과 자주성 등의 실질적 요건을 흠결한 하자가 여전히 남아 있는지, 이에 따라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인 그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갖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5161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본 기초사실 및 갑 제6 내지 9, 12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설립 당시부터 2019년경까지 별다른 조합활동을 하지 않았고, 2019년경부터 피고 조합원이 급증한 사실, 원고의 설립 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용자 측에 의한 개입·방해가 있었던 사실, 이 사건 회사의 노사협력실 노사지원팀장인 J이 이 사건 회사의 사용인으로서 피고 조합비 2,870,000원을 환급하는 방법으로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2)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갑 제21호증, 을 제3 내지 6, 8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익산시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피고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에 정해진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노동조합법에 정해진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결여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가)

원고는 2019년경부터 단기간에 피고 조합원의 수가 급증한 것을 근거로 피고가 사용자 측의 지배·개입으로 조직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가 동일하게 이 사건 회사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 가입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이 사건 회사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자 할 경우 두 노동조합인 원고와 피고를 두고 택일하게 되는 관계에 있음을 고려하면, 단지 피고 조합원의 수가 급증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가 사용자 측의 지배·개입으로 조직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원고에 가입한 조합원의 수도 변론종결일 기준 467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는바, 원고와 피고는 사용자 측에 대한 교섭력을 얻기 위해 다수의 조합원을 모집하여 경쟁하는 관계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나)

이 사건 회사를 위하여 행위하는 J이 피고 위원장의 요청으로 조합비를 환급하는 방법으로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피고의 적극적인 조합활동이 미비한 상황에서 조합비 징수 절차를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하여 조합원들의 항의를 받은 결과 이를 환급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2021. 5.경 피고 조합원 수가 200여 명에 이른 점을 고려하면 그 환급된 금액(매월 180,000원, 조합원 36명 분)에 비추어 볼 때 피고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받은 것으로 인정할 만한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도 어렵다. 더욱이 피고는 2021. 9.경 조합원들에게 반환된 위 금액을 회사에 전액 변제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의 위원장이 이 사건 회사의 임원과 친족관계에 있는 자로 2013년경부터 피고 위원장 직책을 유지하고 있고, 피고의 임원이 투표에 의하여 선출된 바도 없어 근로자를 위하여 사용자 측과 실질적인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위원장인 K은 이 사건 회사의 사업장에서 물품 상하차 업무를 하는 근로자이고, 피고의 임원 구성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볼 만한 근거가 없다. 또한 피고는 사용자 측에 근로시간, 임금, 휴가 등을 두고 근로자에게 유리한 사항을 요구한 사실도 있다.

3)

오히려 을 제17, 19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인정된 후 집행부 임원을 임명하는 등으로 조직을 갖추어 사용자 측과 단체교섭에 나서는 적극적인 조합활동을 하고 있는 점, ② 변론종결일 기준으로 약 600여 명에 이르는 근로자가 피고 조합원으로 가입한 점, ③ 피고는 조합비 징수 절차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가입한 조합원들로부터 동의를 받아 조합비를 징수하고 이를 운영비로 사용하며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피고가 설립 당시에는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일부 갖추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변론종결 당시인 현재에는 그 하자가 치유되어 자주성 등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에 정해진 요건을 갖추고 유효한 노동조합으로서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성민(재판장) 김은지 이명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