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0. 4. 1.부터 2021. 2. 26.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C’에서 간사공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1년 이상 계속근로를 제공한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판단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5, 8, 11,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익산시 D(이하 ’이 사건 사업장’)에서 ‘C‘이라는 상호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인근의 석산에서 채굴된 암석을 매입하여 원고 등 작업자들에게 제공하였다.
원고 등 작업자들은 여러 명이 포크레인 기사와 팀을 이루어 위 사업장에서 위 암석을 일정한 크기로 가공(할석작업)하는 작업을 하면서 피고가 소유한 그라인더, 에어콤프레샤와 등 장비를 사용하였고, 피고가 제공한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작업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을 사업장으로 하여 2010. 4. 1. 직장가입자 국민건강보험자격, 국민연금가입자격 및 고용보험 피보험자자격을 각 취득하고, 2021. 2. 6. 위 각 자격을 상실하였으며, 피고는 위 기간 동안 원고의 근로소득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한편,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14호증, 을 제1,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1)에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9호증을 비롯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와 같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며 같은 작업을 하였던 E은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익산지청에 피고가 퇴직금을 미지급하였다는 사유로 진정을 제기하였다. E은 위 사건에서 조사받으면서 ’출퇴근에 특별한 제약이 없고, 개인사정으로 작업장에 나가지 못해도 회사에 통보하지 않아도 된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익산지청은 2019. 7. 25. ’E 등 작업자들이 비가 오거나 눈이 와서 일을 하지 못할 경우 피고에게 통지하지 않고 빠졌고, 작업자의 개인사정으로 출근하지 않을 때에도 피고의 승낙을 받지 않았으며, 피고가 작업장에 나오지 않은 작업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았고 현장에서 업무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E이 사용‧종속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법적용제외‘로 내사종결하였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내용이 기재되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나 E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여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F 작성의 갑 제9호증의 기재는 믿을 수 없다.
원고에게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과 휴무일이 정해져 있었다거나 피고가 현장소장을 통해 원고 등 작업자들에게 작업할 석제품의 종류와 물량을 할당하고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였다는 점에 관한 갑 제9호증의 기재는 믿을 수 없고, 달리 피고가 원고 등 작업자들의 출퇴근이나 휴무 등 근태를 관리하거나 현장 업무에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받는 기본급이 최저시급에 맞게 정해져 있었다고 주장하고, 피고가 위 최저시급에 기초하여 신고된 소득에 맞춰 원고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다. 그러나 원고가 실제 지급받은 돈은 신고된 근로소득(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최저시급에 맞게 매년 일정하게 인상되었다)에 부합하지 않고, 매월 일정하지도 않으며 신고된 소득을 훨씬 초과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의 대가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정하여 지급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피고는 원고 등 작업자들과 생산품목별 단가를 협의하고, 각 작업자들의 생산품목별 실적을 월단위로 집계하여 품목별 단가에 수량을 곱하여 대금을 정산해 지급해왔다. 또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대금은 2017년만 보더라도 적게는 1,108,760원(2017년 4월)부터 많게는 3,388,950원(2017년 6월)까지 월별로 변동이 큰 편이고, 원고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같은 작업을 하던 G, H과 비교해보더라도 개인별 실적(작업량)에 따라 지급받는 대금의 차이가 큰 편이다(2019년 4월: 원고 4,229,570원, G 5,299,880원, H 2,581,550원, 2019년 5월: 원고 3,295,450원, G 5,147,330원, H 3,586,220원, 2019년 6월: 원고 2,263,300원, G 3,992,000원, H 2,959,700원, 2019년 7월: 원고 2,059,890원, G 2,924,960원, H 1,817,550원, 2019년 9월: 원고 3,087,000원, G 4,237,700원, H 2,778,300원 등).
피고가 엄격한 근태관리를 하고 휴무일도 지정했다는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같은 작업을 하는 작업자들의 근무시간 및 이에 연동되는 월별 작업량이 동일하거나 엇비슷해야 하겠으나, 위와 같이 동일한 기간에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 지급받는 대금의 차이가 큰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 작업자들이 스스로 근무일수나 근무시간 및 이에 따른 작업량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피고가 작업에 필요한 원자재(석재)를 소유하고 작업도구(그라인더 등)나 휴게공간을 제공하였으며, 작업자의 근무장소가 이 사건 사업장에 구속되어 있었다는 점 등 원고가 주장하는 그 밖의 사정들은 원고가 수행하는 작업의 특수성(중량이 큰 석재를 가공하는 작업)에서 기인하는 것이거나 근로자의 사용종속성에 관한 부수적 징표들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판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퇴직금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백소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