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판결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19. 2. 13. 선고 2017가단12111 판결

주문

1.

피고 E은, 원고 A에게 46,727,768원, 원고 B, C에게 각 26,485,179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6. 11. 2.부터 2019. 2. 1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청구와 피고 E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① 원고들과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② 원고들과 피고 E 사이에 생긴 부분의 90%는 피고 E이, 나머지는 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가.

피고 E은 2016. 11. 2. 20:10경 F 쏘나타 승용차를 운전하여 제한속도가 시속 50km인 남원시 G에 있는 H슈퍼 앞 편도 3차로의 도로를 춘향교3가 쪽에서 동림교 쪽으로 시속 약 117km의 속도로 2차로를 따라 진행하다가 진행방향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행자 신호를 위반하여 횡단보도를 건너던 I을 위 승용차 우측 앞 범퍼 및 앞 유리 부분으로 들이받아 으로 하여금 즉석에서 저혈량성 쇼크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발생시켰다. 구체적인 사고 현황은 [별지 1] 교통사고보고 (2) 기재와 같다.

나.

이 사건 사고 무렵 피고 D은 'J'이라는 대리운전 사업체(이하 '이 사건 업체'라 한다)를 운영하던 중이었고, I은 이 사건 업체의 대리운전 업무에 관하여 픽업기사(대리운전기사를 고객이 있는 장소까지 태워주는 사람) 또는 대리운전기사로 일하였는바,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이 사건 업체의 대리운전업무에 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 장소에 가게 된 것이다.

다.

I의 사망 당시, 원고 A은 I의 배우자이고, 원고 C, B은 I의 자녀이다.

2.

원고들의 주장

가.

피고들의 책임

우선 피고 E은 이 사건 사고를 직접 발생시킨 자로서 I의 가족이자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피고 D은, 이 사건 업체의 근로자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상시 내재한 픽업기사 또는 대리운전기사인 I에 대해서 보호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게을리 하고 오히려 평소에 I에게 모든 일을 빨리빨리 하라고 하였다. I은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사용자인 피고 D의 급한 성격이나 평소 업무에 관한 지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급하게 무단횡단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 D 또한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기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E과 공동으로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나.

구체적인 손해배상금액(원고들의 주장대로 기재함)

1)

일실수입: 175,128,402원(가동연한 만 65세: ① 2016. 11. 2.부터 2017. 4. 30.까지의 수입은 2017년 상반기 도시일용노임에 따라 월 2,257,816원, ② 2017. 5. 1.부터 2028. 10. 21.까지의 수입은 2017년 하반기 도시일용노임에 따라 월 2,350,612원을 기준으로 하여 현가 계산함) × 70%(과실상계에 따른 책임제한)= 122,589,881원

2)

장례비: 3,000,000원(주장의 전체적인 취지에 비추어볼 때 장례비 역시 70%의 책임제한을 한 후의 최종적인 금액으로 보인다)

3)

위자료: I 50,000,000원, 원고 A 20,000,000원, 원고 B, C 각 6,000,000원

4)

손익공제: K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은 98,763,820원(원고의 주장과 갑 제7호증의 2의 기재를 종합해보면, 위 98,763,820원 중 31,500,000원은 위자료, 나머지 중 2,100,000원은 장례비, 나머지 67,263,820원은 일실수입으로 봄이 상당하다)

5)

최종 손해배상액

①

원고 A: 52,925,455원[= 32,925,455원{= (I의 손해액 122,589,881원 + 장례비 3,000,000원 + 위자료 50,000,000원 - 손익공제 98,763,820원) × 상속분 3/7} + 본인 위자료 20,000,000원, 이하 숫자만 표기함]

②

원고B, C:각 27,950,303원[= 21,950,303원{= (122,589,881원 + 3,000,000원 + 50,000,000원 - 98,763,820원)× 2/7} + 6,000,000원]

3.

피고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2)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고용노동부장관이 관장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규율하는 것으로, 위 법이 I에게도 적용되는지 여부와 이 사건 사고에 관한 피고 D의 책임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I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이 사건 업체의 특수형태근로자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논리적 귀결로 피고 D이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의 원고들 주장은 따로 살펴보지 않는다.

2)

다만 원고들의 주장은 피고 D이 평소 이 사건 업체의 대리운전 업무에 관하여 I에게 한 행동 등에 비추어보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한 과실이 있다고 평가함이 타당한데, 그 판단에 있어서도 피고 D과 I과의 평소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러한 주장 취지에 비추어 피고 D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는지를 살펴본다. I은 이 사건 업체의 대리운전 업무에 관하여 픽업기사 또는 대리운전기사로 일하였는바,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이 사건 업체의 대리운전업무에 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 장소에 가게 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갑 제2 내지 5, 8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증인 L의 증언, 원고 B 본인신문 결과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위 사실이나 위 증거만으로는 피고 D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한 과실이 있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책임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사고 무렵 I은 이 사건 업체 외 다른 업체에서 대리운전업무를 하지 않았고, 주중에는 거의 매일, 주말에도 자주 이 사건 업체에서 대리운전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그러한 점만으로 I이 피고 D에게 고용된, 이 사건 업체의 근로자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업체에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점, 피고 D은 픽업기사 또는 대리운전기사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특별히 지정한 일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연료 등을 지원해준 일도 없는 점, 픽업기사 또는 대리운전기사들은 대리운전업무를 수행한 후 그 수수료(대리운전비)를 이 사건 업체와 나누었을 뿐 이 사건 업체로부터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 등을 지급받지는 않은 점, 픽업기사 또는 대리운전기사들은 본인이 원할 경우 언제든지 대리운전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I은 이 사건 업체의 근로자가 아닌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②

따라서 피고 D이 I에 대하여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노무 제공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다. 더구나 설령 I이 피고 D에게 고용된 이 사건 업체의 근로자라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업체가 도로에서 사업 활동을 하는 대리운전 사업체라는 점만으로 그 운영자인 피고 D이 근로자들이 도로에서 당한 모든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사고는 I의 무단횡단이라는 과실과 이 사건 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피고 E의 과속 등 부주의한 운전이라는 과실이 결합하여 발생한 것인데, 그 중 어느 것도 이 사건 업체의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고 역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점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③

다만 피고 D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E으로 하여금 과속하게 하였다거나 I으로 하여금 무단횡단하게 하였다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면 그자체에 따른 책임은 당연히 부담하여야 하고, 이는 I이 피고 D에게 고용된 이 사건 업체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피고 D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명시적·외부적인 행태만이 아니라 피고 D과 I과의 평소 관계 등에 따라 묵시적·포괄적으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 D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E으로 하여금 과속하게 하지 않은 사실은 명백하고, 이 사건 사고 당시 I으로 하여금 명시적·외부적으로 무단횡단하게 하였다거나 평소에 I으로 하여금 이 사건 업체와 관련된 일을 할 때 무단횡단을 할 것을 마음먹게 할 만큼 I을 독촉하거나 하는 등의 행태를 보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 역시 부족하다.

3)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피고 E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및 제한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 E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갑 제2 내지 4, 7, 10 내지 12호증,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I이 왕복 6차로의 도로에서 보행자 신호를 위반하여 무단횡단을 하던 중에 발생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I의 과실이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E이 제한속도가 시속 50km 이하인 도로에서 무려 117km로 주행 중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I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한 정도는 30%로 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E의 책임을 70%로 제한(위자료는 제외)한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모든 항목은 원고가 주장하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한다.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이외에는 [별지 2]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1)

일실소득: 173,659,923원

최근 추세에 따라 가동연한은 만 65세로 보고, 사고일부터 65세가 되기 전날까지 월 평균 22일 간 도시일용노임 상당의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

책임의 제한: 피고 E의 책임 70%

책임 제한 후 인정되는 일실소득은 121,561,946원(= 173,659,923원 ×70%, 원 단위 미만 버림)

3)

장례비: 3,000,000원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피고 E의 책임을 제한하는 것을 전제로 3,000,000원의 장례비를 주장하였고, 이를 피고 E이 다투지 아니하며, 통상의 경우에 인정되는 장례비가 5,000,000원인바 여기서 피고 E의 책임을 70%로 제한하더라도 3,500,000원으로서 3,000,000원을 초과하므로 최종적인 장례비를 3,000,000원으로 인정함. 또한 장례비의 지출자가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원고들은 이를 I으로 손해를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 E이 원고들의 주장을 다투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주장 취지에 기초하여 원고들의 상속분대로 인정함.

4)

손익공제

원고가 주장하는 98,763,820원 중 31,500,000원은 위자료이므로 직접 공제하지 않고 아래 위자료를 정함에 있어 참작하고, 나머지 중 2,100,000원은 장례비이므로 장례비에서 공제하고(따라서 나머지 장례비는 900,000원), 나머지 67,263,820원은 일실수입에서 공제한다.

5)

위자료

원고들이 K 주식회사로부터 위자료 31,500,000원을 지급받은 점을 고려하여, I의 위자료를 20,000,000원으로, 원고 A의 위자료를 14,500,000원으로, 원고 B, C의 위자료를 각 5,000,000원으로 각 정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청구와 피고 E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각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현준

각주1) [별지 1]

각주2) [별지 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