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3,000만 원을 추징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판결
사건
2018고단237
판결선고
2019. 2. 14.
전주지방법원정읍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5. 4. 28.부터 2017. 5. 16.까지 B에 있는 C조합의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조합원 업체를 공공기관에 추천하는 업무를 비롯한 조합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조합 소속 임직원의 직무를 지휘·감독하는 한편, 조합원 업체 중 특정 업체의 이익을 우선하지 아니하고, 조합원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
피고인은 2016. 6. 10.경 D이 운영하는 위 조합 소속 회사인 (유)E가 F가 발주하는 G 건립공사 관급자재 무대장치 설치 공사를 수주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피고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 조합 상무이사인 H의 주도로 위 공사를 수주할 공사업체로 (유)E를 추천한다는 내용의 위 조합 명의의 공문이 F로 발송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2016. 6. 17.경 I에 있는 피고인의 거주지에서 피고인을 찾아 온 D으로부터 '우리 회사를 지지해 달라. C조합이 공문으로 우리 회사를 추천한 것에 대하여 문제 삼지 않고, 우리 회사가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3,000만 원을 주겠다'는 권유를 받았고, 그 이후 같은 달에 같은 장소에서 수회에 걸쳐 D을 만나 그로부터 같은 취지의 권유를 지속적으로 받았다. 한편, 피고인은 위와 같은 권유를 받은 후 성명불상의 F 계약담당 공무원 등에게 '우리 지역에 있는 업체가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그 후, (유)E와 J이 2016. 9. 5.경 위 공사에 대한 수의계약을 체결하게 되자, 피고인은 2016. 11. 10.경 D으로부터 위 공사 수주에 도움을 주어 고맙다는 의미로 3,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C조합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H, D의 각 법정진술
고발장
F 기업생산제품 판매촉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전자세금계산서
녹취록
영수증(3천만원)
고발장에 대한 보충 의견서
물품계약서(최종)
수사보고(고발인 제출 자료 첨부)
G 무대장치 도내우수업체 우선구매 요청(C조합)
C조합 정관
위임전결규정
수사보고(고발인 진술 청취)
수사보고(공공기관 등 업체추천 업무처리 기준 첨부)
공공기관 등 업체추천 업무처리 기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추징
형법 제357조 제3항 단서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인이 D으로부터 받은 부탁은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선처를 바란다는 취지의 부탁으로서 사회상규에 어긋난 부정한 청탁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배임수재죄의 구성요건이 되는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형법 제357조 제1항, 제2항의 배임수재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서 부정한 청탁이란 청탁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말하고,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볼 것인지는 청탁의 내용과 이와 관련되어 교부받거나 공여한 재물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사무처리자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321 판결 등 참조). 청탁한 내용이 단순히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에 불과하거나 위탁받은 사무의 적법하고 정상적인 처리범위에 속하는 것이라면 이는 사회상규에 어긋난 부정한 청탁이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청탁의 사례로 금품을 수수한 것은 배임수재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도8743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위 각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C조합은 F에 수의계약 대상 업체를 추천하는 경우가 있고 K 지역의 L업체들을 대표하는 C조합의 추천이므로 수의계약 체결 여부와 관련하여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상무이사가 내부적으로 수의계약 대상 업체 추천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기는 하나, 피고인은 C조합의 이사장으로 C조합을 대표하고 추천도 이사장의 명의로 하므로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위 수의계약 대상 업체 추천 여부와 관련하여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위 수의계약 대상 업체 추천에 관하여 이사장으로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었다. 피고인은 종전에 M사업소의 입찰과 관련하여 상무이사 H에게 요구하여 피고인의 업체를 C조합이 추천하는 내용으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기도 하였다.
D은 F가 발주하는 G 건립공사와 관련하여 미리 설계 등 준비작업을 해오고 있어서 수의계약 체결 필요성이 상당히 컸으므로 피고인이 C조합의 이사장으로서 수의계약 체결에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 내지 C조합의 (유)E에 대한 추천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수의계약 체결에 도움을 주거나 적어도 방해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요구를 들어주려는 입장이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도 그와 같은 D의 입장을 이용하여 D에게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C조합의 이사장으로서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유)E의 수의계약 체결에 영향을 미치거나 방해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아니하였다면 D이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이나 되는 거금을 지급하여야 할 심리적 압박을 받지는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위 3,000만 원은 주로 C조합의 이사장으로서 피고인에게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유)E의 경쟁업체인 N 주식회사의 계약 포기 대가로서의 의미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D은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였음을 이유로 C조합에 지급할 수수료 1,400만 원(계약 금액의 2%)의 지급을 거절하였는데, 이와 같은 사정도 D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돈이 N 주식회사의 계약 포기대가라기 보다는 C조합 이사장으로서 수의계약 체결에 도움을 준 대가로서의 의미가 크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C조합은 소속 업체를 추천하여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 계약 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되어 있을 뿐, 그와 같은 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이사장 개인에게 금전적 이익을 지급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 아니하다. D이 피고인에게 C조합의 이사장으로서 다른 지역 업체가 아닌 K에서 유일하게 자격을 갖춘 자신의 업체인 (유)E가계약을 체결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이 그 자체로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배임수재죄의 보호법익이 거래의 청렴성인 점을 고려할 때, 그와 같은 부탁에 이사장 개인에 지급하는 금전이 대가적으로 결합된 이상 이를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되는 이사장의 직무의 정상적인 처리에 관한 부탁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D이 피고인에게 D의 업체인 (유)E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그 대가로 피고인 개인에게 돈을 지급한 것을 들어 위탁받은 사무의 적법하고 정상적인 처리범위에서 돈을 지급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C조합의 이사장으로서 D으로부터 (유)E가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3,000만 원을 지급받은 것은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배임수증재범죄 > 배임수재 > 제4유형(3,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미만) > 가중영역(1년 ~ 2년 6월, 특별가중요소 : 적극적 요구)
양형기준상 집행유예 기준 : 적극적 요구(주요참작사유 중 부정적 사유), 사회적 유 대관계 분명(일반참작사유 중 긍정적 사유)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C조합의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그 직무와 관련하여 D으로부터 G 건립공사 수의계약 체결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적지 않은 금전을 수수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금전을 요구하고(증인 D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금전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도 개전의정이 보이지 않으며 지급받은 돈을 반환하지도 않는 등 범정이 좋지 않다. 이는 C조합의 공공기관 등에 대한 수의계약 추천에 관한 직무의 공정성 · 청렴성을 해치는 행위이며, 조합원들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2011년에 공직선거법위반죄로 징역 6월, 무고죄 등으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고, 2012년에 업무상횡령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그 밖에도 근로기준법 위반죄로 1997년부터 2016년까지 6차례 벌금형의 처벌을 받고, 업무방해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 명예훼손죄, 상해죄 등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는 등 전반적인 법 준수 태도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전에 배임수증재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다른 종류의 범죄로도 2011년 후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유)E가 C조합의 추천으로 F와 수의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으나 위 추천은 피고인의 지시 없이 상무이사 H이 자신의 판단하에 한 것인 점, 위 수의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D이 피고인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금전을 지급한 것을 제외하면 (유)E에게 계약 체결 자격이나 계약 이행 능력 등에 관하여 별다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그와 같이 체결한 계약 내용에도 문제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피고인이 C 조합의 이사장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돈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계약 체결 당사자인 F 관할 구역 내의 업체이자 C조합의 조합원이기도 한 N 주식회사의 운영자이기도 하였으므로 D으로부터 돈을 지급받으면서 N 주식회사가 계약 체결을 포기하는 대가의 의미를 포함하여 지급받았을 것으로 보여 위법성의 인식이 뚜렷하지는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양형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정한다.
판사 유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