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23,011,317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1. 20.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4/5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피고는 2010년경부터 2014. 12. 30.경까지 원고에게 고용되어 근무(이하 '1차 근무'라 한다)하다 퇴직한 바 있고, 2017. 2.경 다시 원고에게 고용되어 2024. 11. 5.까지 근무(이하 '2차 근무'라 한다)하고 퇴직하였다.
원고는 2017. 2. 28.부터 2024. 11. 8.까지 계좌이체의 방법으로 피고에게 2차 근무에 관한 임금을 지급하였다.
위 기간 동안 원고가 피고에게 이체한 돈 중 53,500,000원에 대하여는 원고와 피고 계좌의 거래기록사항란에 '퇴직금적립금', '병근퇴직적립', '퇴직금적립액' 등 퇴직금이라는 취지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에 원고를 진정하여, 2025. 1. 16.자로 원고는 2차 근무와 관련하여 피고에게 퇴직금 23,011,317원을 피고에게 지급하라는 시정지시가 내려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9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2차 근무 당시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원고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퇴직금분할 약정'이라 한다)이 존재하였고, 원고가 퇴직금이라는 취지를 기입하여 피고에게 계좌이체한 53,500,000원은 전부 이 사건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퇴직금으로 지급된 것이다.
이 사건 퇴직금 분할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다. 그렇다면 원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 53,500,000원을 지급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고, 피고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이므로, 피고는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한 위 돈을 부당이득으로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한편 피고는 반소로써 2차 근무 관련 퇴직금 및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 피고가 청구하는 퇴직금 중 원고가 인정할 수 있는 금액은 광주지방고용노동청군산지청이 시정지시한 퇴직금 23,011,317원 뿐이고, 미지급한 임금은 없다. 위 퇴직금 중 1/2은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여 상계가 허용되지 아니하나, 나머지 1/2에 대하여는 상계가 허용되므로, 원고는 반소 청구금액 중 상계가 허용되는 금액 11,505,659원에 대하여 상계항변을 한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상계 후 잔액인 41,994,341원(= 53,500,000원 - 11,505,65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이 사건 퇴직금 분할 약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가 일방적으로 퇴직금이라고 기재하여 계좌이체를 하였다고 하여 해당 금액이 퇴직금조로 지급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피고에게 계좌이체한 돈은 전부 임금으로 지급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원고는 2차 근무와 관련하여 2024. 9. 임금 중 1,650,000원, 2024. 10. 임금중 2,100,000원을 각 미지급하였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이 산정한 퇴직금은 위 미지급분을 고려하지 않고 계산한 것이어서, 미지급분을 고려하여 산정한 최종 3개월간의 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계산하면 미지급 퇴직금은 34,555,621원에 달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3,750,000원(= 1,650,000원 + 2,100,000원) 및 미지급 퇴직금 34,555,621원, 합계 38,305,62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의 존부
원고가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그 존부가 문제된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2, 3, 8호증, 을 제3, 4, 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의 존재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원고가 '퇴직금' 명목을 표시하여 피고에게 이체한 돈은 임금의 지급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가 없고, 근로계약서가 아니라도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의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된 증거가 전무하다.
원고는 피고가 1차 근무 당시에도 퇴직금 선지급을 요구하여 퇴직금 분할지급이 이루어졌으므로 서면 작성 없이 같은 취지로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을 체결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1차 근무 당시 임금 및 퇴직금 지급내역과 2차 근무 당시 지급내역은 차이가 크다. 따라서 1차 근무 당시 퇴직금 선지급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2차 근무와 관련하여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거래내역서(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1차 근무 당시에는 2010. 1. 30.부터 별다른 표시 없이 계좌이체로 임금이 지급되다가 2014. 9. 29. 'B퇴직금'이라는 거래기록사항이 기재되어 2차례 총 5,000,000원, 2014. 12. 15. 마찬가지로 'B퇴직금'이라는 거래기록사항이 기재되어 2차례 총 3,000,000원의 이체가 이루어졌고 그와는 별도로 2014. 9. 30. 2,900,000원, 2014. 12. 30. 3,500,000원이 지급되었다(이는 전후에 계좌이체된 임금액과 큰 차이 없는 금액이다). 즉, 1차 근무 당시에는 약 5년의 근무기간 동안 2차례의 퇴직금 선지급이 이루어졌을 뿐이고, 퇴직금 명목의 금전지급이 있었던 달에도 임금은 다른 달과 같은 수준으로 지급되었다.
그런데 2차 근무시에는 네 번째로 임금이 지급된 2017. 5. 30.부터 44회에 걸쳐 '퇴직금' 명목의 금전지급이 있었을 뿐 아니라, '퇴직금' 명목의 금전지급이 있었던 달과 없었던 달을 비교해 보면 '퇴직금' 명목의 금전지급액을 임금액과 합하여야'퇴직금' 명목의 금전지급이 없었던 달의 임금액과 비슷한 액수가 된다(갑 제2호증, 을 제4, 5호증). 예를 들어 원고는 피고에게 2017. 4. 30.에는 1회 3,500,000원만을 이체하였는데, 2017. 5. 30.부터 2017. 8. 30.까지는 2회로 나누어 '퇴직금' 명목으로 1,000,000원, 별다른 표시 없이 2,500,000원을 이체하였고, 2017. 9. 30.에는 다시 1회3,500,000원만을 이체하였다. 그 뒤로 2024년에 이르기까지 계속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계좌이체가 이루어진 달에는 그 지급액에 상응하여 임금으로 계좌이체된 액수가 감소하였다. '퇴직금' 명목의 계좌이체가 이루어진 횟수는 2017년 7회, 2018년 2회, 2019년 0회, 2020년 5회, 2021년 6회, 2022년 9회, 2023년 7회, 2024년 8회로 그 횟수가 일정하지 않아 중간중간 월 1회 임금만이 지급되는 경우가 섞여있는데, 앞서 본 것과 같이 '퇴직금' 명목의 계좌이체가 이루어지는 달에 월 1회 지급하는 경우에 비하여 임금액이 감소하는 현상은 꾸준히 확인된다. 이에 더하여 같은 날 2차례 계좌이체하면서도 양쪽 다 '퇴직금' 명목을 표시하지 않는 경우도 확인되는데(2023. 5. 1., 2024. 1. 1.등), 이때는 왜 임금을 2차례로 나누어 지급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원고는 1차 근무 당시 4년 이상 근무한 피고가 퇴직금의 선지급을 구하는 상황에서도 퇴직금 지불 요청서와 퇴직금 정산 합의서를 제출받았는데(갑 제3호증), 그와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매월 퇴직금 상당액을 지급하는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을 하면서도 아무런 서류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원고는 1차 근무 당시에도 유사한 약정이 있었으므로 그대로 구두약정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실제 지급 정황에 차이가 커 '유사한 약정'이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통상적으로 퇴직금은 1년(365일) 근무시 1개월(30일)분의 일평균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매월 선지급하는 경우 월 임금액의 약 1/12가량이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근속기간에 따라 퇴직금이 증가하게 되나, 매월 선지급한다면 근속기간에 따라 선지급액 합계도 증가하므로 근속기간 자체는 선지급액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가 아니고 다만 임금 상승이 이루어지는 경우 일평금임금의 기준이 되는 퇴직 전 3개월 임금액이 증가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원고가 퇴직금으로 선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금액은 월 임금의 2/9 내지 2/7에 달하여 지나치게 과다한 금액이다.
판단
원고 청구의 전제가 되는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고, 그 명목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돈은 전부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본소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반소 청구에 대한 판단
미지급 임금청구
피고는 원고가 일방적으로 2024. 9.분 임금 중 1,650,000원, 2024. 10.분 임금 중 2,100,000원을 미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가 퇴직 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에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진정을 하면서도 미지급 임금이 있다는 진술은 하지 않은 점(갑 제4, 9호증), ② 원고는 피고의 굴삭기 운전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하여 급여를 감액하였을 뿐이고, 피고가 이에 불만을 품고 곧 퇴직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③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아 급여액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등 기록과 변론 전제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미지급 임금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퇴직금 청구
피고는 퇴직 전 3개월간의 급여가 월 4,500,000원이고, 일부를 지급받지 못한 것임을 전제로 퇴직금을 계산하여 일평균임금이 148,351원(= 4,500,000원 × 3개월 ÷ 91일), 퇴직금액이 34,555,621원(= 148,351원 × 30일 × 계속근로일수 2,834일/365일, 원 미만 버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미지급 임금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는바, 피고의 퇴직금액은 실제 지급액을 기초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 담당자가 산정한 23,011,317원(갑 제9호증)으로 인정된다.
원고의 상계항변
원고는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피고의 청구채권 중 1/2 상당액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하고, 이는 반소 청구에 대한 상계항변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의 자동채권인 부당이득반환채권(본소 청구채권)의 존재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상계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23,011,317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인 2024. 11. 5.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4. 11. 20.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정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충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