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위헌제청신청의 대상
이 사건 위헌제청신청의 대상은 형법 제314조 제1항(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중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①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청이유의 요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업무’, ‘위력’ 이라고 하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자의적인 해석의 우려가 있다. ‘업무’의 개념에 대하여 대법원은 ‘직업 또는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의 일체’로 해석하는데, 이러한 해석에 의할 경우 거의 모든 활동이 이에 해당하여 법관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처벌범위가 무한정 확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력’의 의미에 대해 대법원은 폭행, 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는데, 이에 따르면 폭행, 협박에도 못 미치는 행위까지 형사처벌될 소지가 크므로 단순 노무거부행위나, 폭행·협박에는 이르지 않았으나 목적이나 절차 면에서 정당하지 않은 피케팅, 직장 점거와 같은 쟁의행위의 경우에도 ‘위력’에 포함되어 형사처벌의 범위가 부당하게 확대할 우려가 있고,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미수범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업무방해의 실행행위에 착수하였으나 현실로 업무방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는 처벌할 수 없음에도 대법원은 업무방해죄를 추상적 위험범으로 해석하여 업무방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까지 처벌하고 있는데, 이는 범죄의 구성요건을 부당하게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
과잉금지원칙 위배
이 사건 법률조항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한 것은 그 책임의 정도 및 이와 비슷한 행위태양을 규정하고 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비해서 지나치게 높다고 할 것이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의 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법정형 상한의 범위 내에서 형량의 선택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므로, 형벌에 대해 사실상 법관에게 백지위임한 것과 다름이 없어 형벌의 명확성원칙에도 위반된다.
단체행동권 침해
노동쟁의행위에 대하여 일단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면서, 정당성이 인정되어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형사책임이 면제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률 전문가가 아닌 노동자의 쟁의행위 참가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어, 단체행동권의 법률유보조항을 삭제한 헌법 개정연혁의 취지와도 배치된다. 또한 노동쟁의에 대해 형법상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은 형법의 최후수단성과 보충성에 위배되고, 국제인권기구의 노동쟁의 비범죄화 요구에 배치되어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 게다가 이 사건 본안사건은 집단적 근로제공거부의 태양 중 휴일근로의 거부에 해당하는데, 휴일근로의 거부 등의 경우에도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 하여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긍정한다면 근로자로 하여금 혹시 있을지 모를 형사처벌을 감수하고라도 쟁의행위에 나아가도록 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 것이고 따라서 단체행동권의 행사는 사실상 제약을 받게 되어 헌법상의 노동3권이 침해된다.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사용하는 ‘위력’이나 ‘업무’ 등의 용어는 다소 광범위한 해석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보호법익, 같은 조항에 규정된 위력 이외의 행위태양, 같은 장에 규정되어 있는 신용훼손죄나 경매방해죄의 해석, 기타 형법상 폭행, 협박 등의 개념과 관련지어 볼 때, ‘위력’이란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뜻하고, ‘업무’란 사람이 그 사회적 지위에 있어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 또는 사업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이러한 해석은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일반인으로서도 능히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어떠한 범죄의 구성요건이 보호법익에 대한 현실적 침해를 필요로 하는 침해범이냐 그렇지 아니하면 법익침해의 구체적 또는 일반적 위험만을 필요로 하는 위험범이냐 하는 문제는 그 법문의 문리적 의미, 보호법익, 입법목적 기타 관련 법조문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의미와 내용을 밝히는 일반법규의 해석과 적용의 문제에 불과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쟁의행위 이외에도 다양한 행위태양을 지니는 업무방해를 규율하고 있어 다른 노동관련 법규와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동일하지 않고, 다른 법률보다 징역형의 상한을 다소 높게 정하고 있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징역형 이외에 벌금형도 규정하고 있어 여러 가지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형량을 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므로 헌법상 비례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업무방해죄의 행위태양에 노동자의 쟁의행위가 포함된다고 해석하더라도,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3권의 내재적 한계를 넘어선 행위를 규제하는 것일 뿐, 정당한 권리행사까지 처벌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대법원은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지므로(헌법 제33조 제1항),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면서, 이와 달리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운영을 저해하고 손해를 발생하게 한 행위가 당연히 위력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91. 11. 8. 선고 91도326 판결 등을 위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였는데, 이에 비추어 보면 집단적 휴일근로의 거부라 하더라도 당연히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위력에 해당하게 된다. 결국 업무방해죄의 행위 태양에 노동자의 쟁의행위가 포함된다는 해석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신청인들의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1. 12. 30.
판사 김관용(재판장) 최승준 윤양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