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1. 3. 2.자 업무방해의 점은 무죄.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
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0. 12. 8.자 피해자 C 합자회사(이하 'C'이라 한다)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AV의 경찰 진술, AM, AY, AX, AP의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 피고인의 노동조합에서의 지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함에도, 이 부분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위와 같은 이유로 2010. 12. 8.자 업무방해의 점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각 업무방해의 점과 위 업무방해의 점은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1. 3. 2.자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① 이 사건 버스운행업무의 주체는 버스기사인 AG, AK이 아니라 버스회사인 C으로 보아야 하고, ② C이 대체근로자를 투입하여 버스운행을 한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43조 제1항, 제91조에 의하여 금지되어 있으며 헌법상 근로자의 기본권인 쟁의행위를 유명무실화하는 반사회적인 행위에 해당하여 이를 형법상 보호가치 있는 업무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③ AK에 대한 업무방해 행위는 불법적인 대체 근로자의 투입을 저지하기 위한 상당한 실력행사이므로 법령에 의한 정당행위에 해당하고, AG에 대한 업무방해 행위는 피고인이 AG을 대체근로자로 오인할 만한 사정이 있으므로 오상정당행위에 해당한다.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2010. 12. 8.자 업무방해의 점)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인 AV의 경찰 진술, AM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입증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1. 3. 2.자 업무방해의 점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즉, "피고인을 비롯한 Z노동조합 버스본부 소속 노조원들은 전주시내버스회사들이 전주시 덕진구 AE 주차장에 임시차고지를 마련하고 AF 소속 운전기사들이 위 임시차고지에 있는 버스들을 운행함으로써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에 불만을 품고 있던 중 회사에서 신규 운전기사들을 채용하여 버스운행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 이를 제지하기로 공모하였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2011. 3. 2. 05:20경 위 AE 주차장에 마련된 C 임시차고지에서 위 회사 소속 운전기사인 피해자 AG이 AH 버스를 출차하려고 하자 위 버스의 앞쪽 아래로 들어가 약 30분간 드러눕고, 동료 노조원인 AI은 같은 날 05:40경 위 버스의 뒤쪽 아래로 들어가 약 10분간 드러눕고, 동료 노조원인 AJ은 같은 일시경 피해자 AK 운전의 AL 버스 앞에서 양팔을 벌리고 서서 약 5분간 가로막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동료 노조원인 AI, AJ 등과 공모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위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들의 버스 운행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의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버스기사인 피해자 AG, AK의 버스운행 업무는 회사인 C의 버스운행 업무와는 별개로 보호가치 있는 업무에 해당하고, ② 설령 회사의 업무를 보호대상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시내버스 운행사업은 비록 필수공익사업은 아닐지언정 그에 버금가는 공익사업에 해당하므로 일부 대체근로자의 투입으로 인한 버스운행 업무가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띤다고 볼 수 없으며, ③ 법원으로부터 대체근로금지가처분결정을 받아 해당 대체근로자의 투입을 저지하는 등의 방법이 현행법상 보장되어 있음에도 이러한 방법을 취하지 않고 대체근로자가 아닌 자의 버스운행까지도 전면적으로 배제함으로써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였으므로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노조법 제43조 제1항, 제91조는 쟁의행위 기간 중 사용자가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하여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노조법 제43조 제3항은 같은 법 제71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필수공익사업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대체근로 등을 허용하고 있으나, 이 사건과 같은 시내버스 운행업무는 위 조항이 규정하는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C이 쟁의행위 기간 중 회사 소속의 기존 근로자가 아닌 AK 등을 새로 채용하여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의 업무를 대체하게 한 것은 노조법을 위반한 위법한 행위이다(이러한 이유로 전주지방법원 2011. 4. 24.자 2011카합169호로 위 대체근로행위에 대하여 대체근로금지가처분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이 결정에서 자세히 판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에 있어 쟁의행위의 주체, 목적, 절차의 정당성은 모두 인정되므로 아래에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이와 같이 사용자의 대체근로자 채용에 의한 대체근로행위가 위법한 경우,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쟁의행위기간 중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정도의 실력을 행사하는 것은 근로자에 의한 쟁의행위가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마련된 위 노조법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7. 14. 선고 91다43800 판결 참조).
검사는 이 부분 업무방해 공소사실의 피해자를 회사인 C이 아닌 버스기사 개인으로 특정하여 기소하였는바, 이는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기소할 경우 회사의 위법한 대체근로행위에 대한 정당한 쟁의대항행위로 인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용자의 위법한 대체근로행위에 대한 쟁의대항행위로서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까지 사용자의 업무와는 별도로 대체근로자 개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으로 보게 된다면 위법한 대체근로행위에 대한 정당한 쟁의대항행위가 사실상 인정될 여지가 없게 되어 근로자의 쟁의권을 형해화할 우려가 있다. 또한, 대체근로자들 개인의 업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대체근로자들이 피고인 등 쟁의에 참가한 근로자들의 방해행위로 인하여 버스를 운행하지 못한 경우에도 회사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 데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대체근로자 개인의 업무의 보호가치를 회사의 업무와 별개의 잣대로 보아 더욱 두텁게 보호하여야 할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적어도 쟁의행위가 사용자의 위법한 대체근로행위에 대한 정당한 대항행위로서 허용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에 대한 업무방해죄는 물론이고 대체근로자 개인의 업무에 대한 업무방해죄도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용자의 위법한 대체근로행위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실력행사는 허용되는 것이고, 폭행이나 협박, 파괴행위 등을 수반하지 않는 한 불법대체근로자의 사업장 출입을 봉쇄하거나 불법대체근로자들을 에워싸고 작업 수행을 방해하는 정도의 행위는 허용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버스 출차를 전면적으로 방해한 것이 아니라 대체근로자임이 확인된 버스기사에 한하여 운행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버스 아래로 들어가 드러눕거나 버스 앞을 가로막은 행위를 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여 정당행위로 볼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
한편, 피고인이 출차를 방해한 버스기사 AG의 경우 대체근로자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원심 채택의 증거들에 의하면 당시 AG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대체근로자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고 이에 피고인은 AG에게 마스크를 벗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응하지 아니하므로 그를 대체근로자라고 확신하여 출차를 방해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피고인이 다른 동료 노조원들과 함께 대체근로자들의 운행을 방해하려는 과정에서 그에 수반하여 일어난 일로서 이 부분만 분리하여 위법한 행위로 평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회사 소속 근로자를 대체근로자로 오인한 것은 이른바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오인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위 2012. 3. 12.자 업무방해의 점은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결론
이상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또한, 원심은 위 2012. 3. 12.자 업무방해의 점과 나머지 유죄부분 공소사실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정하여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