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법원이 2013카기388 강제집행정지신청사건에 관하여 2013. 5. 16.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에 관한 제1심 법원의 인가판결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6호증, 갑 제13호증, 을 제8호증, 을 제12호증의 1 내지 125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당사자의 지위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은, 전국의 운수산업 및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민주노총 산하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2011. 10. 28.경 현재의 피고로 조직형태를 변경하여 피고는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의 노조법상의 제반 권리를 승계하였다(이하 조직형태 변경 전의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도 피고라고 한다). 원고는 전라북도 지역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을 주된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이 사건 가처분결정
한국노총 산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전북지역자동차노동조합(이하 '전북자동차노조'라고 한다)은 2010. 8. 3. 당시 원고 소속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유일한 교섭단체였고, 2010. 8. 3. 원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전북자동차노조와 위와 같이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후부터 원고에 소속된 근로자들 중 일부가 피고에 가입하기 시작하였는데, 피고는 2010. 9. 6. 위 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가입승인을 한 후 그 산하 호남고속지회(이하 '호남고속지회'라고 한다)로 편제하였다.
피고는 호남고속지회에 편제된 근로자들을 위하여 원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자 2010. 9. 13.부터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미 전북자동차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
이에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전주지방법원 2010카합557호로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단체교섭응낙가처분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2010. 12. 8. 다음과 같은 결정(이하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1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피고의 단체교섭 청구에 성실하게 응하여야 한다(이하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조항'이라고 한다).
원고가 ①항 기재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피고에게 위반행위 1회당 10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이하 '이 사건 간접강제조항'이라고 한다).
원고가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 대하여 이의하였으나(전주지방법원 2010카합701) 위 법원은 2011. 1. 11.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인가하는 결정을 하였고, 원고가 위 인가결정에 대해 항고하였으나 광주고등법원 (전주)2011라2} 항고가 기각되었으며, 원고가 이에 대해 다시 재항고하였으나 2012. 1. 12. 재항고가 기각됨으로써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 가처분결정 후의 경과
피고는 원고와 2011. 4. 21. 임금조건, 근로조건, 복리후생조건과 관련하여서는 새로운 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원고와 전북자동차노조간의 협약을 준용하기로 하는 합의(이하 '2011. 4. 21.자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고, 2011. 11. 8.에는 2011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하여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진행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기본합의서(이하 위 2011. 11. 8.자 기본합의서상의 합의를 '2011. 11. 8.자 합의'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1. 11. 8.자 합의 이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못하였고, 원고는 2012. 4. 1.경 전북자동차노조가 원고에게 2012년 단체협약(임금협정)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자 그 이후로는 교섭창구단일화 등을 이유로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피고의 단체교섭 청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집행문 부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가처분결정 후 2012. 4. 5.부터 2013. 2. 19.까지 68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이 법원에 이 사건 간접강제조항에 따라 위반행위 1회당 100만 원씩 총 6,800만 원에 관하여 원고에 대한 강제집행을 실시할 수 있도록 집행문을 부여해 달라는 신청을 하였고, 2013. 4. 24. 신청 취지와 같은 승계집행문(이하 '이 사건 집행문'이라 한다)을 부여받았다.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간접강제조항은 원고가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조항을 위반하는 것을 집행문부여의 조건으로 하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는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조항을 위반한 바 없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 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조항은 그 내용 상 201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것인데, 피고는 2011. 4. 21.자 합의를 통해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관하여는 기존 전북자동차노조의 임금 및 단체협약을 그대로 준용하기로 원고와 합의하였고, 2011. 11. 8.자 합의 이후로는 2011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만을 청구하였을 뿐 201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한 바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11. 4. 21.자 합의 및 2011. 11. 8.자 합의에 따라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은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원고는 2012. 4. 1.경 전북자동차노조로부터 2012년도 단체교섭을 요구받음에 따라 피고에게 교섭창구단일화절차 참여를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가 같은 해 4. 7.경 위 절차에 참여하였으며, 그 결과 전북자동차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어 피고는 원고와의 단체교섭권자 지위를 상실하였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조항은 2010년도의 임금 및 단체협약에 한정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최소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최초의 단체협약 체결 시까지 원고에게 피고의 단체교섭 청구에 성실하게 응하라는 취지다.
피고는 원고의 교섭창구단일화절차 참여 요청에 대하여 그 대상을 2012년도 임금협정으로만 한정하여 위 요청에 응하였으므로 전북자동차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이후로도 단체협약에 관하여는 단체교섭권자 지위를 유지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 후 피고와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2010년까지만 효력이 있다는 주장을 한 바 없는데, 이제 와서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2010년까지만 효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이 반한다.
판단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조항의 효력범위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갑 제1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조항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최초로 체결될 단체협약에 관한 응낙의무를 원고에게 부과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전주지방법원에 단체교섭응낙가처분 신청을 하여 위 법원이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을 한 날은 2010. 12. 8.인바,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조항의 효력범위를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국한되는 것으로 해석하면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은 약 한 달도 못되어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되므로 위 가처분결정의 취지에 맞지 않고, 이 사건 단체교섭음낙조항의 '2010년도'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 당시를 기준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단체교섭대상을 특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가처분 결정에 불복하여 광주고등법원에 항고를 하였으나 동법원은 항고기각 결정을 하였고{광주고등법원 2011. 4. 1.자 (전주) 2011라2 결정}, 원고는 이에 재항고를 하였으나 대법원은 2012. 1. 12. 재항고기각 결정을 하여(대법원 2011마673 결정), 피고의 단체교섭권 존부에 관한 법적 분쟁은 2012. 1. 12.까지 계속되었는바, 만약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조항의 효력범위를 2010년도 임금 및 단체교섭에 국한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면 위와 같이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 대한 항고, 재항고를 계속하여 제기할 필요가 없었다.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취지는, 피고가 비록 소수노조이고 가처분 신청 당시 과반수 노조인 전북자동차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이 유효하게 존재한다 하더라도 피고 역시 원고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로 구성된 적법한 복수노조로서 위 전북자동차노조와는 별개의 단체교섭을 통하여 위 전북자동차노조의 단체협약보다 더 유리한 단체협약을 새로 체결할 권한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므로,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 기해 원고가 피고의 단체교섭 청구에 성실하게 응하여야 할 대상은 원고와 피고 간 최초의 단체협약을 의미한다고 볼 것이지, 2010년도의 임금 및 단체협약으로 국한될 것은 아니다.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효력 상실 여부
살피건대, 피고는 원고와, 2011. 4. 21. 임금조건, 근로조건, 복리후생조건과 관련하여서는 새로운 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원고와 전북자동차노조간의 협약을 준용하기로 하는 2011. 4. 21.자 합의를 하였고, 2011. 11. 8. 2011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하여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진행하기로 하는 2011. 11. 8.자 합의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취지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최초의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권이 피고에게 있음을 인정한 것인 이상 위 각 합의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위 각 합의의 존재만을 이유로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교섭창구단일화를 통한 피고의 단체교섭권 상실 여부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6. 4. 법률 제103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부칙 제4조의 취지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시행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보호에 있을 뿐 다른 노동조합의 교섭권을 제한하는 데에 있지 아니한 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아 다른 노동조합의 의사를 반영할 여지가 없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지 2011. 7. 1. 당시 단체교섭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동일한 지위와 권한을 인정하는 것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법 부칙 제4조에서 말하는 '이 법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본다'는 의미는 위 법 시행일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에 대하여 법 본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이 인정된다는 것이 아니라 2011. 7. 1. 이후에도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유지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단체교섭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1. 12.자 2012마858 결정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갑 제5 내지 8호증,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호남고속지회에 편제된 근로자들을 위하여 원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자 2010. 9. 13.부터 지속적으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이 사건 가처분결정 이후 원고와 피고는 2011. 4. 21.자 합의를 통해 '임금조건, 근로조건, 복리후생조건과 관련하여서는 새로운 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원고와 전북자동차노조간의 협약을 준용'하기로 하여 새로운 협약의 체결을 예정하였으므로, 구 노동조합법의 교섭창구단일화절차가 시행된 2011. 7. 1. 당시 피고는 원고에게 새로운 단체협약을 위한 단체교섭 권한을 가진 자였던 점, ② 전북자동차노조는 2012. 4. 2.경 원고에게 단체협약(임금협정)의 유효기간 만료(2012. 6. 30.)에 따른 2012년도 임금협정에 대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이에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게 교섭창구단일화 절차 참여를 요청하였으며, 피고는 2012. 4. 9. 원고에게 '2012년도 단체교섭 요구에 따른 교섭창구단일화 참여 건'이라는 공문을 보내어 '원고의 요청에 따라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하나 다만 2012년도 임금협정에 관하여만 그러하고 기존의 단체협약에 관하여는 공동교섭을 진행해야 함을 촉구한다.'는 취지를 밝혔던 점, ③ 원고는, 2012. 5. 4. 과반수 노동조합인 전북자동차노조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하고 같은 달 5. 7.부터 11.까지 위 결정을 공고하였으며, 그 이후로는 피고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의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점, ④ 통상 임금협정은 단체협약의 핵심적인 사항이 되나, 이 사건 전북자동차노조의 2011. 7. 1.자 단체협약 상 '임금제도는 별도 임금협정서에 의한다.'(제27조)라고 하여 임금협정이 단체협약과는 별도로 체결되어 왔고, 통상 단체협약은 2년마다 체결되는데 비해 임금협정은 매년 체결되는 등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의 체결을 동시에 할 필요는 없었던 점, ⑤ 임금협정의 경우 단체교섭을 통하여 갱신된 결과가 당해 연도 근로자인 조합원들의 생활여건과 직결된다는 면에서, 임금협정에 관한 단체교섭은 그 결과의 적정성뿐만 아니라 진행의 신속성 역시 중요하다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는 구 노동조합법상 교섭창구단일화제도의 시행 당시 원고와 새로운 단체협약의 체결을 전제로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던 자로서 위 시행일인 2011. 7. 1. 이후로도 위 법 부칙 제4조에 기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기존의 단체교섭을 계속할 권한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다만 피고는 임금협정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2012년도 임금협정에 한해 원고의 교섭창구단일화절차 참여 요청에 응함으로써 과반수 노동조합인 전북자동차노조에 위 임금협정에 관한 단체교섭권을 일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기존에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던 원고와의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에 관하여는 교섭창구단일화절차 이후로도 여전히 단체교섭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할 것이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최초로 체결될 단체협약에 관하여 적법한 단체교섭권을 근거로 단체교섭을 청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2. 4. 5.부터 2013. 2. 19.까지 피고의 그러한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것이므로, 원고는 최초의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피고의 적법한 단체교섭 청구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은 것이어서 이 사건 단체교섭응낙조항을 위반하였다고 봄이 상당한바, 이 사건 간접강제조항에 대한 집행문 부여의 조건은 성취되었으므로, 이 사건 집행문의 부여는 정당하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남해인 문유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