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5. 11. 18. 선고 2014나12044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는 2002. 11. 1.부터 2014. 4. 10.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사한 사실, 피고는 원고의 입사 후 2011. 5. 31.까지 3134일간 근로한 부분에 대한 퇴직금 19,881,76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 19,881,76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후인 2014. 4.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피고는 원고의 입사시인 2002. 11. 1.부터 피고의 퇴직금 제도를 퇴직연금 방식으로 전환한 2012. 7. 31.까지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합계 16,582,920원을 지급하였는바, 위와 같이 급여에 포함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원고는 위 금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한 것이므로 이를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 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 반환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나.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분할하여 지급받은 금원 상당액을 부당이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려면, 원고가 퇴직금을 청구하는 근로기간인 2002. 11. 1.부터 2011. 5. 31.까지 사용자인 피고와 근로자인 원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고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바, 을 제2 내지 5호증,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2011. 6. 1. 퇴직금 분할약정이 포함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고, 원고는 같은날 피고에게 퇴직금 월 정산 요청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 원고의 2011년 5월분 급여는 2,149,000원인 반면, 2011년 6월분 급여는 1,983,750원, 퇴직금이 165,250원으로 급여와 퇴직금의 합계액이 5월분 급여와 같은 2,149,000원인 사실, 피고는 2012. 9.경부터는 피고 근로자들의 퇴직연금을 적립하기 시작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2011. 6.경부터 원고에게 지급한 퇴직금은 월 급여액의 약 1/12에 해당하는 금원인바, 피고는 원고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월 급여액을 정한 다음 그 월 급여액에서 역산하여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일률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가 제출한 원고의 2010. 1.부터 2011. 5.까지의 급료지급에 관한 기안용지에는 피고 주장의 급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다는 기재가 없는바, 2011년 5월분 급여와 2011년 6월분 급여 및 퇴직금의 합계액이 같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구하는 입사 후부터 2011. 5. 31.까지 3134일 동안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계속하여 존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더욱이 월급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는 원고의 처지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이전까지 퇴직금으로 지급되는 부분과 그렇지 아니한 부분을 명확히 구별하여 지급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③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이전에 원고가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여 지급할 것을 요청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는 점, ④ 이 사건 근로계약서 등의 작성 당시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과 사이에 일률적으로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퇴직금 지급 방식에 관하여 근로자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퇴직금을 청구하는 근로기간 동안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지급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가 2011. 6.부터 2012. 7. 31.까지의 분할지급하였다는 퇴직금에 관하여는 원고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을 다투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부당이득이라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상계항변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남해인 문유진

각주1) 피고는 항소장에 항소취지로 '원심판결을 취소한다'라고만 기재하였으나, 위와 같이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