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4. 10. 14. 전주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5. 2. 7. 위 판결이 확정되고, 2012. 3.경부터 2014. 9. 13.까지 남원시 F에 있는 의료법인 G의료재단 H병원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2. 3.경 위 병원을 인수하였으나 위 병원의 부채가 약 18억 원 상당에 이르고 매월 적자 운영으로 대출금 등의 이자 등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고 있었고, 2012. 10.경 김제시에 있는 I병원을 인수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금도 부족하여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려 사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2012. 6. 초순경 위 병원 2층에 있는 이사장 사무실에서 피해자 J에게 '전주 K 근처에서 L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전북대학교 근처에서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다. 2억 원을 빌려주면 원금을 보증해 줄 수 있는 2억 원짜리 보증보험증권을 발행해 주고, 연 18%의 이자를 지급하겠다. 원금 걱정을 하지 말고 1년만 빌려 달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달 27. 피고인 명의의 신협계좌(계좌번호 M)로 차용금 명목으로 2억 원을 송금 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피고인은 2012. 10. 초순경 위 병원 이사장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김제에 있는 I병원을 인수하려고 계약을 하였는데, 인수자금이 부족하니 4억 원을 빌려주면 월 600만 원의 이자를 주고, 전에 빌려준 2억 원을 포함해서 6억 원짜리 보증보험증권을 발행해 주겠다'는 취지로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달 12. 피고인 명의의신협계좌(계좌번호 N)로 차용금 명목으로 4억 원을 송금 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J에 대하여 기망행위를 하거나 직접 돈을 차용한 것은 피고인이 아니라 각 의료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O이다. 피고인이 J로부터 돈을 차용할 당시 위 각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바, 피고인도 O에 대한 투자자 내지 채권자로서 O에게 기존에 투자한 돈을 돌려받기 위하여 위 각 병원 및 재단을 운영하였고, 피고인 자신도자금 투자를 추가로 계속하다가 채권자 P이 병원재산에 압류를 하면서 더 이상의 병원 운영이 어려워져 돈을 갚지 못하였을 뿐, 피고인이 J로부터 돈을 차용하여 이를 편취할 의사는 없었다.
판단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2010. 7.경부터 O과 사이에 금전거래를 해 오다가, 2012. 3.경 O에 대한 채권을 반환받을 목적으로 O의 제안에 따라 O, P과 함께 각자 4억 원씩을 투자하여 Q이 운영하던 H병원을 12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였고, 같은 달 9일경 H병원을 운영하는 G의료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였다.
피고인과 O은 2012. 2. 27.경 위 병원을 인수하기 위하여 P으로부터 투자받은 4억 원을 차용금으로 전환한 후 그에 대한 매월 이자 16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피고인은 O, R와 함께 J로부터 2012. 6. 27. 2억 원을 연 이율 18%, 변제기 2013. 6. 27.로 정하여 차용한 후 G의료재단을 채무자로, O, R를 각 연대보증인으로 한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해 주었고, J의 아들 S를 H병원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하여 S가 2012. 7.경부터 H병원에서 근무하였다.
피고인과 O, R는 같은 해 10. 12. J로부터 4억 원을 연 이율 18%, 변제기 2014. 10. 15.까지로 정하여 차용한 후 G의료재단을 채무자로, 피고인, R를 각 연대보증인으로 한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해 주면서, 'I병원이 인수가 안 될 경우 '갑'(T, J 측)이 지정하는 사람에게 의료법인 G의료재단 H병원 이사장직을 양도하거나 1개월 이내에 즉시 일금 4억 원을 반환키로 한다', 'U법인 개설 후 상기 약정서는 보증보험으로 전환하며, 보증보험으로 전환 후 상기금액에 대한 약정서 및 공증계약서는 파기한다'고 각 약정하였다.
피고인은 J에게 보증보험증권을 발급해 주지 못하였고, 다만, J로부터 2억 원을 송금받은 후, 2억 원에 대하여는 2012. 8. 4.부터 2013. 11. 5.까지 매월 이자조로 3,000,000원씩을, 4억 원에 대하여는 2012. 11. 15.부터 2013. 11. 15.까지 매월 이자조로 6,000,000원씩을 각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2012. 10.경 O과 함께 I병원을 실질인수대금 합계 53억 5,100만 원(I병원, V병원, 약국, 장례식장, W상가 등 병원의 부동산별로 등기부상 소유명의자들로부터 이를 매수하는 형태의 인수계약을 체결함. 채무인수부분까지 포함하면 총 120억 원가량임)에 인수하기로 한 후, 위 병원을 운영하기 위하여 2012. 12. 24. X의료재단을 설립하였고, 피고인이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O이 실질적으로 위 병원을 운영하였다.
피고인은 J로부터 2억 원을 빌리기 전후부터 제3자 혹은 친인척들로부터 돈을 빌려 2012. 1. 4.경부터 2012. 6. 22.경까지 G의료재단 운영자금으로 약 6억 원을, 2012. 7. 2.부터 2012. 10. 10.경까지 G의료재단 및 X의료재단 인수자금 등 명목으로 합계약 5억 원 상당을 각 재단계좌 및 매도인 측에 송금하면서 추가로 계속채무가 증가하였다.
피고인이 2013. 9.경부터 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P의 대여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자 P은 O이 2013. 9. 2.경 작성해 준 X의료재단 명의의 15억 원의 공정증서에 기하여 2013. 12.경 H병원 및 I병원이 건강보험관리공단으로부터 지급받는 건강보험급여 계좌 및 각 법인계좌에 대해 전주지방법원 2013타채10209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기하여 각 압류집행을 하였고, H병원은 그 무렵, I병원은 2014. 3.경 각 부도가 발생하였다.
피고인은 2013. 12. 31. G의료재단에 대하여 폐업신고를 하였고, O은 2013. 12. 11.경 자살하였다.
판단
기망행위에 있어서 피고인의 가담여부
이 사건 차용과정에서 피고인이 가담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은 피고인이 아니라 O이 위 각 의료재단 및 병원의 실질운영자이고, 피고인은 명의상 이사장에 불과하였으며, O이 J에게 보증보험증권을 발급해 주기로 약정하는 등 O이 J를 기망하였을 뿐 피고인은 J에 대한 차용과정에서 이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O과 함께 J로부터 각 돈을 차용하는 자리에 동석하였고, O이 한 말에 대하여 J에게 이를 그대로 믿으면 된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O과 함께 J로부터 돈을 빌린 점, 피고인은 J로부터 피고인의 개인 계좌로 각 돈을 송금받았고 위 돈을 전액 G의료재단이나 X의료재단에 입금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이를 임의로 사용한 점, 피고인이 P이나 J에 대한 이자 지급을 도맡아서 한 점, 4억 원을 차용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차용과정에서 O뿐만 아니라 피고인도 이에 가담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기망행위 및 기망의 고의 내지 편취범의 여부
어떠한 행위가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그러한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8. 3. 8. 선고 87도1872 판결 등 참조). 또한 이러한 기망행위에 대한 고의로서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 참조).
먼저, 피고인과 O이 변제할 의사와 능력 없이 J로부터 돈을 차용하였는지, 즉, 피고인에게 기망의 고의 내지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기록에서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에 기망의 고의 내지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이 J로부터 차용한 돈 중 2억 원은 H병원 직원급여, H병원의 전소유자이자 매도인인 Q에게 지급하는 인수자금으로 쓰인 것 외에 G의료재단 계좌에 송금되어 병원 운영비용 등으로 대부분 쓰여졌고, 4억 원은 대부분 I병원 인수자금 즉 I병원의 전 소유자로서 위 병원의 매도자들인 Y, Z, AA, AB(신협 AC) 등에 송금되는 등 주로 I병원 인수자금 및 운영비로 사용되어졌으며,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이를 취득하거나 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J로부터 돈을 각 차용한 후 2013. 11.경 즉, P이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3. 12.경 병원계좌에 채권압류집행을 하여 더 이상의 병원 운영을 할 수 없을 때까지 약 1년 6개월 내지는 1년 동안, 매월 이자를 지급하여 그 액수가 합계 1억 1400만 원에 달하였다.
피고인은 H병원과 I병원을 각 인수하면서 재무상태에 관하여 회계사인 R에게 자문을 구하였고, R는 재무제표 등을 검토한 후 수익이 가능하다고 피고인에게 말하였으며, R는 2012. 4.경부터 2013. 말경까지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각 병원 운영자금을 여러 차례 대여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J에 대한 차용금에 대하여 각 연대보증을 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도 H병원을 인수할 당시 위 병원의 채무를 같이 인수하기로 하였는데, H병원이 당시 부담하고 있던 채무는 금융권채무 약 16억 원, 신용대출 3억원, 거래처 미결제 대금 포함하여 약 20억 원 상당이었고, 개인에 대한 채무까지 합하면 그 금액이 훨씬 더 많다고 진술한 적은 있으나, 당시 H병원은 수익이 발생하고 있었고, 수익성이 더 크다고 판단한 I병원을 인수하여 J를 비롯한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려고 하였다고도 진술하고 있다.
한편, 피고인 및 O에게 J를 소개해 준 H병원 직원 AD도 J가 애초에 돈을 빌려줄 당시 H병원 운영상태가 양호하였고, I병원을 인수한 이후 급속도로 나빠졌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위 병원 투자자이자 채권자인 P도 H병원이 2013. 8.경까지 운영이 잘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G의료재단으로부터 피고인 명의 계좌로 송금된 돈은 합계 약 28억 원이고, 반면에 피고인이 H병원을 운영하면서 G의료재단에 합계 약 37억 원 상당을 송금하였는바, 피고인이 G의료재단을 운영하여 수익을 내기 위하여 노력한 정황이 엿보인다.
피고인은 2012. 1.경부터 J로부터 차용한 2억 원을 포함하여 자신의 자금 내지는 형제 자매인 AE, AF, AG으로부터 1,000만 원 등 수차례 돈을 빌려 H병원의 인수자금 및 운영자금, 병원직원급여 등으로 사용하였고, 제3자들로부터 계속적으로 추가로 돈을 차용하여 위 병원의 인수자금 내지는 운영자금으로 충당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과 O은 H병원을 인수한 후 이를 운영하여 인수자금에 대한 이자, 운영비용 등을 충당하려 하였으나, 병원 수익이 예상만큼 발생하지 아니하자, 추가로 수익성이 더 좋을 것으로 판단한 I병원을 인수한 후 이를 운영하여 차용금에 대한 변제 및 운영자금을 충당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과 O이 자력에 비하여 과다한 채무를 부담하면서 무모하게 두 병원을 인수하였고 그 인수과정에서 과다한 채무부담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 운영비 등이 소요됨에 따라 병원 수익으로도 이를 제때 변제하지 못하였던 사정이 엿보이긴 한다. 그러나, 피고인과 O은 계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면서 병원 운영으로 수익을 내려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채권자인 P이 채권이 있음을 기화로 병원재산을 이전해 가고 각 병원 계좌에 압류집행을 하게 되면서 더 이상의 병원운영을 못하게 됨에 따라 J를 포함한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피고인과 O이 J로부터 차용한 돈을 포함하여 형제자매들로부터 차용한 돈, 지인들로부터 추가로 차용한 돈을 모두 병원 인수자금 내지는 운영비용으로 소요한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이 차후에 병원 부도 등으로 인하여 그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당시까지의 병원 운영상황, 새로 I병원을 인수한 경위, 이자지급내용, 더 이상 병원을 운영하지 못하게 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J로부터 위 각 차용금을 차용할 당시 이를 변제하지 못하리라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J로부터 돈을 차용하였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
달리 피고인의 기망의 고의 내지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두례
각주1) 피고인은 Q에게 인수자금으로 2012. 3.경부터 2013. 1.~2.경까지 사이에 합계 약 11억 원 상당을 지급하였다.
각주2) 피고인은 I병원 인수자금으로 40억 원을 지급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계좌상 피고인이 2012. 9. 13.경부터 2013. 10. 7.경까지 사이에 매도인들에게 합계 1,642,600,000원 상당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각주3) 재무제표상 H병원은 2011년도 및 2012년도에 각 당기수익이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이후 제출된 재무제표 상 이사장인피고인에 대한 가수금 반환 등으로 인하여 실제 수익보다 손해가 더 발생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를모두 알고 있었다거나 의도적으로 재무제표에 허위기재를 하도록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