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이 사건 쟁의행위는 고용안정 또는 근로조건의 결정을 위해 이루어진 것이 아님에도 원심은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이 고용안정 또는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에 있다고 판단하여 사실을 오인하였다.
법리오해
이 사건 쟁의행위는 고용안정 또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이라 볼 수 없으므로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되지 않음에도 처벌규정을 유추적용하였으므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
이 사건 쟁의행위는 임금 미지급에 대한 동시이행항변권을 행사한 것이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인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조정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인식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양형부당
원심판결의 형(벌금 1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① 피고인 스스로 이 사건 계쟁행위는 조합원의 승무발령, 배차 등에 관한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는 점, ② 조합원의 승무발령, 배차 등에 관한 사항은 한편으로는 사용자의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근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으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③ 이 사건 회사는 전북지역에서 차량보험요율이 195%로 최고 수준이었고 이에 따라 적자경영이 계속되어 정리해고를 피하고자 승무발령, 배차 등에 대한 조정을 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체불임금에 국한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회사는 승무발령, 배차 등과 연계하여 향후 임금 지급을 거절하면서 임금 지급 대상 등에 관한 조정을 요구한 반면, 노동조합에서는 체불임금(2011. 8. 분)의 즉시 지급과 배차조정 등의 고용 불안정요소를 배제한, 전 조합원에 대한 임금의 계속적인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쟁행위의 목적은 고용 안정이나 임금지급 등 근로조건의 유지와 개선에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이 고용안정 또는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에 있다는 점에 관해서는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가 고용안정 또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이라 볼 수 없다는 전제 하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조정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음에도 처벌규정을 유추적용하였다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사건 쟁의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7도1557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이 사건 계쟁행위를 함에 있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을 신청하지 않는 등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이 사건 계쟁행위가 법령의 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이상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7도720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이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쟁의행위를 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음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이 자기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하여 F이 입은 피해가 상당히 큰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전과,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방창현(재판장) 임경옥 강인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