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7. 9. 15. 선고 2016가단28882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0,009,068원과 이에 대하여 2016. 5. 15.부터 2017. 8. 18.까지 연 5%, 2017. 8. 19.부터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3. 10. 20.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13. 10. 20.부터 2016. 4. 30.까지 2년 6개월 10일 동안 근무를 하였는데, 매달 12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원고의 근무기간 중 월별 근로일수는 별지 내역의 근로일수와 같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 을 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감정인 E의 필적감정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의 수당규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퇴직금급여규정을 위반하여 근로자인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으로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가 근무한 근로시간에 최저임금법상 최적임금을 적용하여 산정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는 포괄임금제에 따라 작성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에 모두 합의하고 계약서를 자필로 작성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모텔에 손님이 거의 없는 시간대가 있음을 고려하여 근로시간은 8시간으로 정하고, 나머지는 원고가 임의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미리 설명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8시간의 근무시간과 월 120만 원의 급여 조건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판단

가.

원고의 근로시간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참조).

그리하여 식당·호텔 등의 접객원이 근무장소에서 고객을 기다리는 시간 등은 근로시간에 산입된다. 그리고 휴게시간으로 정해졌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대기시간으로 운영된다면(예컨대 점포 안에서 휴식을 취하되 손님이 오면 즉시 응대하도록 하는 경우) 근로시간에 산입된다.

2)

원고의 근무시간이 1일 8시간인지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5호증의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휴게시간이라고 주장하는 나머지 9시간(원고가 출근하여 퇴근할 때까지 17시간 중 적절히 휴게시간과 식사시간으로 사용하기로 한 9시간)은 실질적으로 대기시간으로서 근무시간으로 평가함이 타당하고, 달리 이 시간이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서 원고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역시 근로시간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

①

숙박업의 특성상 야간에도 손님의 입·퇴실이 적지 않고 그 시간도 불규칙하다. 모텔의 카운터 업무를 보는 원고는 근무시간 중 일정한 시간을 본인이 알아서 자유롭게 업무에서 벗어나 숙면을 취하거나 지속적 휴식을 취하지는 못하고, 단지 대기상태에서 간헐적 휴식을 취하는 것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는 위와 같은 간헐적 휴식 중에도 손님이 입실하거나 퇴실할 경우 주간과 완전히 동일한 내용의 업무를 수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야간에 객실이 만실이 된 경우에도 원고는 익일 업무를 준비하거나 불규칙적인 투숙객의 요구에 따라 부수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는 CCTV를 통해 원고의 근무상황을 항시 감시하고 있었고, 원고는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사용자인 피고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1일 9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⑤

손님을 기다려 응대하는 업무의 특성상 비록 손님이 적은 야간이나 새벽시간에 업무 강도가 낮았다 하더라도, 출근시간부터 퇴근시간까지 정해진 시간 중 휴게시간을 구체적으로 특정함이 없이 업무강도를 고려하여 일부 시간만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기로 하는 약정을 유효하다고 볼 경우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위반된다.

나.

포괄임금제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 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 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 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2)

포괄임금제 약정의 유효 여부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은 법리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종사했던 업무가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 피고의 주장과 같이 포괄임금계약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의 임금과 퇴직금채권의 범위

원고의 월별 근무일수,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월별 급여 지급 내역이 별지 1, 2 내역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내역 1 기재와 같이 최저임금법이 정한 시간당 최저임금을 적용하여 계산한 월 급여액에서 기지급한 임금을 제외한 나머지 미지급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별지 2 내역 기재와 같이 이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과 퇴직금 합계 30,009,068원(= 24,502,924원 + 5,506,144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6. 5. 15.부터 2017. 8. 1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인 2017. 8. 18.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2017. 8. 19.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김선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