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6. 12. 2. 선고 2016노1043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제반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41조 제1항 소정의 투표를 거치지 아니한 채 불시에 연차휴가를 신청하고 결근을 함으로써 일방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쟁의행위를 하였는바, 이러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91조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피해자 회사의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을 초래하여 피해자 회사에 대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사실오인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는 잘못을 범하였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K에 있는 재활용쓰레기 수집, 운반, 선별업체인 유한회사 L에서 일을 하는 회사원들로, 피고인 A은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L 지회 지회장이고, 피고인 B는 같은 지회 사무장, 피고인 C은 같은 지회 안전부장, 피고인 D은 같은 지회 문체부장, 피고인 E은 같은 지회 홍보부장, 피고인 F은 같은 지회 회계감사, 피고인 G은 같은 지회 조합원, 피고인 H은 같은 지회 기획부장인 사람들이이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L 지회는 2014. 2.경 결성되어 단체교섭권을 가지고 유한회사 L와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을 체결하였으나, 유한회사 L 내에 한국노총 소속의 다른 노조가 설립되어 2015. 4. 중순경부터 유한회사 L 회사로부터 단체교섭 단일화 요구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속한 노동조합(민주노총 측)의 조합원이 다른 노조의 조합원 수보다 적어 교섭대표노조에 선정되지 못할 것이 예상되자 2015. 5.경 집단으로 연차 휴가를 신청하여 회사를 압박하기로 마음먹었다.

1)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에 참여한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 조합원으로 한정한다)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한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지 아니하면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5. 5. 3.부터 2015. 5. 13. 사이에 약 6일 동안 M에 있는 N시청 앞에서 유한회사 L로부터 연차휴가 신청에 대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L 지회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차별 대우 시정, 조합원들에 대한 업무감시 등 근로조건의 향상 등을 이유로 하는 집회를 개최하거나 참석하는 방법으로 집단적으로 노무 제공을 거부하였다.

2)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5. 5. 18.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위 유한회사 L로부터 연차휴가 신청에 대한 허가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하루 5명씩 집단 연차휴가를 내고 위 유한회사 L의 다른 노조인 한노총 조합원 근로자들이 운행하는 재활용 쓰레기 공동수거차량을 따라다니는 등으로 집단적으로 노무 제공을 거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집단적으로 노무 제공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노동조합조합원의 투표 등을 거치지 아니한 쟁의행위를 함과 동시에 위력으로 피해자 유한회사 L의 쓰레기 수집, 운반 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노동조합법 제2조 제6호에 규정된 쟁의행위는 당사자가 임금·근로시간 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로서 그와 다른 목적으로 행하여진 행위는 노동조합법이 정하는 쟁의행위에 대한 각종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쟁의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피해자 회사도 피고인들이 근로조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항을 내세우면서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② 쟁의행위란 파업·태업·직장 폐쇄 기타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 피해자 회사는 N시로부터 재활용품 수집 운반 및 선별장을 위탁받아 운영하는데 총 근로자수는 88 명 정도로서 공동주택 수집운반팀, 단독주택 수집운반팀, 선별장 3팀으로 구별하여 운영하고 있고, 피고인들은 38명이 근무하는 단독주택 수집운반팀 소속으로서 5톤 차량은 3인 1조로, 1톤 차량은 291조로 근무하고 있는데, 연차신청인 수는 2015. 5. 8. 최대 8명이고 나머지 날들은 5 내지 6명이 연차휴가를 신청하였을 뿐인 점, ㉯ 피해자 회사는 위 기간 동안 대체인력을 동원하여 현장에 투입하거나 3인 1조 팀을 2인 1조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수거업무를 진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연차신청 후 노무제공을 거부한 행위는 피해자 회사의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책임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위력으로써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하는데, 당시 민원이 증가했고 대체인력 충원을 위해 유형·무형의 노력이 필요했으며, 회사의 명예가 손상되었다는 취지의 피해자 회사의 주장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함으로써 피해자 회사 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노동조합 조합원 두표 등을 거치지 아니한 채 쟁의행위를 함과 동시에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고, 거기에 ① 피고인들의 이 사건 연차 신청은 대부분 휴가일로부터 2일 전에 이루어 진 점(증거기록 제120~161쪽), ②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들의 이 사건 연차 신청을 대부분 무단결근으로 처리하여 삭감한 임금을 고려하면 피고인 회사의 대체 인력 투입 비용으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1>, ③ 피고인들의 이 사건 연차 신청기간인 5월 중에 민원이 다소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그 이전이나 이후인 4월과 6월에도 민원이 증가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연차 신청 기간 동안 발생한 민원에 대한 사후조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위탁기관인 N시가 민원 증가 등을 이유로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위탁비용을 삭감하는 등의 어떠한 불이익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증거기록 제 60~102쪽, 소송기록 제176쪽), ⑤ 2015. 5. 18.부터 같은 달 22.까지 진행된 피고인들의 한노총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감시활동으로 인하여 해당 근로자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의 업무수행을 중단한 사실은 없는 점(소송기록 제182쪽)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찬(재판장) 황윤정 김진성

각주1) 피해자 회사 소장인 Q의 원심 법정진술(소송기록 제177, 178쪽)에 의하면, 삭감된 인건비는 약 170~180만 원, 대체 투입된 일용직 인건비는 약 375만 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