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7. 11. 10. 선고 2017가단168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사고의 발생

원고는 2015. 11. 17. 15:00경 피고가 운영하는 전북 진안군 C의 D창고에서 E 등과 함께 쌀가마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작업 중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다가 창고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갑 제3호증, 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2.

원고의 주장

피고와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사용자와 피용자 관계이거나, 노무도급으로서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피고는 원고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피고는 위와 같은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검토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그리고 위와 같은 법리는 보호의무가 발생하는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증인 E의 증언, 원고에 대한 신문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 등 인부들에게 작업의 대상, 장소를 지정하는 이외에 구체적인 작업내용에 관하여는 별다른 지휘·감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원고 등 인부들은 피고에게 전속되어 있지 않으며, 보수는 원고 등 인부들이 근로한 시간이나 일수가 아니라 작업의 대상 내지 결과인 나락 1포대당 552원으로 계산하여 지급되었고, 원고는 보수의 산정 방법에 관하여 피고와 직접 이야기한 사실이 없으며(이른바 반장이었던 E이 담당하였다), 피고는 원고 등 인부들의 출·퇴근 시간이나 출·퇴근 여부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반장 E에게 작업을 의뢰한 이외에 인부들의 구성이나 변경에 관하여도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았던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와 원고가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그리고 위와 같이 피고는 원고 등 인부들에게 작업의 대상, 장소를 지정하는 이외에 구체적인 작업내용에 관하여는 별다른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 등 인부들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노무도급을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따라서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보호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판사 허윤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