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한 사실은 있으나, 변제 능력과 관련하여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주식회사 P(피고인이 운영하고 있던 주식회사 G과 주식회사 Q가 2009. 12. 31.경 합병하여 설립된 회사로, 이하 위 회사를 가리켜 '소외 회사'라 부르기로 한다)의 사업만 예정대로 마무리되었다면 차용한 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충분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위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피고인)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그 판시 이유에서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거나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차용금을 변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용인하였음에도 피해자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내가 운영하고 있는 소외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아 직원들 급료 및 전화 요금 등도 못 내고 있으니,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돈을 빌려주면 4~5개월 후에 꼭 갚겠다. 늦어도 추석까지는 갚겠다'라고 말하여 2008. 1. 26.경부터 돈을 빌려주기 시작하였고, 당시 피고인이 '4-5개월만 사용하고 갚겠다. 일이 완성단계에 있고, 잘 되어 가고 있다. 미국에서 투자금이 들어온다. 빨리 갚겠다'고 하기에, 피고인으로부터 빌려준 돈을 변제받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도 위와 같은 피고인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계속하여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게 되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피고인은 2004년경부터 신용불량 상태에 있었고, 소외 회사 또한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인데다가 2003~2004년경부터 자본금이 잠식되기 시작하여 별다른 재산이나 자본도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피해자 등으로부터 빌리거나 투자받은 돈으로 성공이 불확실한 하수슬러지 관련 사업에 매달렸다(피고인은 소외 회사가 2007. 12.경까지 16억 원 상당의 김제시 S 소재 토지 및 건물을 보유한 건실한 회사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위 토지와 건물의 시가가 16억 원에 이른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위 토지와 건물에는 2005년경부터 근저당권등기 및 압류등기 등이 설정되어 있었고, 2007. 1. 4.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되어 2007. 12. 28. 전국메기영어조합법인에게 매각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할 당시 사업전망에 관한 시장조사나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하수슬러지 경량골재화 사업의 전망을 낙관하며 향후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였고, 이에 피해자로서는 소외 회사가 추진하고 있던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피고인에게 돈을 대여하였다. 그러나 소외 회사는 2007. 12. 12.경 구미시시설관리공단과 사이에 '하수슬러지 및 소각재 자원화시설 설치운영 및 재활용 처리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것 말고는 외부 판매실적이 전무한 실정이었다.
더욱이 위 협약은 구미시시설관리공단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발생되는 슬러지 및 소각재를 경량골재로 자원화하기 위한 견본시설을 설치 · 운영함으로써 해당 기술의 실용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구미시시설관리공단에서 위 사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부지를 제공하는 대신 소외 회사에서 돈을 들여 견본을 설치하고, 추후 구미시시설관리공단에서 견본을 검토한 후 본 협약을 체결할지 여부에 대해 결정하는 것에 불과하였으며, 위 협약마저 소외 회사의 자금이 부족하여 2009. 4.경 기초공사만 일부 진행된 상태에서 중단되고 말았다.
피고인은 소외 회사가 2008년경 R으로부터 위 협약과 관련하여 하수슬러지 경량골재화 시설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투자받기로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06. 6. 13.경부터 2012. 12.경까지 소외 회사에서 총무과장으로 재직한 K의 증언에 따르면, R과 소외 회사 사이에 R이 300만 달러 상당을 투자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야기가 오고 갔으나, 결국에는 R의 사기행각으로 판명되어 무산되었다는 것이므로, R의 자금투입이 피고인의 희망대로 현실화되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R을 피고인에게 소개한 O 또한 소외 회사와 R 사이에 투자에 관한 계약이 실제 정식으로 체결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모른다고 증언하고 있다).
한편, 피고인이 익산시와 하수슬러지 경량골재를 만드는 시범시설을 설치하는 건과 관련하여 협의한 사실은 있으나, 계약체결을 위해 막 준비하는 단계에 불과하였고, 익산시와 합의가 성사되어 하수슬러지 사업과 관련한 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었다(실제로 익산시에서 하수슬러지 관련 정책을 경량골재화에서 소각으로 바꾸는 바람에 계약은 무산되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소외 회사의 운영경비로 사용하겠다고 돈을 차용하였으나, 그 중 일부를 아들의 결혼자금 및 개인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신용불량 상태를 이미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당시 사람들이 피고인을 '회장'이라 부르는 것을 보고 당연히 피고인에게 어느 정도의 재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고, 만일 피고인이 신용불량 상태임을 알았다
면 투자 또는 대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아들인 H 명의 계좌로 돈을 입금한 사정만으로는(피해자는 당시 피고인이 '내 아들이 대기업에 다니고 연봉도 1억 원이 넘어 갚을 능력이 된다. H이 G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으니 믿고 빌려 달라'고 하여 위 H의 계좌로 입금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가 피고인이 신용불량 상태에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그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쌍방)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3억 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것으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 그럼에도 피해 회복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거듭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이종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이 미필적 범의를 가지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대여금 중 상당 부분이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해 사용된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를 위하여 2,000만 원을 공탁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석재(재판장) 김자림 김한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