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E 프로축구단 운영 및 흥행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감독이 총괄하는 프로축구단(코칭스태프 및 축구선수들로 구성)과 단장이 총괄하는 프런트(행정 및 사무를 담당하는 직원들로 구성)로 조직되어 있다.
망인 F(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2년경부터 피고와 스카우터 전속계약 또는 위임계약을 체결하고(이하, 망인과 피고 사이의 전속계약 또는 위임계약을 '이 사건 각 위임계약'이라 한다), 신인선수의 발굴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 오다가 2016. 11. 1. 퇴직하였으며, 2017. 6. 16. 사망하였다. 원고 A는 망인의 배우자이고, 원고 B, C는 망인의 자녀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들 주장의 요지
망인은 2002년경부터 2016. 11. 1.까지 피고에서 스카우터로 근무하여 온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 대하여 망인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을 상속분에 따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망인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관하여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보아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기계, 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바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다48986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2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망인과 피고가 체결한 전속계약서 또는 위임계약서(갑 제2호증)에 따르면, 망인은 선수의 축구기술 연마와 신체 및 정신의 건전한 배양과 축구경기의 전술, 전략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선수의 축구 훈련과 경기에 성실히 참가 및 지도하여 그 기술을 발휘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제1조), 구체적으로는 매 경기 출전한 선수들에 대한 경기 평가서를 피고에 제출하여야 하고, 소속 선수의 이적 및 방출 등과 신입 또는 신인선수의 영입을 원할 경우 사전에 피고와 협의 후 이를 진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제5조). 위와 같은 선수들의 역량증진, 경기력 평가, 선수영입·방출 여부 판단 등의 업무는 축구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 및 그에 기초한 재량판단에 따라 수행되는 전문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이에 관하여 피고가 구체적으로 업무지시를 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각 계약상 스카우터의 주된 업무인 소속 선수의 이적·방출, 신인선수의 영입 등의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로부터 지시를 받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와 '협의'하여 결정하는 것임이 명시되어 있는 것도 망인 업무의 전문성을 고려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망인이 감독 및 프론트 단장의 지시를 받아 신인선수 발굴, 타 구단 선수의 영입 및 트레이드, 협회 및 심판 관리 등 구단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고 주장하나, 단장 및 감독이 위 업무와 관련하여 망인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원고들은, 망인이 선수들의 역량증진, 경기분석 이외에도 감독의 스케줄관리, 심판 및 협회관리, 외부 손님들에 대한 의전 등 감독을 보좌하는 비서업무도 담당하여 왔으며, 해당 업무는 축구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망인이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카우터로서 망인의 주된 업무는 이 사건 각 계약상 명시되어 있는 선수들의 역량증진 도모, 경기분석, 선수 영입·방출 여부 판단 등이고, 감독보좌 업무는 부수적인 업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프론트 단장과 감독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원고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감독보좌 업무를 수행하는 등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들은, 망인의 근무장소가 2002년경부터 2004년경까지는 피고 사무실이었고, H 감독의 부임 이후부터는 피고의 선수단 숙소로 출근하여 코칭스태프와 숙식을 함께 하였으므로 근무장소가 정해져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각 위임계약상 망인의 근무장소의 정함이 없는 점, 망인이 이 사건 각 계약의 목적인 선수들의 역량증진 등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장소로 출·퇴근하기로 스스로 결정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원고들 주장에 의하더라도 스카우터라는 직책의 특성상 외부출장이 잦았기 때문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계속적으로 근무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망인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망인이 이에 구속되어 원고들이 주장하는 근무장소로 출·퇴근을 한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망인과 피고 사이의 관계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이 아닌 망인과 피고가 매년 체결한 이 사건 각 위임계약에 따라 규율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망인으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원고들은 스카우터의 업무가 감독을 보좌하며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간접적으로 돕는 것이기 때문에 프런트의 업무에 더 가깝다고 주장하나, 프런트가 담당하는 구단의 행정 및 사무 업무와 달리 선수들의 경기를 분석하여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그에 따라 영입·방출 여부에 관한 판단을 하는 스카우터의 업무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직접적으로 돕는 것으로서 코칭스태프 등의 업무에 더 가깝다고 볼 여지도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프런트 조직도 및 업무분장표상 망인과 같은 스카우터들의 직위나 담당 업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망인이 약 14년간 피고의 스카우터로서 활동하여 왔으며, 피고가 인정하지 않는 개인 또는 단체를 위해 지도자 및 선수로서 참가활동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사실이나 1년 단위로 이 사건 각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연봉 등을 결정하여 온 점, 이 사건 각 위임계약상 망인은 계약기간 중에도 피고와의 합의에 따라 타 축구단으로 이적할 수도 있는 점, 스카우터 활동 범위의 제한은 피고가 위임한 업무의 성실한 수행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에 대한 대가로 망인은 상당한 수준의 연봉 및 감독 수준의 직책 수당을 보장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매년 망인에게 계약체결에 관한 선택권을 주었고 망인도 스스로 계약관계에서 탈피할 기회를 가졌으므로 근로관계의 계속성이나 피고에 대한 전속성의 정도가 피고의 우월적 지위로 인하여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피고가 망인에게 연봉 또는 보수를 분할하여 매월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망인에 대한 연봉 또는 보수는 "스카우터의 의무 이행 완성의 결과"에 따라 지급된 것이고, 편의상 월 단위로 균분하여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 연봉 또는 보수가 근무시간과 상관관계를 가지는 근로제공 자체의 대상으로 지급되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일(재판장) 황윤정 김범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