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당심에서 확장한 부분 포함)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관계
피고는 노인요양시설 및 아동복지시설 설치·운영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그 산하에 C요양원과 E보육원을 두고 있고, 망 F이 대표자였다.
원고와 G, H은 망 F과 I 부부의 자녀들이다.
원고와 I, G, H 사이의 분쟁 경과
망 F이 1997. 11. 17. 사망한 후 I은 B 이사 겸 C요양원 원장, G은 E보육원 원장, H은 B의 대표권 있는 이사로 각 취임하였다.
원고는 1999. 5. 1.부터 C요양원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되었는데, I이 원고에게 C요양원 운영에 관한 각종 자료나 통장 등을 넘겨주지 않는 등 업무 인수인계에 협조하지 않자 전주지방법원 2000카합180호로 업무방해배제 등의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I, G은 2000. 3. 28. 원고에게 'G은 원고에게 C요양원 업무와 관련된 일체의 서류 및 장부를 인계하고 더는 C요양원 운영이나 직원 인사에 관여하지 않으며, I도 원고의 C요양원 운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합의각서를 작성해 주었고(이하 '1차 각서'라 한다), 위 가처분 신청은 취하되었다.
I, G, H(이하 'I 등'이라고 한다)은 2000. 7. 14. 원고에게 'I, G은 1차 각서가 유효함을 확인하고 여하한 경우에도 1차 각서의 철저한 이행과 준수를 확약한다. I 등은 이사회의 결의·정관의 변경·대표이사의 교체·시설장의 교체·법인의 합병이나 분할·사업의 조정이나 이관·직원의 임용 복무 등에 관한 새로운 규정의 도입이나 변경·기타 우회적인 방법을 동원하거나 사정변경을 이유로 1차 각서의 이행을 하지 않거나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그 직위나 직책 그리고 정당한 직무수행을 위태롭게 하거나 불리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행각서를 작성해 주었다(이하 '2차 각서'라 한다).
I, G은 2001. 7. 10. 원고에게 'I, G은 원고의 C요양원 운영 및 직원 인사에 관여하지 않고 1, 2차 각서상 약속을 잘 이행할 것이며, 이를 위반할 경우 원고의 요구에 따라 B 및 전주시를 떠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해 주었다(이하 '3차 각서'라 하고, 1, 2, 3차 각서를 통틀어 '이 사건 각 각서'라 한다).
C요양원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 결정 및 업무정지 처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C요양원이 인력 배치기준 등을 위반하여 장기요양급여를 청구하였음을 이유로 2017. 2. 23. 피고에 대하여 C요양원 장기요양급여비용 128,805,560원의 환수 결정을 하였고, 전주시장은 2017. 4. 19. 피고에게 C요양원 업무정지 46일의 행정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위 각 처분이 부당하다며 처분 당사자인 피고에 '이의신청,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하거나 그 대리인 선임 권한을 원고에게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만을 제기하였을 뿐 원고의 나머지 요청에는 응하지 아니하였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7. 5. 31. 위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2017. 4. 25. 자신의 계좌에서 C요양원의 계좌로 환수금 납부를 위해 128,805,560원을 이체하였다.
C요양원의 휴업
피고는 2017. 5. 31. 이사회를 개최하여 2017. 9. 16.(업무정지 기간 종료일 다음 날)부터 2018. 9. 15.까지 C요양원 휴업을 의결하였고, 2017. 9. 16.자로 원고를 퇴사처리 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8. 6. 14. 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휴업기간 만료일 다음 날인 2018. 9. 16.부터 2021. 9. 15.까지 3년간 추가 휴업하기로 의결하였고, 현재 C요양원은 운영이 중단된 상태이다.
H은 2017. 5. 31.자 이사회 결의 당시 행정처분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되어 당분간 휴업을 하려 한다고 진술하였고, 2018. 6. 14.자 이사회에서도 C요양원의 추가 휴업이 필요하다고 답변하였다. H, I은 위 각 이사회에 참석하여 안건에 대한 찬성 의견을 표시하였다.
피고는 2019. 9. 27. 원고에게 해고예고를 통보하였고, 2019. 10. 28. 원고에게 2019. 11. 1.자로 원고를 해고함을 통보하였다.
원고와 I 등 사이의 선행소송 경과
원고는 I 등이 이 사건 각 각서에서 정한 내용을 위반하여 원고의 C요양원 운영을 방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I 등을 상대로 C요양원 운영 방해금지 및 간접강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위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서, 방해금지 및 간접강제청구에 대해서는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판결이 선고되었다. 그리고 손해배상청구 중 재산상 손해배상 청구는 인정되지 않지만, I, H이 위 각 각서 내용을 위반하고 원고의 C요양원 운영을 방해하여 그로 인해 원고가 정신적 손해를 입었음을 인정하면서 I, H으로 하여금 원고에게 위자료 3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0. 1. 22. 선고 2018나2062967).
위 판결에 대해 I, H이 상고하였으나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되어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대법원 2020. 6. 11. 선고 2020다218567).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4, 15, 21, 22, 29호증, 을 제3 내지 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다툼 없는 사실
원고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로부터 사무국장으로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해왔는데, 피고가 원고를 C요양원에서 배제하기 위해 임의로 C요양원 휴업을 의결하고 2017. 9. 16. 원고를 부당하게 퇴사처리한 뒤 2019. 11. 1. 해고하였다. 따라서 위 퇴사처리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7. 9. 16.부터 2019. 11. 1.까지의 미지급 임금액 91,800,000원(= 월 급여액 3,600,000원 × 25.5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C요양원 장기요양급여비용 128,805,560원의 환수결정을 받게 되어 원고는 위 환수금을 대납하는 방식으로 피고에게 환수금 상당액을 대여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대여금 128,805,560원을 변제할 의무가 있다. 설사 대여계약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피고는 원고의 환수금 대납으로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으므로, 원고에게 부당이득금으로 위 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의 쟁점
원고의 임금 청구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것이고, 대여금(부당이득금) 청구 역시 피고가 C요양원의 운영 주체이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서 환수금을 대납한 것임을 전제로 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 되므로, 이에 대해 살펴본다.
판단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 및 위 각 증거, 갑 제31, 32, 34, 3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에 의하면, 원고는 C요양원의 사무국장이라는 직함으로 근무해 왔고, 피고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기되어 있지는 아니한 사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재직 기간 동안 매달 일정한 금액의 돈을 지급받아 온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원고는 C요양원의 원장, 피고의 이사들을 상대로 이 사건 각 각서를 통해 원고의 C요양원 운영을 보장하고 원고의 운영 및 직원 인사 등에 관여하지 말 것을 요청하였고, 이후 원고는 C요양원의 원장(I)이나 피고의 이사들의 관여 없이 C요양원을 운영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이사회를 통해 C요양원 휴업을 의결하자 원고는 I 등의 C요양원 운영 방해 행위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에서 이 사건 각 각서가 유효함을 전제로 I 등에게 원고의 C요양원 운영을 방해해서는 안 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한 판결이 선고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자신의 책임 하에 C요양원을 운영해 온 것으로 보일 뿐 피고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C요양원의 직원으로 근무해 온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소결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임금청구는 이유 없다. 또한 원고가 C요양원의 환수금 명목으로 돈을 이체한 행위 역시 C요양원의 운영 주체로서 환수금을 지급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되고, 위 돈을 피고에 대한 대여금이라거나 피고의 부당이득금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그 반환청구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확장한 청구를 포함하여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는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당심에서 확장한 청구를 포함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조지환(재판장) 나상훈 오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