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0. 1. 9. 선고 2019노1345 판결

주문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 C, D, E, F, G, H, I, J(원심 판결 별지1. 범죄일람표 중 순번 1, 3, 4, 5, 7, 8, 9, 10, 12)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공소기각 판결을,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해 검사와 피고인이 유죄 부분에 한하여 항소함으로써 위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법리오해

피고인은 자금사정 악화 등으로 회생개시신청을 하고 개시결정을 받았다. 이는 사용자로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므로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겁다.

나.

검사

양형부당 - 원심의 형은 너무 가볍다.

3.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법리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회생절차에서의 관리인의 지위 및 역할, 업무수행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관리인이 채무자회생법 등에 따라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금 사정의 악화나 관리인의 업무수행에 대한 법률상의 제한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근로자의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면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되는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피고인이 항소이유서에서 인용하고 있는 위 대법원 판결은, 임금·퇴직금 체불 등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 내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있어서 책임조각사유에 대한 기본적 법리를 확인하고, 기업회생절차에서 관리인으로 선임된 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할 경우, 회생절차의 개시에 이르게 된 사정, 법원이 관리인을 선임한 사유, 회생절차개시결정 당시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관리 상태,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 관리인이 수행한 업무의 내용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관리인에게 임금·퇴직금 체불에 대한 책임조각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전에 이미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하였고, 피고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것은 사후적 사정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이후 피고인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는 점만으로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를 인정할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퇴직금을 체불할 당시 병원 운영상의 어려움이라는 사유 외에 피고인에게 적법한 임금·퇴직금의 지급을 기대할 수 없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하 피고인과 검사의 각 주장을 함께 본다.

당심에서의 양형과 관련하여 검사가 불리한 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과 피고인이 유리한 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모두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었고, 그 밖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관련하여 별다른 사정변경이 없다. 원심은 이미 피고인과 검사가 각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이 포함된 제반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고, 그와 같은 형이 너무 가볍거나 혹은 무거워서 법원의 양형판단에 관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검사와 피고인의 각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구나영 유동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